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전문가가 추천하는 ‘혁신’을 추구하는 막걸리 5종

조회 수 1224 추천 수 0 2021.04.28 14:10:00
한국가양주연구소 ‘서울’

한국 전통주 막걸리가 변화를 꾀하고 있다. 단순히 병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이라는 키워드와 만났다. 이런 ‘혁신’적인 변화 결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술이 되고 있다.

 

전통주 전문가이자 숙명여대 미식문화 최고위 과정 명욱 교수를 통해 혁신적 변화에 선봉에 서 있는 막걸리를 소개한다.

 

                                      ◆트로피컬한 과실향이 나는 한국가양주연구소 ‘서울’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국가양주연구소 류인수 소장이 지난 3월 출시한 술이다. 눈처럼 희고 아름다운 설화곡이라는 독특한 누룩에 충북 보은군 멥쌀인 삼광미로 빚은 신개념 크래프트 막걸리다. 인공감미료 및 향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쌀과 물과 누룩으로만 만들었는데, 막걸리에서 열대과실향이 난다. 류 소장은 “이것이 한국 전통주가 가진 발효의 미묘”라고 강조한다.

 

서울에서 가장 혁신인 부분은 설화곡이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누룩을 류 소장이 직접 개발했다. 대부분 양조장은 누룩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곳에서 누룩을 구매해 사용한다. 하지만 류 소장은 자신이 직접 누룩을 개발했다. 누룩을 만드는 레시피를 언제든지 공개하겠다고도 밝혔다. 마치 소프트웨어(SW) 기업이 자신의 핵심 기술을 공개하겠다고 한 것과 같다.

 

서울은 막걸리를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타그램에 올릴 만한)하게 따라 마실 수 있는 전용 디캔터와 잔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아직은 인터넷으로 구매가 안 된다는 것. 한국가양주연구소를 직접 방문하거나 전통주 바틀샵, 또는 한식주점에서 즐겨야 한다. 


                                           

           2.jpg

한강주조 ‘표문’

                                                      ◆곰표를 뒤집은 한강주조 ‘표문’

 

네이버 스마트 쇼핑 광고로 유튜브 조회수 400만뷰 가까이 찍은 한강주조와 대한제분 협업 제품이다. 한강주조는 서울 성수동에 있는데, 서울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서울 강서구에서 재배되는 경복궁쌀을 사용해 술을 빚는다. ‘표문’ 막걸리는 전체적으로 바나나 향이 살짝 느껴지며, 매끈한 감촉과 부드러운 터치감이 특징이다.

 

독특한 포인트는 바로 ‘표문’이라는 막걸리 명칭. 막걸리는 뒤집어서 마신다는 특징을 살려 거꾸로 놓으면 제품의 정체성이 드러난다. 바로 곰표를 거꾸로 표기해놨던 것. 표문은 사실 ‘곰표’ 막걸리를 의미한다. 레트로를 추구하는 곰표가 한강주조와 협업해 막걸리에 재미요소를 더했다. 여기에 30대 젊은 양조인 고성용 한강주조 대표의 뻔뻔하면서 자신감 넘치는 스웩도 한몫했다. 고리타분한 것처럼 느껴졌던 전통주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줬다.

                 복순도가 ‘체리블라섬’. 푸드 칼럼니스트 김새봄 인스타그램 캡처

                              ◆피크닉 때 들고 가는 스파클링 막걸리 복순도가 ‘체리블라섬’

 

복순도가는 원조 스파클링 막걸리로 울산 울주군 영남알프스에 있는 유명 전통주 도가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MZ세대가 전통주 시장을 이끌 것이라는 판단, 사발이 아니라 샴페인 잔에 마시는 막걸리를 내놨다.

 

‘체리블라섬’은 유스컬처 콘셉트스토어 ‘케이스스터디(CASESTUDY)’와 협업해 제작한 특별 한정판 피크닉 패키지다. 벚꽃이 흩날리는 듯한 탄산감을 가진 스파클링 막걸리 ‘복순도가 손막걸리’ 3병, 탄산이 터지는 느낌을 표현한 매트, 아날로그 감성의 일회용 카메라에, 언제든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보냉백까지 포함됐다. 흔한 말로 봄이라는 계절감을 잔뜩 담은 막걸리라고 할 수 있다.

                                                         청산녹수 ‘G12’

                                              ◆아이스 공법으로 발효한 청산녹수 ‘G12’

 

무감미료 프리미엄 막걸리를 추구하는 전남 장성의 청산녹수에서 나온 제품이다. 제품명 ‘G12’에서 G는 골디락스(Goldilocks)를 뜻한다. 골디락스는 영국의 전래동화인 ‘골디락스와 세 마리 곰’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으로, ‘딱 좋은 상태’를 뜻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12는 알코올 도수. 즉 G12는 골디락스12다.

 

G12는 쌀과 물, 누룩으로만 술을 빚었다. 쌀에는 멥쌀과 찹쌀을 섞었다. 그래서 첫맛은 멥쌀 특유의 드라이한 맛이 있으나 마시고 나면 잔잔한 단맛이 남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입맛을 돋우는 산미까지 느껴져 ‘딱 좋은 상태’다.

