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경제학자의 우리 술 이야기]약주, 너는 누구냐?

조회 수 1447 추천 수 0 2014.12.29 10:33:56
약주(藥酒)는 한국의 여러 술 중에서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술이다. 약주는 많이 찾지도 않지만 어떤 술인지 아는 사람도 별로 없다. 글자 그대로 보면 약주는 약이 되는 술 즉, 인삼주, 구기자술, 뱀술(?) 등과 같이 건강을 위해 마시는 술인 것 같다.

그러나 주세법상 약주는 전분을 누룩 등으로 발효시켜 여과한 술로 당분, 과일, 채소 등 대통령이 정하는 첨가물을 넣을 수 있게 되어 있어 다른 술과 별 차이가 없다. 건강이나 약과 관련된 말은 하나도 없다.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인삼주는 통상 이름도 이상한 ‘리큐르’로 분류된다.

현재 약주로 팔리고 있는 술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시중 막걸리 만드는 방법인 일본 입국방식으로 쌀 등을 발효시켜 만든 술을 여과한 것이다. 시중 약주의 거의 대부분이 이런 종류이다. 다른 하나는 아주 소수지만 쌀과 누룩으로 만든 전통 방식의 청주도 약주에 포함되어 있다. 누룩이 1% 이상 들어간 술은 주세법 시행령에 의거 청주로 표시할 수 없어 전통 청주는 이름도 애매한 약주라고 써야하기 때문이다. 이는 1909년의 주세법과 1916년의 주세령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일본 통감부와 총독부는 일본식 청주를 우리 전통 청주와 구분하기 위해 ‘조선주는 탁주, 약주, 소주로 한다’고 규정했다. 현재 대한민국 주세법에도 이런 흐름이 계속되어 일본식으로 만든 맑은 술은 청주, 누룩을 넣어 전통식으로 빚은 맑은 술은 약주라고 써야 하는 것이다.

약주라는 말은 우리나라에서 오래 전부터 써왔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왕과 왕비 등이 건강에 좋은 약술을 반주로 매일 마셨던 것 같다. 가뭄이 심하게 들면 약주 올리는 것을 중단하고, 비가 오면 다시 올렸다는 기록이 많이 있다. 일반인들은 가뭄이 들거나 흉년이 들면 금주령에 의해 술을 마시지 못하게 했는데 약으로 마시는 술은 예외로 했다. 이때 높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면서 금주령을 피하기 위해 “이것은 약으로 먹는 술, 즉 약주”라고 했다고 한다. 이런 일이 많아지면서 높은 사람들이 마시는 술, 즉 술의 경어로 약주라는 말이 쓰이게 되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조선 선조시기에 서울 약산(현재 중림동)에 사는 서성이라는 사람의 집에서 빚은 청주가 맛이 있었는데, 이 술의 이름이 ‘약산춘’이었으며 약산춘이 약주의 어원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태종실록 이후 여러 문서에 약주란 말이 수 없이 나오고 있고, 조선 중기에는 이미 전국에 호산춘 석탄향 벽하주 등 맛있는 청주가 많이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 주장은 별로 설득력이 없는 것 같다.

이제 약주는 글자 그대로 약재 등을 넣은 약용 술을 지칭하는 말로 썼으면 한다. 그리고 쌀 등으로 만든 맑은 발효주는 모두 청주로 하고, 전통누룩으로 빚은 것은 전통식, 입국방식으로 빚은 것은 입국방식(또는 일본식)으로 별도 표시하면 될 것이다. 가뜩이나 혼돈스런 세상에 술 이름까지 헷갈리게 할 필요는 없다. 공자님도 정치의 시작은 명칭을 바로 잡는 것 즉, 정명(正名)에 있다고 했다. 쉬운 술 이름이라도 바로 잡아보자.

     

酒人

2014.12.31 10:07:33
*.223.31.93

추천
1
비추천
0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제일 위험한 사람들입니다. 우리술을 일본식과 한국식으로 나누는 사람들 말입니다.

우리술을 한국식과 일본식으로 나누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 기준을 입국과 전통 누룩으로 정합니다.

