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수요 산책] 퇴근길 전통주 한 잔

조회 수 1164 추천 수 0 2015.04.08 14:49:08


지난해 말 혼자 사는 연예인의 생활상을 낱낱이 보여주는 한 TV 프로그램에서 프랑스 출신 방송인이 와인을 끓여 먹는 모습이 방송된 적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미혼남녀 등 많은 사람의 관심이 집중된 끓인 와인의 정체는 바로 '뱅쇼(Vin Chaud)'. 와인에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계피와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을 넣고 따뜻하게 데워 먹는 술이다. 

모주·도소주 등 좋은 술 많아 

뱅쇼만큼의 유명세를 타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에도 뱅쇼처럼 따끈하게 데워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술이 있다. 바로 전주의 '모주'다. 모주는 막걸리에 생강·대추·감초·인삼 등 한약재와 계피가루를 넣고 끓인 갈색빛 도는 술로 은은한 계피향과 낮은 알코올 도수가 특징이다. 듣기에 생소한 '도소주'라는 전통주도 있다. 설날 아침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함께 나눠 먹던 세시주(歲時酒)다. 백미·대황·천초·거목 등 한약재를 주머니에 넣어 우물에 담가놓았다가 건져 맑은 술과 함께 끓여 먹는다. 향은 물론 목 넘김까지 순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술이다. 


이렇듯 우리나라 전통주에도 좋은 술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맥주·와인·양주 등의 인기가 월등히 높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우리나라 국민 알코올 소비량은 1인당 평균 9.16ℓ. 이 중 소주가 5.69ℓ, 맥주 2.01ℓ, 와인 등 기타 주류가 1.04ℓ인 것으로 나타났다. 몇 년 전 참살이와 한류 바람 등을 타고 인기를 끌었던 우리 술 막걸리도 수입맥주 등에 밀려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막걸리 소비량은 36만6,470㎘로 2011년 40만8,248㎘에 비해 10% 이상 줄어들었다고 한다.
 
몇 년 전 흥미로운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교토·가고시마 등 일본 13개 시에서 지역 전통주를 건배주로 쓰거나 첫 잔으로 마실 것을 권하는 조례가 통과됐다는 보도였다. 이는 급감하는 전통주 소비량에 위기감을 느낀 일본 지자체들이 전통주 판매 장려를 위해 내놓은 고육지책이었다. 현지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한다. 

정부 차원에서 전통주 보급을 위해 나서는 것은 비단 일본뿐만이 아니다. 최근 20~3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멕시코 대표 증류주 테킬라 또한 멕시코 정부의 철저한 관리 아래 생산되고 있다. 일찍이 테킬라의 상업적 가치를 인식한 멕시코 정부는 테킬라의 전통을 보존하기 위해 지정된 5개 주에서만 테킬라 생산을 허가하고 있으며 엄격한 법률로 '테킬라'라는 명칭을 보호하고 있다. 덕분에 테킬라는 2013년 약 1조원의 수출 실적을 올리는 멕시코의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우리 정부도 전통주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 지역의 전통주를 국내외 정부 행사에서 건배주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우리술 품평회'와 같은 대규모 행사를 열어 전통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앞으로 소규모 맥주 양조장처럼 막걸리도 소량 생산해 자체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하우스 막걸리'와 국산 곡물로 만든 고급 브랜드의 소주 등 전통주 다양화를 통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유통 관련 규제가 완화된다면 소비자가 손쉽게 전통주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속에서 우리 맛·향 즐겨야 

아직도 많은 사람이 전통주하면 맛보다는 약효를, 파티모임보다는 고급 선물이나 명절을 떠올릴 것이다. 우리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전통주에 대한 선입견이 줄어들 때 전통주는 소주나 맥주처럼 우리 일상 속에 스며들 것이며 와인이나 보드카처럼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퇴근길 '한 잔'이나 회식 때의 '위하여'와 같은 일상 속에서 전통주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한 잔 안에 담긴 깊은 맛과 향에 우리의 일상은 한층 더 즐거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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