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도시와 농촌을 잇는 유쾌한 여행 '해피버스데이'] 함께해서 행복한 백석올미마을

조회 수 1568 추천 수 0 2014.09.11 11:02:44

"같이의 가치를 실현하는 백석올미영농조합."

지난 7월 30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6차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충남 당진 백석올미영농조합이 대상을 받았을 때 사람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평균연령이 75세인 시골할머니들이 아무런 지원도 없이 자신들만의 힘으로 사업 시작 2년 만에 연 매출 2억을 넘긴 사연은 당일 참석한 많은 심사위원의 마음을 따뜻한 감동의 물결로 가득 채우기 충분했다. 특히나 이날 발표를 맡은 백석올미영농조합 김금순(64) 대표가 귀농인으로서 보여준 자세와 사연은 6차산업에 가장 잘 부합하는 것이기도 했다.

취재가 아니더라도 백석 올미마을을 꼭 한 번 가보리라 마음먹고 있던 차에 '해피버스데이'를 통해 방문할 기회를 가지게 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시즌2를 맞이한 '해피버스데이'는 '도시와 농촌의 유쾌한 동행'이라는 콘셉트로 매주 목요일 도시민 30여 명을 버스에 태워 농촌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농산물을 수확, 가공하는 단계를 넘어 체험, 관광과 결합하는 6차 산업으로 변해가는 새로운 농촌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참가자들이 스스로 농촌홍보대사가 되도록 하고 있다.

조합원 모두가 대표,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이 성공 요인


	백석올미영농조합 해피버스데이
백석올미영농조합원들과 해피버스데이 참가자들.

지난달 28일 방문한 백석 올미마을은 백발 노인들만 가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생기 넘치는 곳이었다. 추석에 앞서 밤새 한과 만들기에 지쳤을 법도 한데 해피버스가 등장하자 공장에서 작업하던 복장 그대로 외지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최소 인원만 남겨두고 모두 새로 지은 체험장 앞에서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이 체험장은 지난번 수상한 상금 500만 원을 고스란히 투입해 조청 공장을 겸해 짓는 곳으로 앞으로 찾아올 많은 방문객을 대비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체험장에는 체험객과 관계자들 외에도 농림부 담당 사무관을 비롯해 충청남도 관계자와 연구원들, 기자들이 대거 참석해 백석올미마을에 쏠린 큰 관심을 반영했다. 충청남도 농업정책과 담당자는 "충남에 많은 마을기업 중 백석올미마을은 지금까지 지원 하나 없이 자력으로 성공한 모범사례"라고 말했다.


	백석올미영농조합 해피버스데이
백석올미영농조합 김금순 대표.

아직 체험장이 제 모습을 갖춘 상태는 아니었지만, 할머니들은 바쁜 일정을 쪼개 작은 연극까지 준비해 참관객의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작은 연극이자 프레젠테이션을 통해서 작은 시골 마을이 갈등을 넘어 화합과 성공을 이룬 이야기를 실감 나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다.

100여 가구에 불과한 이곳이 처음 33명의 할머니가 200만 원씩 출자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51명(남자 6명)까지 늘어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분업화와 투명한 회계, 수익 정산 시스템 덕분이다. 남의 회사가 아니라 모두 자기 회사라 생각하고 일하니 열심히 하게 되고, 또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귀농인으로 평생 서울에서 살아온 김금순 대표가 마을의 단합을 위해 봉사와 희생을 한 과정은 귀농, 귀촌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었다.

할머니들이 손수 만든 비빕밥 먹으며 온 가족이 한과체험


	백석올미마을 한과
백석올미마을에서 만든 한과. 브랜드 이름은 '당진 발효과줄'이다.