입국은 쌀을 쪄 식힌 후에 특정한 균을 넣어 흩임 형태로 띄운 것이고

전통누룩은 쌀이나 밀을 자연상태에서 발효시켜 불특정 균들이 증식할 수 있도록 많들어 놓은 떡누룩을 말합니다.

즉, 입국은 흩임누룩이 포함되는데 이 흩임누룩은 조선시대 우리 문헌에도 누룩을 띄울 때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또한, 특정한 균을 이용한다는 것은 현미경이 생긴 이후에나 가능했던 것으로 서양 문물을 빨리 받아들인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시행했을 뿐이지 입국 자체가 일본식이라고 하는 것은 흩임누룩형태도 일본식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의 글은 반대로 우리술을 무시하는 글과 다를 바 없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한국경제][집코노미] 산속 집에서는 술이 익고…산마을에 양조장 차리고 귀농한 부부

산속에 있는 1층 양조장과 2층 주택의 모습. 집 앞 논에 농사를 지은 쌀로 누룩을 빚는다. 김경래 대표 제공 “커피를 드릴까요? 술을 드릴까요?” 겹으로 쌓인 깊은 산 너머 마을로 귀농한 부부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몇 번이고 뒤척이며 찾아간 손님에게 해가...

  • 누룩
  • 2019-03-14
  • 조회 수 1372

[조선일보][2019 주류 트렌드]① 희석 소주 안 마셔요, ‘증류식 소주’ 주세요

"온더락으로… 적게 마시는 대신, 좋은 술 먹겠다" ‘일품진로 18년산’ 품절… 온라인서 20만원에 거래 증류식 소주, 주류시장에서 ‘나홀로 고공 성장’ 원본보기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던한식 레스토랑’에서는 증류식 소주를 비롯 다양한 전통주를 요리...

  • 누룩
  • 2019-03-15
  • 조회 수 1772

[foodnews]농진청 기술이전 전통주 특별전 강남 전통주갤러리 19~24일 개최

▲ 농촌진흥청의 기술이전으로 산업화 한 전통주 12종에 대한 특별 전시회가 19일부터 24일까지 전통주 갤러리(서울 강남)에서 열린다.[식품저널]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에서 개발한 기술로 상품화한 우리술이 19일부터 24일까지 전통주 갤러리(서울 강남구)...

  • 누룩
  • 2019-03-19
  • 조회 수 2319

[조선일보][2019 주류 트렌드]③ 막걸리, 이제 와인처럼 마신다…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 쑥쑥

청와대 건배주 ‘이화백주', 저온숙성한 ‘해창막걸리' ‘술취한 원숭이' 등... 완성도 높은 맛, 10배 이상 비싼 가격에도 저항감 없어 요즘은 막걸리도 와인처럼 맛과 향을 따져가며 마신다. 사진은 한 전통주 품평회에 참가한 여성이 막걸리를 시음하는 모습./...

  • 누룩
  • 2019-03-26
  • 조회 수 2595

전통주 소비, 젊은 호기심과 만나다: 술담화 인터뷰 file

[이정윤의 미식탐구-3] 꽃, 화장품, 미술작품, 잡지, 전통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정기구독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5년간 온라인 커머스에서 지속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인 분야가 바로 큐레이션 기반의 정기구독 서비스다. 소비자가...

  • 누룩
  • 2019-04-05
  • 조회 수 2308

[스포츠Q]전통주·시낭송·공연 '서울 술 페스티벌' 열린다... 20일 서래마을 공원서

[스포츠Q(큐) 류수근 기자] 한국의 프리미엄 전통주와 세계 음악, 그리고 세계 명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서울 술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술을 매개로 한 예술 축제를 지향하는 '서울 술 페스티벌(Seoul Sool Festival)'은 서울의 프랑스로 알려진 서초구 서래...

  • 누룩
  • 2019-04-09
  • 조회 수 1451

[중앙일보] 봄엔 이 술을 마셔야…입맛 돋우는 제철음식과 전통주

지난 13일 논현동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솔트2호점’에서 재밌는 모임이 열렸다. 봄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음식과 전통주를 함께 시식하는 자리였다. 솔트의 주인이자 요리연구가인 홍신애씨와 ‘대동여주도(酒)’ 콘텐트 제작이자 음주문화연구가인 이지민씨가 각...

