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도시와 농촌을 잇는 유쾌한 여행 '해피버스데이'] 함께해서 행복한 백석올미마을

조회 수 1562 추천 수 0 2014.09.11 11:02:44

"같이의 가치를 실현하는 백석올미영농조합."

지난 7월 30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6차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충남 당진 백석올미영농조합이 대상을 받았을 때 사람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평균연령이 75세인 시골할머니들이 아무런 지원도 없이 자신들만의 힘으로 사업 시작 2년 만에 연 매출 2억을 넘긴 사연은 당일 참석한 많은 심사위원의 마음을 따뜻한 감동의 물결로 가득 채우기 충분했다. 특히나 이날 발표를 맡은 백석올미영농조합 김금순(64) 대표가 귀농인으로서 보여준 자세와 사연은 6차산업에 가장 잘 부합하는 것이기도 했다.

취재가 아니더라도 백석 올미마을을 꼭 한 번 가보리라 마음먹고 있던 차에 '해피버스데이'를 통해 방문할 기회를 가지게 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시즌2를 맞이한 '해피버스데이'는 '도시와 농촌의 유쾌한 동행'이라는 콘셉트로 매주 목요일 도시민 30여 명을 버스에 태워 농촌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농산물을 수확, 가공하는 단계를 넘어 체험, 관광과 결합하는 6차 산업으로 변해가는 새로운 농촌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참가자들이 스스로 농촌홍보대사가 되도록 하고 있다.

조합원 모두가 대표,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이 성공 요인


	백석올미영농조합 해피버스데이
백석올미영농조합원들과 해피버스데이 참가자들.

지난달 28일 방문한 백석 올미마을은 백발 노인들만 가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생기 넘치는 곳이었다. 추석에 앞서 밤새 한과 만들기에 지쳤을 법도 한데 해피버스가 등장하자 공장에서 작업하던 복장 그대로 외지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최소 인원만 남겨두고 모두 새로 지은 체험장 앞에서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이 체험장은 지난번 수상한 상금 500만 원을 고스란히 투입해 조청 공장을 겸해 짓는 곳으로 앞으로 찾아올 많은 방문객을 대비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체험장에는 체험객과 관계자들 외에도 농림부 담당 사무관을 비롯해 충청남도 관계자와 연구원들, 기자들이 대거 참석해 백석올미마을에 쏠린 큰 관심을 반영했다. 충청남도 농업정책과 담당자는 "충남에 많은 마을기업 중 백석올미마을은 지금까지 지원 하나 없이 자력으로 성공한 모범사례"라고 말했다.


	백석올미영농조합 해피버스데이
백석올미영농조합 김금순 대표.

아직 체험장이 제 모습을 갖춘 상태는 아니었지만, 할머니들은 바쁜 일정을 쪼개 작은 연극까지 준비해 참관객의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작은 연극이자 프레젠테이션을 통해서 작은 시골 마을이 갈등을 넘어 화합과 성공을 이룬 이야기를 실감 나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다.

100여 가구에 불과한 이곳이 처음 33명의 할머니가 200만 원씩 출자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51명(남자 6명)까지 늘어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분업화와 투명한 회계, 수익 정산 시스템 덕분이다. 남의 회사가 아니라 모두 자기 회사라 생각하고 일하니 열심히 하게 되고, 또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귀농인으로 평생 서울에서 살아온 김금순 대표가 마을의 단합을 위해 봉사와 희생을 한 과정은 귀농, 귀촌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었다.

할머니들이 손수 만든 비빕밥 먹으며 온 가족이 한과체험


	백석올미마을 한과
백석올미마을에서 만든 한과. 브랜드 이름은 '당진 발효과줄'이다.

이 마을의 주력 상품은 한과다.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워 한과 산업 자체가 사양산업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김 대표는 그 반대로 생각했다. 좋은 재료로 정성 들여 만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여기서 만드는 한과는 모두 당진에서 재배한 농산물만을 사용한다. 한과에 들어가는 참깨와 들깨도 모두 조합원이 농사 지은 것을 사용한다. 매실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방식으로 재배한다. 중국산 깨가 범람하는 가운데 깨부터 매실까지 모두 국산에다 믿을 수 있는 방식으로 재배하니 시중에서 파는 한과와는 맛과 품질에서 차원이 다르다.


	한과 체험 중에는 백석올미영농조합 조합원인 할머니들이 직접 조청 묻히는 법, 포장하는 법을 친절하게 가르쳐 주신다.
한과 체험 중에는 백석올미영농조합 조합원인 할머니들이 직접 조청 묻히는 법, 포장하는 법을 친절하게 가르쳐 주신다.

