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주류업계의 새로운 트랜드, 전통주와 한식 페어링

조회 수 1715 추천 수 0 2015.05.28 12:14:12

주류업계의 새로운 트랜드, 전통주와 한식 페어링


세상에서 가장 음식과 매칭하기 복잡한 주종(酒種)이 있다. 아이러니하게 들릴지 몰라도 한국의 전통주이다. 전통주가 음식과 매칭이 복잡한 이유는 바로 다양한 주종이기 때문. 쌀 위주로 발효한 일본의 사케, 포도로만 발효한 와인과는 달리, 전통주는 막걸리, 약주(청주), 그리고 열을 가해 증류한 전통소주 등 3종에 과일 등으로 빚은 과실주(국산 와인 등)까지 넣으면 4종이 된다. 거기에 약재, 꽃, 꿀 등 부재료까지 달리 넣은 것을 구별한다면 그 종류가 어마어마해진다.

그렇다면 다양한 주종과 원료를 가진 전통주는 어떻게 한식과 매칭을 시켜야 할까? 흔히 이야기하는 막걸리에 파전, 또는 두부김치 정도일까? 물론 이들 역시 잘 어울릴 수 있다. 하지만 둘만 가지고 한정을 짓기에는 우리의 음식문화가 너무 다채롭다.

이러한 문화를 현대에 맞게 분리하고 해석하기 위해 프리미엄 전통주 레스토랑 월향(가로수길 점)에서는 유명 전통주와 어울리는 한식 페어링 행사를 지난 화요일 진행하였다. 맥주와 같이 도수 낮은 막걸리부터 와인 및 사케와 비슷한 도수인 ‘맑은 술 약주’, 그리고 마지막에는 위스키 급의 알코올 도수 40도의 전통 소주와 다양한 한식이 제공되었는데 현장에서 나온 대표적인 페어링 몇 개를 소개해 본다.

송명섭 막걸리와 오이고추소박이. 사진출처 배선희
막걸리가 밥이 되는 순간 송명섭 막걸리에 오이고추소박이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막걸리. 알코올 도수도 비교적 낮고(6도 전후), 청량감이 좋아 일반적으로도 첫 잔에 많이 즐기는 주종이다. 페어링에 등장한 막걸리는 1,000종류가 넘는 지역 막걸리 중 가장 드라이한 것 중 하나인 ‘송명섭 막걸리’로 얼마 전 KBS 1박 2일에 명인의 막걸리로 등장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전북무형문화재이자 식품명인 송명섭 씨가 만드는데 오직 쌀과 물, 누룩 외에는 어떠한 감미료나 첨가물도 들어가질 않는다. 그래서 늘 쌀 자체의 풍미가 살아있고 달지 않은 맛, 흔히 이야기하는 드라이한 맛이 이 술의 특징이다. 그래서 이 막걸리는 쌀과 물로만 만들어진 밥과 가장 비슷한 막걸리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막걸리에 페어링 된 음식이 바로 오이고추소박이. 송명섭 막걸리를 한 모금 마셔주며 오이고추소박이를 입안에 넣어주면 신기하게 드라이한 막걸리 맛이 담백한 맛으로 바뀌는 느낌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막걸리가 밥이 되고, 오이고추소박이가 반찬이 되는 순간이다.


복순도가 막걸리와 항정살 구이. 예약하면 다양한 전통주 페어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스테이크와 샴페인 이상의 조합, 복순도가 막걸리와 항정살 구이
막걸리 중에 가장 청량감이 강한 막걸리라 한다면 언양의 복순도가 막걸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 막걸리는 발효 시 나오는 탄산이 일부 나갈 수 있게 뚜껑에 틈을 만들어 놓는데, 복순도가의 경우 그 틈을 없앴다. 그래서 탄산이 나가지 못하고 막걸리 안에 용해되어 있어 마시면 깨알 같은 탄산이 입 안의 텍스쳐를 화려하게 해준다. 뚜껑을 열 때 힘차게 올라오는 탄산의 모습에 막걸리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샴페인 막걸리로 통한다. 이러한 복순도가와 즐기는 음식은 불 맛이 느껴지는 항정살 구이. 조금 기름진 느낌의 항정살 구이에 입안에서 터지는 화려한 천연 탄산의 복순도가 막걸리가 들어가면 사람에 따라서는 스테이크에 샴페인 이상의 멋진 조합으로 느껴질 수 있다.


월향 현미 막걸리와 배와 생강이 함유된 이강주, 단호박전과 치즈김치전
유유상종, 담백한 것끼리 만난 현미 막걸리와 단호박전
도정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모두 현미로 밥을 지어 먹었는데, 그 옛 느낌을 살린 막걸리가 월향 현미막걸리이다. 충남 논산 100년 역사의 양촌 양조장에서 빚고 있다. 전체적으로 현미 특유의 담백한 맛이 살아있는데, 이 막걸리에는 단호박전이 제공되었다. 담백한 현미 맛의 막걸리와 단호박전. 끼리끼리 즐긴다는 유유상종의 개념에서 나온 페어링이다.