  • 누룩
  • 2019-04-16
  • 조회 수 1723

[문화저널21]주(酒)당의 봄나들이, 품격있게 취해보자

전통주부터 세계술까지…술에 취하고 이야기에 취하고 국순당 주향로부터 세계술문화박물관, 술테마박물관까지 애주가 겨냥한 봄맞이 행사들 봇물…알수록 맛있는 술(酒) 봄은 술 한잔 기울이기 좋은 계절이다. 옛날에는 한해 농사를 지내기 전 ‘머슴날’이라 해...

  • 누룩
  • 2019-04-23
  • 조회 수 1261

[문화저널21]막걸리야, 규제 벗고 날자…과일막걸리 쏟아지나

탁주‧약주‧청주 총산규격 삭제된다…제품 개발폭 넓어져 산도높은 새콤달콤 과일들, 생막걸리 원료로 활용할 길 ‘활짝’ 식약처가 막걸리의 총산규격을 삭제하면서 ‘자몽을 담은 생막걸리’, ‘라임을 품은 생막걸리’ 등 산도가 높은 과일들을 활용한 생막걸리 제...

  • 누룩
  • 2019-04-30
  • 조회 수 1897

[데일리안]주세법 개편안 연기…주류업계 '동상이몽' vs. 업계 탓하는 정부

김유연 기자(yy9088@dailian.co.kr) 기사더보기 + 정부, 주종별 갈등·주류 가격 인상…무기한 연기 셈법 복잡한 업계…업종간 타협 '관건' ▲ 편의점 내 진열된 주류 제품들.ⓒ데일리안 늦어도 이달 초 발표가 예상됐던 주세 개...

  • 누룩
  • 2019-05-09
  • 조회 수 1463

[조선일보]혀 꼬인 정부, 취했나

[Close-up] "주세법 바꿉시다"… "아니, 늦춥시다"… 결국 없던 일로 2년 갈팡질팡 주세법… 커지는 백지화 가능성 주세법 개편이 결국 2년 넘게 갈팡질팡하다 좌초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3일 "주종별 입장 차가 첨예해 주세법 개정을 백지화하고...

  • 누룩
  • 2019-05-14
  • 조회 수 2593

[중부일보][행복한 청년 농부] 김담희 (주)좋은술 팀장, '천비향' 백화점 고급주류로 납품… 젊은이도 즐기는 전통주 만들 것

“하고 있는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아요.” 김담희(23) ㈜좋은술(평택시 오성면 소재) 팀장의 말이다. 김 팀장은 전통주 농업회사법인의 새내기 후계농이자 견습생이지만, 훗날 자신만의 전통주를 중심으로 한 레스토랑과 체험공...

  • 누룩
  • 2019-05-21
  • 조회 수 2031

[뉴스토마토](피플)"막걸리 고급스런 가치, 이제는 소비자가 인정한다" file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박선영 국순당 연구소 주류개발팀장 "발효제어기술 개발한 것 주효" "우리 술 복원하며 조상의 노하우 발견…현대에 맞게 개발해 제품화할 것"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막걸리 시장이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들어 대형마트와 편의...

  • 누룩
  • 2019-05-23
  • 조회 수 1459

[충청뉴스]aT, 한국 전통주에 흠뻑 취하다 file

막걸리 호평“부드러운 맛, 쌀의 영양 그대로”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개호)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이병호)는 지난 22일부터 3일간 독일 라이프치히 컨벤션센터(CCL)에서 개최된 「2019 국제교통포럼(ITF : International Transport Forum) 교통장...

  • 누룩
  • 2019-05-28
  • 조회 수 1282

[조선비즈] 신인건 술샘 대표 “증류주, 40도 정도 돼야 향과 맛이 제대로 느껴져”

지역특산주 면허로 술 빚어 올해 매출은 작년의 배 될듯 청년 일자리 늘리는데도 역할 전통주, 우리 술을 마시는 젊은층이 최근 늘고 있다. 2018년 나온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30대가 자주 찾는 서울 강남·홍대·이태원 등지에서 전통주가 과거보다 ...

  • 누룩
  • 2019-06-04
  • 조회 수 174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