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香가득 담아 세계속 名酒꿈꾼다

조회 수 1469 추천 수 45 2006.07.28 08:52:46
‘앉은뱅이 술’로 불리는 명주(名酒)가 있다. 감미로움이 빼어나 한번 맛을 보면 자리에서 일어설 줄 모른다는 데서 유래했다. 취기를 느끼게 하지 않을 정도로 맛이 부드러워 그런 이름이 붙혀졌다는 설도 있다. 바로 한산소곡주다. 그 독특한 감칠 맛으로 유명한 소곡주는 한국 전통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땅 처음 술’로 연륜만큼이나 맛이 유명하다.

한산소곡주 나장연 대표(40). 충남도 무형문화재 제3호 후계자이자 전통식품 명인 제19호인 그는 한산소곡주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심혈을 다해왔다. 서울에서 대학을 마친 나 대표는 지난 91년부터 소곡주에 본격적으로 매달렸다. 무형문화재인 할머니 김영신 여사(97년 타계)가 조상으로부터 전수받아 명맥을 이었고 어머니 우희열 여사(66)와 함께 한산소곡주의 명맥과 전통을 이어가게 된 것. 그리고 15년이 지난 지금 나 대표는 한산소곡주를 연매출 15억원 규모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가내 수공업 형태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맛은 뛰어나지만 마케팅 개념은 거의 없었거든요.”

나 대표는 술맛의 전통을 지키되 소비자에게 보다 다가가도록 온갖 묘안을 짜냈다. 93년에는 공장 시설을 현대화했고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밤잠을 포기했다. 집에서 남몰래 빚던 술은 이런 과정을 거쳐 국민의 사랑을 받는 명주로 거듭났다. 상품도 다양화했다. 그렇게 나온 것이 기존의 18% 소곡주 외에 이 술을 증류시킨 불소곡주(43%)와 신세대 감각의 백제소곡주(13%)등이다. 이들 3종류의 술을 20여종의 도자기 세트에 담아 선물용으로 내놓아 인기를 높여갔다.

특히 주질 향상에 힘썼다. 사실 소곡주에는 찹쌀과 누룩, 향을 위한 약간의 국화잎과 부정을 타지 말라는 의미로 붉은고추 서너 개를 넣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100일을 숙성시켜야 한다. 정성이 부족하면 제대로 빚을 수 없다. 맛은 물과 누룩과 술익는 온도가 좌우한다. 한산의 건지산 밑에서 나는 약수를 고집하는 이유다.

하나 둘 결실이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디자인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면서 맛과 디자인에서 품격있는 술로 인식되기 시작한다. 그럴수록 나 대표는 전통적인 생산방식을 고수했고 주질 관리를 엄격하게 했다. 전통적으로 추수 뒤에 빚던 술이었음을 감안, 인공적으로 그 상태에 맞췄다.

“술이 대중화되면서 자칫 고유의 맛을 잃게 되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입맛은 참으로 까다롭거든요. 어느 한 순간 마음 놓을 수가 없네요.”

2004년에는 대통령의 공식 추석선물로 선정됐다. 또 농림부 주최 전통식품 베스트 5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전통주 부문 1등이었다.

이같은 결과를 얻기까지는 소곡주의 원료로 순수 국내 농산물을 사용하는 나 대표의 고집이 밑바탕됐다. 원료비가 비싸지만 그는 서천지역에서 생산된 찹쌀과 멥쌀을 주원료로 사용한다. 찹쌀은 연간 120t을 계약재배하고 있고 누룩과 콩등도 지역산만을 쓴다. 연간 그렇게 투자하는 돈이 4억원을 육박한다.

한산 소곡주는 이제 세계 시장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 무게를 두었던 마케팅에서 벗어나 불소곡주로 위스키등 고도주와 한 판 경쟁을 벌이게 됐다. 첫 수출품은 미국 LA로 간다. 꾸준히 홍보하고 마케팅을 한 결과다. 나 대표는 동경과 오사카국제식품박람회는 물론 상하이와 러시아등에 소곡주를 알려왔다. 최근에는 농어촌유통공사 주최로 한국전통주 수출박람회에 참가한 일본 주류바이어 20여명이 제조장을 방문, 제조과정과 시설을 살펴보고 수입 의사를 타진했다.

그러나 나 대표는 소곡주가 알려질 수록 조심스럽다고 털어놨다.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술 빚는 이의 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술 한번 담그면 제대로 빚어질까, 잠이 오지 않아요. 그런 정성으로 전통을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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