 

G12는 기존 막걸리가 기온 20도 전후에서 발효하는 것과 달리 10도 전후 초저온에서 발효를 진행한다. 알코올 발효를 담당하는 효묘균 역시 국내 토종균을 사용해 지역적, 전통적 특성을 살린 제품이다.

                                                     배혜정도가 ‘매화마름’

                                            ◆유기농쌀로 만든 맛술 배혜정도가 ‘매화마름 ’

 

막걸리는 아니지만 혁신을 추구하는 전통주 관련 제품이 있다. 바로 배혜정도가의 ‘매화마름’이다. 매화마름은 마시는 술이 아닌 요리를 위한 술이다. 일명 ‘맛술’로, 흔히들 ‘맛술’이라고 하면 요리에 쓰이는 술로 쌀로 만든 술에 조미료를 첨가한 것으로 여겨진다. 즉 술이 아니라 음식의 잡냄새를 잡아주는 ‘저품질의 무엇’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매화마름’은 다르다. 세계 최초로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에서 재배한 유기농 쌀 매화마름을 사용해, 하나하나 발효를 통해 술을 빚었다. 전체적으로 고기 잡내를 잡은 부분이 좋으며, 직접 우리 쌀로 만든 맛술인 만큼 특유의 감칠맛도 살아있다. 단순히 빨리, 싸게 만들던 맛술이 아니라 농업의 부가가치를 살린 ‘사회적 가치’를 가진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전통주 전문가가 추천하는 ‘혁신’을 추구하는 막걸리 5종 - 세계일보 (segye.com)

List of Articles
제목 조회 수sort 날짜
2018 대한민국 우리술 주안상 대회 Real영상 2757 2018-12-17

전통주 연구소 박록담 선생

전통주 연구소 박록담 선생 "미치지(狂) 않으면 미치지(及) 못한다. 세상에 미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큰 일이란 없다." 인문학을 가르치는 모 교수의 책에서 읽은 글귀이다. 어떤 한 가지 일에 모든 정성을 쏟고 인생을 내던지는 사람들을 보면 갑자기 숙연해...

  • 조회 수 6363
  • 2006-02-09

정품연태고량주 '조심'...허용외합성첨가물 검출.회수

정품연태고량주 '조심'...허용외합성첨가물 검출.회수 【대전=뉴시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정품연태고량 34%'에서 허용외합성첨가물인 '싸이클라메이트'가 검출돼 대전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대전식약청)이 회수에 나섰다. 18일 대전식약청에 따르면 대전 ...

  • 조회 수 5951
  • 2007-05-02

[전통주, 세계화의 길을 묻다](9)경주 교동법주 file

-> 경주최씨 가양주인 교동법주가 300여년이나 빚어지고 있는 교촌주손 최경 씨의 자택 물봉진사 고택이다. 이 고택 마당에는 전통주 발효에 가장 알맞은 수백년된 우물이 있다. -> 경주 교동법주와 함께 약식과 송화다식, 소고기 육포와 명태 보푸라기, 김치...

  • 조회 수 5470
  • 2010-09-10

전남도, 농산물 유통·가공업체 적극 육성

[연합뉴스 보도자료 2006-05-18 15:30] [전라남도청] 전남도, 농산물 유통·가공업체 적극 육성 -소비촉진·가격안정 위해 경영컨설팅비 및 가공원료 수매자금 지원- 전남도는 도내 농산물의 소비촉진과 가격안정을 위해 농산물유통, 가공업체를 적극 지원·육성...

  • 조회 수 4806
  • 2006-05-18

햅쌀 막걸리대회 ‘주인(酒人)’은 누구 ?

햅쌀 막걸리대회 ‘주인(酒人)’은 누구 ? 가양주연구소, 20일 선발대회 햅쌀로 빚은 막걸리가 한데 모여 품질을 가리는 전국 규모의 대회가 열린다. 한국가양주연구소는 오는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0 대한민국 가양주 주인(酒人) 선발대회’를 열기로...

  • 조회 수 4195
  • 2010-11-05

와인 이어 사케(일본 청주) 공습

와인 이어 사케(일본 청주) 공습… 전통주 울상 20~30대 젊은층 '사케바' 발길 북적… 수입량 5년 만에 7배, 창업 열풍도 와인 열풍에 이어 이번엔 '사케(일본 청주)'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수입주류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해온 와인의 아성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

  • 조회 수 3862
  • 2007-12-05

전국 최고 떡·가양주 명인 뽑는다

전국 최고 떡·가양주 명인 뽑는다 경기, 우리쌀 소비촉진 위해 … 20일 코엑스서 경기도가 오는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우수한 우리쌀을 널리 알리고 쌀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우리쌀로 떡과 술을 빚는 ‘2010 대한민국 떡 명장·가양주 주인(酒人) ...