참치 뱃살에 생강 먹듯, 치즈김치전에는 생강 술 이강주(19도)
참치뱃살은 가장 많은 기름기를 가지고 있는 생선 부위 중 하나인데, 이 기름진 맛에 상쾌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슬라이스 된 생강이다. 이와 비슷한 컨셉이 바로 치즈김치전과 이강주(梨薑酒). 육당 최남선이 언급한 조선 3대 명주 중 하나인 전통 소주 이강주에는 배와 생강이라는 그 어원답게, 배, 생강, 계피 등이 들어가는데 이강주의 생강 역할을 더욱 살리기 위해 곁들인 것이 바로 치즈김치전. 상큼한 배와 생강의 풍미가 살아있는 이강주에 조금은 맵고 기름진 치즈김치전의 궁합은 유유상종의 개념이 아닌 서로 다른 이가 만나 조합을 이루는 완충작용의 역할로 페어링 되었다.


40도 문배주과 두부요리. 문배주의 카리스마 있는 향미를 담백한 두부가 잡아준다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와 상냥한 여성의 조화. 40도의 묵직한 문배주와 담백한 두부 요리
개인적인 소견으로 전통 소주 중 가장 드라이한 것을 꼽는다면 아마도 중요무형문화재 이기춘 명인이 만든 문배주가 될 것이다. 이유는 문배주의 원료가 수수, 좁쌀, 밀 등 이른바 거친 느낌의 곡물이기 때문이다. 문배주는 전통 소주답게 원료 자체의 맛이 느껴지는 풍미를 그대로 가지고 있어, 향미에 개성이 넘친다. 특히 거칠기도 하고 때로는 카리스마 넘치는 묵직한 향은 마니아들로 하여금 떠날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을 준다. 이러한 남성적인 문배주 맛에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음식은 바로 두부 요리. 두부만이 주는 부드러움과 담백함이 마치 카리스마 넘치는 상남자를 커버해 주는 상냥한 여성적인 이미지로 느껴진다.
 
전통주 페어링에 정답은 없어, 그래서 누구나 가능
이번 전통주와 페어링을 준비한 월향의 양희태 매니저는 결국 페어링에는 정답이 없다고 말한다. 자신이 맞는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정답이고 그래서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이 페어링이라고 말이다. 결국, 자신의 입맛과 철학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다가오는 여름에는 전통주와 다채로운 우리 음식으로 주안상 한번 차려보면 어떨까? 하나하나 정성 들여 빚어진 우리술과 직접 만든 손수 요리가 만날 때, 단순히 먹고 마시기 위함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화를 리딩하는 소통의 매개체로 더욱 빛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news1]정준하도 꽂힌 ‘한국 전통주’ 무료로 맛볼 수 있는 곳은?

© 뉴스1 전통주갤러리(관장 김원일)는 매달 5종의 전통주를 선정하여 시민들이 무료로 전통주 체험을 할 수 있는 상설 시음회를 진행한다고 8일 전했다. 2020년 7월까지 전통주갤러리는 서울과 서해안 바닷길을 따라 충청도, 전라도, 제주도를 거쳐 경...

  • 누룩
  • 2019-10-11
  • 조회 수 1671

[사설]전통주 제조업체 시설기준 완화해야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통주 제조업체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해 식품위생법 개정에 따른 ‘시설기준 강화’로 난관에 부딪힌 전통주 업체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새로운 시설기준을 적용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합리적인 개선책을 찾...

  • 누룩
  • 2013-07-16
  • 조회 수 1677

[조선비즈][박순욱의 술기행] ⑦정준하의 새로운 무한도전, ‘전통주 소믈리에’

작년 3월 무도 종영 후 본격 준비해 11월 대회서 합격 "디자인, 맛과 향에서 외국술 능가하는 우리술 정말 많다 젊은이들 우리술에 친숙하도록 ‘전통술 펍’ 열 것" 방송인 정준하씨는 작년 3월 종영한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이후 휴지기를 가진 뒤 이달 초 ...

  • 누룩
  • 2019-08-26
  • 조회 수 1678

제주 전통주(傳統酒)의 활성화를 바라며

현명헌 제주주류도매업협회장 원래 주류(술)는 인터넷으로 판매할 수 없도록 원칙을 정하고 있다. 때문에 소주, 맥주, 위스키, 와인 등은 인터넷을 통해 판매할 수 없고 이를 어길 경우 처벌을 받게 되어 있다. 그런데 얼마 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와인의 인...

  • 약손
  • 2012-09-27
  • 조회 수 1681

도수 낮추고 멋 더하니 막걸리 ‘힙’해졌네~주류·식음료업계, 이색 콜라보로 다양한 막걸리 제품 출시

아재술로 불리던 막걸리가 회춘하고 있다. 분위기를 즐기려는 젊은 연령층의 취향에 맞춰 도수를 대폭 낮추는가 하면, 재치있는 네이밍 마케팅과 굿즈를 더해 MZ 세대들에게 ‘힙’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는 것. 여기에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트로트 열풍과 외...