점심은 할머니들이 손수 지은 밥과 나물로 만든 부폐식 비빕밤. 정성이 가득 담긴 비빔밥은 도심에서 온 참관객들에게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 맛있고 감동적인 듯 했다. 진짜 시골밥상으로 배를 채운 관람객들을 반긴 건 한과 체험. 튀겨 놓기만 한 한과에 직접 매실 조청을 바르고 튀밥을 묻힌 후 포장까지 해 가는 체험이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처음 해 보는 작업에 신이 난 모습이었다. 할머니들은 조청을 바르는 법부터 튀밥을 고루 묻히는 법까지 일일이 알려주며 체험을 도왔다. 해피버스데이에 참여한 외국인 참관객들도 그 맛과 정성에 연신 감탄하며 견학을 위해 진열해 놓은 한과까지 구매해 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찾아가는 양조장 견학, 전통주 제조과정 견학하고 시음까지

버스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할머니들을 뒤로한 채, 다음으로 찾은 곳은 충남 당진에 신평양조장이었다. 9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은 3대 김동교 대표가 이어가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농림부가 그 가치를 인정해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한 곳이다. 대표적인 술은 하얀연꽃을 이용해 깔끔한 맛이 일품인 하얀연꽃 생막걸리와 약주. 그 중 약주는 올해 초 삼성 이건희 회장이 생일 건배주로 사용했을 만큼 맛과 품질을 인정받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당진 신평양조장
당진 신평양조장 김동교 대표가 직접 양조장 투어와 전통주 제조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조장 뒤켠에는 90년 양조장 역사만큼 오래된 술독이 전시되어 있다. 해피버스데이 외국인 참관객들은 그 오랜 역사와 문화에 감탄하는 모습이었다.
양조장 뒤켠에는 90년 양조장 역사만큼 오래된 술독이 전시되어 있다. 해피버스데이 외국인 참관객들은 그 오랜 역사와 문화에 감탄하는 모습이었다.

양조장 역시 추석이 대목이라 해피버스가 방문했을 때도 김 대표를 비롯해 모두가 주문을 받고 술을 담기 위해 정신 없이 바쁜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양조장 견학을 직접 진행하고 질문에 답하며 기념사진까지 서스름없이 찍는 모습이었다.

견학을 마친 일행은 양조장 바로 옆에 있는 고택으로 이동 앞마당에 마련된 시음장에서 하얀연꽃 생막걸리와 약주를 맛볼 수 있었다. 하얀연꽃 생막걸리는 전통적인 막걸리 맛에 가까운 '스노우'(5도)와 더 달고 산뜻하게 만든 '미스티'(7도)로 구분된다. 유리병에 담긴 미스티는 막걸리를 처음 마셔보는 외국인 참관객에게도 호평을 받으며 금세 동이 나 버렸다. 몇몇 외국인 참관객은 기자에게 술의 이름과 성분, 두 막걸리의 차이까지 꼼꼼히 물어 보며 그 뛰어난 맛과 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백석올미마을부터 신평양조장까지 해피버스데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산업과 방도혁 사무관은 “6차 산업을 통해 농촌과 도시를 연계시키고 직거래가 활성화될수록 농촌과 도시민 모두에게 큰 이익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6차 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트래블조선 안병수 기자 absdizzo@chosun.co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한숨 커지는’ 전통주업계] 설자리 좁아지고 일률적 규제 강화…위기감 고조

[‘한숨 커지는’ 전통주업계] 설자리 좁아지고 일률적 규제 강화…위기감 고조 당장 7월부터 전통주업체에 대한 시설기준이 강화될 방침이다. 시설 투자 여력이 없어 아직 대비를 하지 못한 영세 업체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져 존폐 여부에 따른 우려도 나오고 있...

  • 누룩
  • 2015-06-18
  • 조회 수 1046

올해 ‘찾아가는 양조장’…모월·술아원·장희·하미앙 선정 file

품질·환경·체험·관광 등 종합평가, 4곳 신규 선정 농식품부 “인지도 향상·지역경제 활성화·매출액 증가”올해 ‘찾아가는 양조장’에 강원도 원주의 ‘모월’, 경기도 여주의 ‘술아원’, 충북 청주의 ‘장희’, 경남 함향의 ‘하미앙’ 등 4곳이 13일 새로 선정됐다. 원...

  • 누룩
  • 2021-05-13
  • 조회 수 1045

김보성, 막걸리 홍보 나서..'전통주에 대한 의리!'

사진=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 연구팀 제공 --> 배우 김보성이 막걸리 홍보에 나선다. 22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김보성이 전통주 홍보를 위한 '막걸리 유랑단'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막걸리 유랑단' 행사는 지난 4월 배우 송일국과 함께 시작한 것...

  • 누룩
  • 2014-12-22
  • 조회 수 1044

경향신문 [종교와 음식](3) 조선 서민 술문화에 놀란 선교사들, 음주를 금기시

[종교와 음식](3) 조선 서민 술문화에 놀란 선교사들, 음주를 금기시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ㆍ한국 개신교와 술 “교회 다니는 사람은 술 마시면 안되나요?” 개신교가 화제에 오를 때면 으레 따라붙는 질문이다. 그만큼 개신교에서 금주는 상징처럼 ...

  • 누룩
  • 2017-03-17
  • 조회 수 1044

경남신문 무학, 하이트맥주 마산공장 인수 나섰다

무학, 하이트맥주 마산공장 인수 나섰다최재호 회장 ‘고객과 대화’서 밝혀 “하이트측에 세 차례 인수의사 전해… 노하우 접목해 새로운 맥주맛 구현” 기사입력 : 2017-11-07 22:00:00 무학그룹이 소주에 이어 맥주 생산에 뛰어들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최...

