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포커스] 두견주 문배주 교동법주… 전통주 부활하나

조회 수 2380 추천 수 0 2016.03.04 13:37:57

[포커스] 두견주 문배주 교동법주… 전통주 부활하나


                    

고려의 개국공신 복지겸은 병이 들어 온갖 약을 썼지만 낫질 않았다. 그의 어린 딸은 아버지를 위해 아미산에 올라 밤낮으로 기도를 드렸다. 100일이 지나자 신선이 나타나 딸에게 아미산의 진달래와 안샘(현 면천초교 뒤에 있는 우물)의 물로 술을 빚으라고 일러준다. 신선은 그 물로 빚은 술을 100일 후에 마시고 뜰에 두 그루의 은행나무를 심어 정성을 드려야만 효과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딸이 그대로 하였더니 복지겸의 병이 나았다고 전해진다. 진달래 꽃잎으로 술을 만들었다고 해서 두견주라고 불리는 이 술은 충남 당진에서 아직도 만들어지고 있다. 실제 진달래 향기가 나는 두견주는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두견주처럼 다양한 이야기와 효능이 담긴 전통주들이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와 같은 전통주들은 뭐가 있을까. 전통주라고 하면 대부분 막걸리와 소주를 떠올릴 것이다. 막걸리와 소주가 전통주에 속할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전통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전통주란 만드는 방법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전통주 정의는 법에 자세히 나와 있다. 1)주류 부문 중요무형문화재와 시·도지정문화재 보유자가 제조한 술, 2)주류 부문의 식품명인이 제조한 술, 3)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술 등이다. 법률이 정한 전통주는 예로부터 전승되어 오는 원리를 계승해 전통방식으로 만든 술이거나 지역특산물로 만든 술이어야 한다.
   
   시중에서 만날 수 있는 전통주는 무형문화재와 식품명인이 빚은 술과 각 지역 특산주가 있다. 현재 문화재청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인정한 전통주는 두견주, 문배주, 교동법주 등 3종류뿐이다.
   
   문배주는 평안도 지방에서 전승되어 오는 술로 술의 향기가 문배나무의 과실에서 풍기는 향기와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원료는 밀·좁쌀·수수이며, 누룩의 주원료는 밀이다. 색은 엷은 황갈색을 띠고 증류 및 숙성이 끝나면 알코올 도수가 48.1도에 달할 정도로 높다. 특이한 점은 문배나무의 과실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문배향을 풍긴다는 점이다.
   
   
   전통주란 무엇인가
   
교동법주는 경북 경주시 교동에 있는 최부잣집에서 대대로 빚어 온 전통주다. 교동법주를 처음 만든 사람은 최국준으로, 그는 조선 숙종(재위 1674〜1720) 때 궁중음식을 관장하는 사옹원(司饔院)의 참봉을 지냈다. 교동법주는 최씨 집안 마당의 우물을 사용해 만드는 곡주다. 색은 밝고 투명한 미황색을 띠며 알코올 도수는 16~18도 정도다. 밑술을 먼저 빚은 다음 이를 바탕으로 제2차 발효과정을 거쳐서 원래의 술을 숙성시키는 게 특징이다. 김홍우 전통주진흥협회장은 “전통주는 우리나라 역사와 밀접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술”이라며 “세상 그 어디에도 주식(主食)을 가지고 이렇게 다채로운 술을 만드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에서는 1986년 이후 더 이상 전통주에 관한 무형문화재를 선발하지 않고 있다.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 임승범 연구원은 “현재 전통주 무형문화재 보유자 1세대들은 모두 돌아가셨고 현재는 2세대가 그 맥을 잇고 있다”면서 “무형문화재가 자칫 상품적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전통주 관련 무형문화재는 추가로 선발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문화재청과는 별도로 각 지자체에서도 전통주 무형문화재들을 발굴하고 있다. 하향주(대구 달성군), 송로주(충북 보은), 송절주(서울 서초구) 등 각 지자체에서 인정한 시도별 무형문화재 보유자는 23명이다.
   
   식품명인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선발과 관리를 한다. 현재는 식품명인이 만드는 전통주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식품명인의 선발조건은 20년 이상 한 분야의 식품에 정진하였거나 전통방식을 원형대로 보존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1994년 송화백일주 제조기술 보유자인 조영귀씨를 시작으로 21명이 전통주 관련 식품명인으로 등록된 상태다. 안동소주(박재서), 전주이강주(조정형), 옥로주(유민자), 김천과화주(송강호), 한산소곡주(우희열) 등이 식품명인이 만든 전통주들이다.
   