이 마을의 주력 상품은 한과다.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워 한과 산업 자체가 사양산업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김 대표는 그 반대로 생각했다. 좋은 재료로 정성 들여 만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여기서 만드는 한과는 모두 당진에서 재배한 농산물만을 사용한다. 한과에 들어가는 참깨와 들깨도 모두 조합원이 농사 지은 것을 사용한다. 매실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방식으로 재배한다. 중국산 깨가 범람하는 가운데 깨부터 매실까지 모두 국산에다 믿을 수 있는 방식으로 재배하니 시중에서 파는 한과와는 맛과 품질에서 차원이 다르다.


	한과 체험 중에는 백석올미영농조합 조합원인 할머니들이 직접 조청 묻히는 법, 포장하는 법을 친절하게 가르쳐 주신다.
한과 체험 중에는 백석올미영농조합 조합원인 할머니들이 직접 조청 묻히는 법, 포장하는 법을 친절하게 가르쳐 주신다.

점심은 할머니들이 손수 지은 밥과 나물로 만든 부폐식 비빕밤. 정성이 가득 담긴 비빔밥은 도심에서 온 참관객들에게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 맛있고 감동적인 듯 했다. 진짜 시골밥상으로 배를 채운 관람객들을 반긴 건 한과 체험. 튀겨 놓기만 한 한과에 직접 매실 조청을 바르고 튀밥을 묻힌 후 포장까지 해 가는 체험이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처음 해 보는 작업에 신이 난 모습이었다. 할머니들은 조청을 바르는 법부터 튀밥을 고루 묻히는 법까지 일일이 알려주며 체험을 도왔다. 해피버스데이에 참여한 외국인 참관객들도 그 맛과 정성에 연신 감탄하며 견학을 위해 진열해 놓은 한과까지 구매해 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찾아가는 양조장 견학, 전통주 제조과정 견학하고 시음까지

버스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할머니들을 뒤로한 채, 다음으로 찾은 곳은 충남 당진에 신평양조장이었다. 9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은 3대 김동교 대표가 이어가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농림부가 그 가치를 인정해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한 곳이다. 대표적인 술은 하얀연꽃을 이용해 깔끔한 맛이 일품인 하얀연꽃 생막걸리와 약주. 그 중 약주는 올해 초 삼성 이건희 회장이 생일 건배주로 사용했을 만큼 맛과 품질을 인정받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당진 신평양조장
당진 신평양조장 김동교 대표가 직접 양조장 투어와 전통주 제조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조장 뒤켠에는 90년 양조장 역사만큼 오래된 술독이 전시되어 있다. 해피버스데이 외국인 참관객들은 그 오랜 역사와 문화에 감탄하는 모습이었다.
양조장 뒤켠에는 90년 양조장 역사만큼 오래된 술독이 전시되어 있다. 해피버스데이 외국인 참관객들은 그 오랜 역사와 문화에 감탄하는 모습이었다.

양조장 역시 추석이 대목이라 해피버스가 방문했을 때도 김 대표를 비롯해 모두가 주문을 받고 술을 담기 위해 정신 없이 바쁜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양조장 견학을 직접 진행하고 질문에 답하며 기념사진까지 서스름없이 찍는 모습이었다.

견학을 마친 일행은 양조장 바로 옆에 있는 고택으로 이동 앞마당에 마련된 시음장에서 하얀연꽃 생막걸리와 약주를 맛볼 수 있었다. 하얀연꽃 생막걸리는 전통적인 막걸리 맛에 가까운 '스노우'(5도)와 더 달고 산뜻하게 만든 '미스티'(7도)로 구분된다. 유리병에 담긴 미스티는 막걸리를 처음 마셔보는 외국인 참관객에게도 호평을 받으며 금세 동이 나 버렸다. 몇몇 외국인 참관객은 기자에게 술의 이름과 성분, 두 막걸리의 차이까지 꼼꼼히 물어 보며 그 뛰어난 맛과 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백석올미마을부터 신평양조장까지 해피버스데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산업과 방도혁 사무관은 “6차 산업을 통해 농촌과 도시를 연계시키고 직거래가 활성화될수록 농촌과 도시민 모두에게 큰 이익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6차 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트래블조선 안병수 기자 absdizz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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