  • 누룩
  • 2017-11-13
  • 조회 수 1044

[매일경제 MBN] 우리나라에서 술 관리하는 기관, 알고보니… file

국세청 소식지 `행복한 세상`의 전통주 소개 [자료 = 국세청] 국세청은 얼마 전 `우리술 진흥, 국세청도 함께 합니다`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여기서 잠깐. 국세청이 왜 주류산업에 신경을 쓰는걸까. 답은 간단하다. 국세청이 술을 관리하는 주요기관 중 ...

  • 누룩
  • 2020-02-03
  • 조회 수 1043

[주류안전관리 방향은] 식약처, 주류업무 총괄 '주류안전정책과' 신설 file

[주류안전관리 방향은] 식약처, 주류업무 총괄 '주류안전정책과' 신설 정덕화 식품안전정책위원회장과 박희옥 주류안전관리기획단장에게 듣는다 • 푸드투데이 푸드투데이 기자 001@foodtoday.or.kr • 등록 2016.11.03 18:35:41 국세청에서 담담해온 주류에...

  • 누룩
  • 2016-11-15
  • 조회 수 1043

전통주에도 컬래버레이션…주간감성, ‘오래된 노래’ 출시

두루미양조장·그룹 스탠딩 에그와 맞손 라벨 QR코드 통해서 음악 감상도 가능 구독 서비스 통해 판매 주간감성의 프리미엄 탁주 ‘오래된 노래’. [주간감성 제공][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최근 유통업계의 트렌드는 컬래버레이션이다. 이 같은 컬래버레이션은 ...

  • 누룩
  • 2022-06-21
  • 조회 수 1039

[한경비즈니스] [막걸리 열전] ‘로컬’의 가치 담은 팔팔막걸리 file

기사입력 2021.07.25. 오전 6:33 김포 특등급 쌀이 만들어 낸 산뜻한 맛 특등급의 김포금쌀을 원료로 만드는 팔팔막걸리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아우르는 MZ세대의 특징은 ‘로컬’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획일적인 스펙보다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중...

  • 누룩
  • 2021-07-28
  • 조회 수 1039

[연합뉴스] 전통누룩에서 찾은 효모로 막걸리 제조…"수입산 대체"

송고시간 : 2021-04-07 11:00 고은지 기자 전통누룩 프로바이오틱스 효모 [한국식품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전통누룩에서 찾은 효모를 이용해 막걸리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전략기술연구본...

  • 누룩
  • 2021-04-12
  • 조회 수 1039

딸꾹질 때도 한 스푼... 식초 활용법 7가지

옷, 과일 씻을 때도 좋아 식초는 효능이 다양한 식품이다. 또한 값이 싸고 널리 사용된다. 독소가 없으며 오래 보관해도 효능을 그대로 유지한다. 많은 나라에서 사과 식초는 민간 치료요법에 사용되어 오고 있다. 건강 생활 정보 사이트 ‘굿하우스키핑닷컴(g...

  • 누룩
  • 2014-06-18
  • 조회 수 1039

[우리 술 답사기] 보리·메밀 소주...풍류 입고 향을 담다 file

입력2023.05.02. 오전 5:02 박준하 기자 현진 기자 [우리 술 답사기] (56)강원 인제 ‘브리즈앤스트림’ 많이 쓰이는 쌀 대신 보리·메밀 선택 재료 볶아 사용·항아리 숙성도 눈길 샌프란시스코 세계 증류주대회 ‘금’ 소맥·하이볼 만들때 활용 ‘금상첨...

  • 누룩
  • 2023-05-02
  • 조회 수 1038

우리 동네 전통주 핫플레이스

막걸리, 약주, 증류주 등 양조장마다 개성 강한 전통주가 핫하게 부상하고 있다. 우리 지역 가까이서 전통주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한다. 이유있는 술집 잠실점 잠실새내역 부근 새마을시장 가까이에 있는 전통주 바틀샵. 생막걸리는 유통기한이 ...

  • 누룩
  • 2021-05-12
  • 조회 수 1035

전통주 국제주류품평회서 독립적 지위 인정...K-SOOL 부문 신설

전통주 국제주류품평회서 독립적 지위 인정...K-SOOL 부문 신설 유현희 기자(yhh1209@) ▲ 벨기에 국제식품품평회에 등록된 K-SOOL 우리나라 전통주가 독립적인 지위를 인정받게 됐다. 그동안 국제 주류품평회에서 우리 술은 위스키, 와인...

  • 누룩
  • 2016-03-02
  • 조회 수 1034

아재 술 '막걸리', 젊은 변화로 여성 입맛까지 사로잡아

아재 술 '막걸리', 젊은 변화로 여성 입맛까지 사로잡아 홍광표 기자 (adhkp@ajunews.com) | 등록 : 2016-08-17 08:46 | 수정 : 2016-08-17 08:46 아주경제 홍광표 기자 = 최근 대중문화 속 유행 키워드는 젊은 감각과 ...

  • 누룩
  • 2016-08-17
  • 조회 수 103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