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구, 개인의 삶 질적향상 추구”

조회 수 2151 추천 수 51 2006.03.19 20:56:57
[경향신문]      
    
지금까지 농학자 정도로 알려진 풍석 서유구(1764~1845)를 다산 정약용과 함께 조선 실학의 집대성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정약용이 경학 연구 등을 통해 경세치용의 실학을 집대성했다면 서유구는 박지원·박제가 등의 북학사상을 계승, 이용후생의 실학을 집대성했다는 것이다.


국문학자 안대회 명지대 교수는 지난 11일 ‘조선후기 달성서씨가의 학풍과 실학’을 주제로 열린 한국실학학회 주최 학술대회에서 ‘임원경제지를 통해 본 서유구의 이용후생학’을 발표했다. ‘임원경제지’는 서유구가 의식주·여가생활 등 살림살이의 방법을 16개 분야, 114권으로 나눠 정리한 백과사전의 일종. 지금까지 완역되지 않은 이 책을 본격 분석, 논문으로 발표하기는 안교수가 처음이다.


안교수는 ‘임원경제지’에 나타난 서유구의 학문적 특징을 실용과 이용후생으로 요약했다. 그러나 서유구의 실용은 부국강병책을 지향하는 여느 실학자들과 달리 일상생활의 편리성을 추구하는 데 일차적 목적을 두었다. 정약용이 경제와 제도, 국방 등 국가제도 개혁을 추구했다면 서유구는 농업과 의학, 산업 발전을 위한 실학을 추구했다.


‘임원경제지’는 바로 서유구가 추구하는 일상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방안이 담긴 책. 서유구는 이 책의 16개 지(志)를 통해 조선의 낙후된 기술현황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을 가하고 현실을 타개할 방책을 제시하고자 했다. 길쌈을 다룬 ‘전공지’에서 의복 재료의 낮은 품질을 얘기한다든지, ‘섬용지’에서 조선의 낙후된 기계 사용의 현실을 폭로하고 곡식 분쇄기 등 중국의 편리한 기계 도입을 역설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안교수는 서유구의 이용후생론이 의식주 등 기본 일상생활에 머무르지 않고 여가와 문화생활 향유까지 주장한 것은 박제가의 북학사상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했다. 예컨대 ‘명승지 유람’ 조항에서 여행용 수첩(行帳)과 차 세트(茶具) 같은 특별한 여행도구를 제시한 것이나 명절 때 즐기는 각종 놀이를 서술한 것이 그것이다.


안교수는 서유구의 이용후생학이 북학파를 계승하면서도 부국강병 같은 제도개혁보다는 개인의 생활과 복리에 초점을 맞추며 인간 삶의 질적 향상을 추구한 점을 특징으로 꼽았다. 또 박제가 등이 북학의 대상을 중국으로 한정한 데 반해 일본, 서양까지 포괄했다며 이용후생학이 서유구에 의해 구체화되고 집대성되었다고 결론지었다.


안교수는 “서유구의 이용후생학은 종으로는 박제가·박지원과, 횡으로는 이규경·이강회 등의 학술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면서 서유구를 19세기 북학사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집대성한 실학자로 규정했다. 그는 나아가 “이용후생학파의 학설이 18세기 후반 이후에 쇠퇴했다고 이해하는 것은 이제 수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향신문 조운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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