  • 누룩
  • 2021-04-29
  • 조회 수 1681

[세정일보]타사 전통주 통신판매 길 열렸다…국세청, ‘전통주 판로확대’

전통주의 판로확대를 위해 전통주 제조자가 국세청장의 승인을 받아 자기의 직매장에서 구입한 타사 전통주의 술도 통신판매가 가능해진다. 7일 국세청은 이같은 내용의 주류관련 국세청고시 개정안 및 주세사무처리규정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오는 26일...

  • 누룩
  • 2019-03-11
  • 조회 수 1683

국내 와인시장, 신·구대륙 다양한 포도주 선보여

신년을 맞아 칠레, 프랑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다양한 와인들이 잇따라 국내 포도주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주요 와인생산국 칠레, 프랑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와이너리 세 곳의 와인 3종인 프랑스 바롱 필립 드 로칠드(Baron Philippe de Rothschild)가의...

  • 누룩
  • 2014-01-14
  • 조회 수 1684

지역 별미로 사랑받는 ‘배추전’ 막걸리와 찰떡궁합!

지역 별미로 사랑받는 ‘배추전’경북 산간 내륙지역 전통음식담백한 맛…막걸리와 찰떡궁합   배추로도 전을 부친다? ‘배추전’이라고 하면 생소한 이들이 많겠지만, 경북 산골에서 자란 중장년층이라면 입맛부터 다실 것이다. 배추전은 안동·봉화·상주·예천 등 ...

  • 누룩
  • 2014-11-17
  • 조회 수 1696

주간동아 권재현의 심중일언 "막걸리는 와인과 맥주를 능가하는 최고 발효주”

‘막걸리를 탐하다’ 펴낸 이종호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 한국 국민주 하면 어떤 술이 떠오르는가. 당신이 술꾼이라면 소주라고 답할 것이다. 1년간 세계 각국의 52가지 술에 도전한 뒤 ‘애주가의 대모험’을 펴낸 음주모험가 제프 시올레티가 한국을 대표하는 ...

  • 누룩
  • 2018-05-09
  • 조회 수 1701

고양시, 10월4~5일 '대한민국 막걸리 축제' 개최

['제12회 대한민국 막걸리 축제'] 경기 고양시는 10월4~5일 일산문화공원에서 '제12회 대한민국 막걸리 축제'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올해 막걸리 축제는 우리 전통주의 발전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홍보부스와 체험부스 등에서 다양한 먹거...

  • 누룩
  • 2014-09-24
  • 조회 수 1708

제주전통주 '고소리술' 4년 연속 명품주 쾌거

제주전통주 '고소리술' 4년 연속 명품주 제주전통주 고소리술. <헤드라인제주>제주전통주인 '고소리술'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품주에 4년 연속으로 선정됐다. 2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2014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를 개최하...

  • 누룩
  • 2014-10-28
  • 조회 수 1711

"하우스막걸리 활성화해 농업을 6차 산업으로"

우리술교육기관협의회, '하우스막걸리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 열어 하우스막걸리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가 12일 오후 서울 양재구 aT센터에서 열렸다./사진제공=우리술교육기관협의회막걸리는 '백인백색(百人百色)'의 술이다. 재료, 담그는 시기, 거르는 방...

  • 누룩
  • 2015-02-13
  • 조회 수 1713

주류업계의 새로운 트랜드, 전통주와 한식 페어링

주류업계의 새로운 트랜드, 전통주와 한식 페어링 조선닷컴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명욱 mw0422@chosun.com 세상에서 가장 음식과 매칭하기 복잡한 주종(酒種)이 있다. 아이러니하게 들릴지 몰라도 한국의 전통주이다. 전통주가 음식과 ...

  • 누룩
  • 2015-05-28
  • 조회 수 1715

쨍!한 아름다움, 술잔의 과학

[매거진 esc] 주종과 술잔의 궁합 검증 실험… 잔의 크기와 상관없이 한잔의 알코올 도수는 비슷해“산미가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타이 음식 전문 술집 ‘반피차이’의 허혁구 셰프가 막걸리를 소주잔에 마시고는 한마디 한다. 소믈리에이기도 한 허씨는...

  • 누룩
  • 2015-03-06
  • 조회 수 1724

[중앙일보] 봄엔 이 술을 마셔야…입맛 돋우는 제철음식과 전통주

지난 13일 논현동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솔트2호점’에서 재밌는 모임이 열렸다. 봄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음식과 전통주를 함께 시식하는 자리였다. 솔트의 주인이자 요리연구가인 홍신애씨와 ‘대동여주도(酒)’ 콘텐트 제작이자 음주문화연구가인 이지민씨가 각...

  • 누룩
  • 2019-04-16
  • 조회 수 172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