   전통주 무형문화재와 식품명인의 차이는 무엇일까. 식품명인협회 방상진 사무국장은 “심사를 받는 곳이 달라서 명칭이 다른 거지 실력의 차이는 아니다”면서 “식품 관련 전문가들이 옛 고서를 바탕으로 절대평가하는 방식으로 식품명인을 선발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임승범 연구원은 “전통성을 지니면서 철저하게 전통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유산적 성격이 무형문화재라면 식품명인은 일종의 숙련공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복분자, 인삼, 구기자 등 지역에서 생산한 특산물을 원료로 만드는 지역특산주 제조업체는 전국 700여개에 달한다. 이들을 포함해 우리나라에서 현재 생산되는 전통주를 종류별로 분류하면 200종이 넘는다. 이들 전통주는 어디서 구매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전통주는 우체국 전용사이트와 제조사 및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만 판매가 가능했다. 올해부터는 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홈페이지와 조달청의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서도 전통주를 만날 수 있다. 명절 때 반짝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전통주를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매장도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충무로 1가 본점에 전통주 전문 ‘우리술방’ 매장을 비롯해 부산센텀시티점, 청담동 푸드마켓에도 매장을 열었다.
   
   전통주 활성화를 위해 판매경로 확대와 더불어 정부의 규제완화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지난 1월 28일 국세청은 전통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세율감면 대상을 확대했다. 그동안은 과일즙이나 포도를 숙성해 만든 브랜디 종류는 국내 농산물로 만들더라도 전통주의 범위에 포함시키지 않던 것을 다른 주류와 마찬가지로 50% 세율감면 혜택을 주기로 했다.
   
   
▲ 지난 2월 25일 서울 충무로 1가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우리술방’ 매장에서 한 손님이 점원에게 전통주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전통주시장 연 470억
   
   이와 함께 술 저장장치에 대한 규제도 완화된다. 현재 브랜디 생산을 하려면 술을 저장할 수 있는 오크통의 용량이 25t 이상이어야 한다. 저장장치에 대한 규제가 엄격한 이유는 브랜디는 반드시 1년 이상의 저장기간을 거쳐야만 상품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 이종훈 조사관은 “저장 용량에 대한 규제를 다 풀 수는 없지만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오크통의 규제를 10t 내외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월 2일 국무회의에서 주세법 개정안이 의결되면서 전통주를 쉽게 만들어 팔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개정안의 요지는 소규모 주류 제조면허 대상 주류의 범위에 탁주, 약주, 청주가 추가된 것이다. 이제는 하우스맥주처럼 전통주나 막걸리도 일정 자격요건을 갖추면 음식점에서 만들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막걸리는 5kL 이상, 청주는 12.2kL 이상의 담금·저장용기를 보유한 제조장만 주류제조면허를 취득할 수 있었다. 개정안은 1kL 이상~5kL 미만으로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그만큼 소비자들도 일반 음식점에서 하우스막걸리, 하우스전통주를 마실 수 있게 된 것이다.
   
   전통주의 시장규모는 얼마나 될까.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주류시장 규모는 약 9조원이다. 이 중 막걸리와 청주, 과실주가 차지하는 규모는 8000억~9000억원 정도이고, 그 가운데 법률이 인정하는 전통주는 47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업체들이 전통주 제조를 기피하는 이유는 원가가 비싸기 때문이다. 전통소주를 만들려면 쌀을 발효시키는 반면, 일반 소주는 수입산 고구마나 타피오카가 주원료이다. 원가에서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최근 전통주에 대한 규제완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국산 농산물 소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전통주 활성화를 위해 국세청과 농림축산식품부는 규제완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한편에서는 전통주 활성화를 위해 단순히 판매경로 확장과 규제완화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인소영 사무관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통주는 우체국 사이트에서 약 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면서 “온라인 판매가 확장된다고 해도 몇천만원 정도의 매출 상승 정도로 미비할 수도 있지만 지속적인 정책을 펼치면 반드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홍우 전통주진흥협회장은 제도적 지원도 필수지만 문화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전통주라는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게 먼저다. 전통주라면 고루하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용기 디자인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해외수출용 전통주는 ‘해모수’라는 브랜드로 일원화하고 우리나라의 전통주를 통해 향음주례(鄕飮酒禮) 문화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전통주시장 규모를 키워 수도권에 전통주 대형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게 숙원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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