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전통명주 대이어 빚어

조회 수 1867 추천 수 42 2006.12.02 19:38:47
고향 전통명주 대이어 빚어

[대전일보 2006-12-01 23:33]

“고향을 지키게 된 이유요? 제가 하는 일은 제 고향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서천군 한산면 지현리에 위치한 한산 소곡주 나장연 대표는 고향을 지키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복잡할 것도 없다는 듯 간단히 대답했다.

“술은 물을 따라 다닌다고 했던가요, 한산면의 천연수는 염분이 없고 철분이 함유돼 물맛이 독특해요. 술 빚기엔 제격입니다. 인근 건지산에서 나는 약수로 담가야만 제대로 된 소곡주를 얻을 수 있어요. 한산면을 떠나선 소곡주를 빚을 수가 없습니다.”

한산소곡주는 나 대표의 할머니 김영신 여사(1997년 타계)가 선조들로부터 비법을 전수 받아 명맥을 이어오다가 1979년 충남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 받았으며, 며느리인 우희열씨에게 소곡주 빚는 법을 30여년간 전수했다.

이후 우희열씨가 1997년에 충남무형문화재를 승계 받아 나장연 대표와 함께 한산 소곡주의 전통을 잇고 있다.

충남도 무형문화재 제3호 후계자이자 전통식품 명인 제19호인 나 대표는 서울에서 대학을 마치고 잠시 직장 생활을 하다가 1991년부터 소곡주 빚기에 본격적으로 매달렸다.

1993년도 공장 시설을 현대화하고 판로를 확대해나갔다. 한산면 일대 가정에서 남 몰래 빚던 소곡주는 이런 과정을 거쳐 전국 애주가의 사랑을 받는 명주로 다시 태어났다.

상품도 다양화해 기존의 알코올도수 18% 소곡주 외에도 증류해 43%까지 도수를 끌어올린 불소곡주, 도수를 13%로 낮춘 백제 소곡주 등을 20여 종의 도자기 세트에 담아 선물용으로도 내 놓았다.

이런 노력은 차츰 결실을 맺어왔다. 한국관광공사 주관 디자인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해 맛과 디자인에서 품격 있는 술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2004년엔 청와대 ‘대통령 한가위 선물 세트’ 공식 공급업체로 선정되고 같은 해 농림부 주관의 ‘한국전통식품 베스트5 선발대회’에서 전통주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드라마 ‘서동요’ 및 영화 ‘왕의 남자’ 등에 공식 협찬하는 등 명성을 날리고 있다.

소곡주의 대중화에 몰두한지 16년이 지난 지금 한산 소곡주는 연매출 15억원을 자랑하는 지역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7월엔 미국 내 주류 수출업체인 삼화인터내셔널과 100만 달러의 수출계약을 맺어 세계시장 진출에도 본격 나섰다.

성공에도 불구하고 나 대표는 자만하지 않았다. 전통적인 생산방식을 고수하며 품질 관리를 더욱 엄격하게 했다.

“소곡주가 알려질수록 더 조심스러워집니다. 할머니와 어머니께선 항상 술 빚는 일은 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술을 한 번 담그시면 혹시 쉬어 버리지 않을까, 부정이나 타지 않을까 잠도 제대로 못 이루셨죠. 그런 정성으로 전통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고향을 지킨다는 신념으로 나 대표는 소곡주의 주 원료인 찹쌀과 멥쌀, 메주콩, 엿기름, 들국화, 생강 등 모든 재료를 지역 농산물만 사용하는 등, 지역사랑이 넘친다.

찹쌀은 120t을 매년 계약 재배하는 등 재료비만도 4억 원에 달하고 있으며 소곡주를 지키는 것이 곧 서천을 지키는 것이라 나 대표는 생각한다.

한산 소곡주가 세계 각국의 명주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는 날까지 나 대표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힌다.

“소곡주는 제 고향 한산의 역사가 그대로 녹아 있는 전통주입니다. 소곡주를 대중화하고 세계화하려는 저의 작은 노력이 고향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소곡주가 세계 명주의 반열에 오를 때까지 부단히 정진하겠습니다.”<舒川=崔秉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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