전통주 뉴스

우리의 전통주, 멋지게 익고 있다!

조회 수 1403 추천 수 0 2015.09.08 13:18:35

우리의 전통주, 멋지게 익고 있다!

[전통문화가 힘이다 ②] 대중과 세계로 다가가는 ‘전통주’


‘전통주 vs 와인, 맥주’

여러분은 위 두 단어의 쌍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아마도 적지않은 사람들이 와인과 맥주를 더 친근한 술로 느낄 것이다. 이는 전통주보다 맥주, 와인을 위시한 서양의 술이 우리 주변에 많이 포진해있다는 것도 한 몫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전통주가 전 세대를 아우르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주요 요인일 것이다.

중장년층은 동동주와 막걸리를 친숙하고 정감있게 느끼겠지만, 젊은 세대는 술집에 가면 맥주나 소주를 즐겨 찾는다. 또 전통주는 한옥과 초가집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에서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통주의 이미지 쇄신, 현대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 다다른 것이다. 다행히 근래 이런 현상의 고착화를 극복하기 위해 전통주를 전 계층과 아우르게 하려는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전통주 갤러리.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전통주 갤러리.

전통주를 현대화하여 좀 더 대중 속으로 다가가기 위한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필자는 그 사례로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전통주 갤러리’, 홍대 근방에서 판매되는 ‘살롱드 홍대주’와 막걸리와 카페의 조화가 돋보이는 서울 강남 배혜정도가의 ‘YEAST BY EAST’ 카페 사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먼저, 서울 인사동의 ‘전통주 갤러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업하여 운영하는 곳으로 전통주와 공예디자인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곳이다. 전통주 갤러리는 한국 전통주의 맛과 멋, 우수한 품질의 한국 술을 널리 알리고 한국 전통주 문화체험과 관련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들의 방문이 잦은 인사동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어 좋은 홍보공간이 되어주고 있다. 

전통주 갤러리 입구 전경. 두 명의 전통주 소믈리에가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전통주 갤러리 입구 전경. 두 명의 전통주 소믈리에가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실제로 필자가 전통주 갤러리에 방문하니 한국적인 느낌이 강하게 풍겼다. 전통주 소믈리에 두 명이 필자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이곳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글로벌 막걸리 UCC 수상작 등을 관람할 수 있었고, 단체 방문객을 대상으로 전통주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었다. 마침 필자가 갤러리를 나올 즈음,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방문해 담당자의 안내를 받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전통주 갤러리에는 미리 예약을 하면 테마별 4종의 전통주를 전통주 소믈리에의 설명과 함께 시음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돼 있었다. 그리고 갤러리 내부 숍에서 다양하고 이색적인 전통주를 판매, 전시하고 있었다.

<다양한 전통주>
* 문배주(증류주/소주) :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 86-1호, 좁쌀과 수수로 빚은 전통소주
* 자희향(발효주/탁주) : 2014 삼성그룹 신년 만찬주, 전통방식의 탁주로 풍부한 과실향이 특징
* 오미로제 프리미어 와인(과실주/와인) : 세계 최초 오미자를 원료로 한 와인, 2014 대한민국주류대상 수상
* 천비향(발효주/약주) : 쌀만을 사용하여 인공감미료를 첨가하지 않고 전통방식으로 빚은 프리미엄 약주(오양주)
* 허니와인 : 양평 양봉농가에서 채집한 벌꿀을 사용하여 만든 와인 
 

왼쪽 위는 전통소주인 문배주, 아래는 삼성그룹 신년 만찬주였던 자희향, 오른쪽은 천연 벌꿀로 만든 허니와인이다.<출처=전통주 갤러리 블로그, http://blog.naver.com/soolgallery/>
왼쪽 위는 전통소주인 문배주, 아래는 삼성그룹 신년 만찬주였던 자희향, 오른쪽은 천연 벌꿀로 만든 허니와인이다.(출처=전통주 갤러리 블로그, http://blog.naver.com/soolgallery)
 
전통주 갤러리는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지역별로 특색을 가진 명주와 관련 용품을 판매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 간 소통창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판매 수익금은 전통주 홍보를 위해 사용된다고 하니 전통주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홍대’라는 단어는 이제 문화의 한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을 정도로 젊음과 ‘버스킹(길거리 연주, 노래)’, 열정과 낭만을 상징한다. 전통과는 살짝 거리가 있는 이 홍대에서 1년 전부터 전통 약주인 살롱드 홍대술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필자는 제휴된 가게에 가서 살롱드 홍대술을 구입했다. 가격은 1만 5000원. 외관은 서양식 와인이 들어있는 병 같았다.

무엇보다 이 술의 가장 특징은 병을 감싸고 있는 라벨지였다. 상상마당, 걷고 싶은 거리, 양화대교 등 홍대 주변의 명소들과 거리 등이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젊게 표현돼 있었다. 겉으로만 보기에는 ‘전통약주’라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다.

살롱드 홍대술은 일반 와인이 아닌, 우리 전통방식으로 만들어진 약주(청주)이다. 살롱드 홍대술은 30년 전통의 주조기술을 바탕으로 100일간의 숙성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13도 도수의 우리 쌀로 만들어져 숙취가 적고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고 한다. 이 술은 나라에서도 인정을 받아, ‘2015 대한민국 주류대상’ 약주(청주)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라벨지가 인상적이었던 전통약주, 살롱드 홍대술.
라벨지가 인상적이었던 전통약주, 살롱드 홍대술.

필자는 누나와 함께 이 술을 시음해봤다. 노란색을 띤 술을 따르자 달달한 냄새가 코 끝을 자극했다. 첫 맛은 생각보다 달달했고, 목넘김이 좋았다. 술에 첨가된 알코올 특유의 맛도 크게 나지 않았다.

필자의 누나도 시음 후 “처음에 병과 잔에 따라진 술을 보고 와인인 줄 알았다. 하지만 맛을 보니 와인과 옛날 술이 혼합된 오묘한 맛이 났고, 달짝지근한 맛도 있어 안주와 적절히 곁들여 먹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시음 소감을 밝혔다.

이 전통술이 널리 알려진다면 ‘전통주의 현대화’와 ‘전통주의 세계화’의 좋은 모델이 될 것 같았다. 아직까지 전통술이 젊은이들에게는 낯설고 생소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만, 맛을 잘 숙성시키고 겉포장 등의 외관을 와인 등과 견줄 수 있을 만큼 제작한다면 분명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다. 

커피와 막걸리의 조화가 돋보인 YEAST BY EAST 카페.
커피와 막걸리의 조화가 돋보인 ‘YEAST BY EAST’ 카페

마지막으로 필자는 서울 강남에 위치한 ‘배혜정도가’ 1층 카페를 방문했다. 배혜정도가의 배혜정 대표는 회사 건물 1층에 ‘YEAST BY EAST’라는 카페를 열었는데, ‘동쪽의 이스트(효모, 발효)’라는 예사롭지 않은 카페명처럼 이 카페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커피뿐만 아니라 발효제품, 막걸리 등을 맛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배혜정 대표는 “저가의 싼 술로 인식돼버린 우리술 막걸리 본연의 위치를 찾고 계승하여, 우리 조상이 이뤄낸 탁주의 고급화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누리집 소개글에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막상 서양 기호식품의 대표주자인 ‘커피’와 우리 전통문화의 산실인 ‘막걸리’를 동일선상에 놓고 바라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두 브랜드를 혼합하여 상생의 방향을 모색한다는 것 자체가 유의미한, 색다른 시도일 것이다.

한 가족이 카페에 방문하여 성인 아들은 막걸리를 시음해 보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신선한 원두에서 추출된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장면! 아마도 배혜정 대표가 생각하는 장면일지도 모른다.  

전통문화를 현대사회로 잘 끌어와 적응케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전통문화를 현대 사회로 잘 끌어와 적응케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전통문화의 현대화와 세계화’

이 작업은 매우 지난한 과정이다. 이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좌절도 많이 했을 것이다. 현재까지 막걸리를 위시로 한 전통주는 젊은이들에게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막걸리보다는 맥주, 소주, 와인 등을 찾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도 다각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막걸리에 사과, 유자 등을 첨가한 제품들도 대학가 등 곳곳에서 팔리고 있으며, 이에 대한 호응도 높다. 위에서 밝힌 사례와 같이 전통주 갤러리처럼 정부의 관심과 지원도 뒷받침되고 있고 ‘젊음의 상징’ 홍대에 맛과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전통주가 등장했으며, 커피와 막걸리의 상생을 추구하는 카페도 모습을 드러냈다.

정부는 전통문화를 현대사회로 끌어올리려는 사람들을 적극 격려, 발굴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가 좀 더 전통주에 관심과 애정을 갖는 것이야말로 전통주의 현대화, 세계로 뻗어나가는 유의미한 발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통주 갤러리 위치>
- 위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82-2 KCDF B1
- 전화 : 02-739-6220
- 개관 : 10:00~18:00(매주 월요일 휴관)

 

전형
정책기자단|전형wjsgud2@naver.com
한국어와 작문을 사랑하는 대학원생. 세계 많은 나라에 한국어 교육이 체계적으로 뿌리내렸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 한국어를 배우는 이들의 빛나는 눈망울 속에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보고 싶다.

 

201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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