  • 조회 수 3812
  • 2010-11-18

안성 술박물관 박영덕 관장

‘자네 집에 술 익거든 부디 날 부르시게, 내 집에 꽃 피거든 나도 자네 청하옴세, 백년덧 시름 잊을 일 의논코자 하노라.’ 경기 안성에 위치한 술박물관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시조이다. 한잔 두잔 오가다보면 슬픔을 지워주고 기쁨을 더해주는 술. 낯선 사람...

  • 조회 수 3645
  • 2006-02-07

경기도, ‘2010 대한민국 떡명장·가양주 酒人 선발대회’ 개최

경기도, ‘2010 대한민국 떡명장·가양주 酒人 선발대회’ 개최 경기도는 오는 11월 20일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우수한 우리 쌀을 널리 알리고, 쌀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우리 쌀로 떡과 술을 빚는 “2010 대한민국 떡명장·가양주 酒人 선발대회”를 개최한다. ...

  • 조회 수 3637
  • 2010-11-18

식음료, 산소 사냥 나섰다 file [88]

-> 밀폐캡으로 산소를 차단한다=밀러브루잉코리아의 ‘그롤쉬’는 맥주병 입구에 산소를 차단하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스윙탑’ 병마개를 장착했다. 스윙탑은 오프너로 병 뚜껑을 따거나 손으로 돌려 따는 트위스트 오픈캡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타입...

  • 조회 수 3549
  • 2010-09-03

경기도, 전국 최고 떡-가양주 명인 선발

경기도, 전국 최고 떡-가양주 명인 선발 (수원=송동근기자) 경기도가 전국 최고의 떡 및 가양주(家釀酒-집에서 빚은 술) 명인을 선발한다. 도는 오는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우리 쌀을 널리 알리고, 갈수록 줄어드는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떡과 술을 ...

  • 조회 수 3231
  • 2010-11-18

한국관광공사 추천 11월의 가볼만한 곳②

한국관광공사 추천 11월의 가볼만한 곳② 물맛 따라, 술맛 따라, 한국의 전통주를 찾아서 3대째 가업으로 막걸리맛 이어간다 한국관광공사는 “물맛 따라, 술맛 따라, 한국의 전통주를 찾아서”라는 테마 하에 2010년 11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270년을 이어온 양...

  • 조회 수 3138
  • 2010-11-04

주류관련 학과가 새로 생겨 알려드립니다 [1]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http://www.suv.ac.kr)라는 곳인데요. 2006년3월부터 발효식품과학과가 신설되었습니다. 이 과를 소개하는 내용을 조금 옮겨 보면 <주류산업의 리더, 건강 기능성식품의 미래를 개척하는 첨단 발효식품과학과 우리나라의 주류산업 및...

  • 조회 수 3134
  • 2006-02-09

쑥고개엔 쑥이 없다

[심상덕의 서울야화 (3)] 쑥고개엔 쑥이 없다 [서울신문 2006-04-21 09:00] [서울신문]절기의 변화는 막을 수가 없습니다. 길을 지나다가 잘 한번 보세요, 양지바른 쪽으로는 벌써 풀잎들이 파릇파릇 돋아나 있고, 또 들판에 나가 보면 그 왜 쑥 있잖아요, 이...

  • 조회 수 3129
  • 2006-05-02

경기도, 전국 떡.막걸리 명인 선발대회

경기도, 전국 떡.막걸리 명인 선발대회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경기도가 전국 최고의 떡 및 가양주(막걸리) 명인을 선발한다. 도는 11일 "오는 20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우리 쌀을 널리 알리고, 갈수록 줄어드는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쌀로 떡과 술...

  • 조회 수 3113
  • 2010-11-18

집에서 담근 술 ‘가양주’빚는 사람들

최근 들어 ‘별’ ‘아침이슬’ 등 소주의 이름이 다양해지고 있다. 오십세주, 레몬주, 오이주를 즐기던 젊은이들이 자신의 개성을 술에서도 찾기 시작했다. 우리술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술 만들기 강좌의 증가, 술 동호회의 활성화 등과 맞물려 가양...

  • 조회 수 3112
  • 2006-07-28

獨맥주·佛와인 무관세되면 국내 주류시장 잠식할 우려 [1]

한·EU FTA, 피해 산업은 獨맥주·佛와인 무관세되면 국내 주류시장 잠식할 우려 BMW 등 자동차도 가격 13% 하락 예상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수석대표인 김한수(왼쪽) 통상교섭본부 FTA 추진단장과 이그나시오 가르시아 베르세로 EU 집행위 통...

  • 조회 수 3028
  • 2007-05-07

[뉴스테이션/뉴스데이트]핀란드인 따루 “주모라고 불러줘”

박제균 앵커) '미녀들의 수다'라는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핀란드인 따루 살미넨 씨를 아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에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모습으로 인기를 얻었죠. (구가인 앵커) 따루 씨는 스스로를 자칭 막걸리 홍보대사라고 소개...

  • 조회 수 3022
  • 2010-11-04

경기도, '집에서 빚은 술' 전국 최고 뽑는다 [71]

경기도, '집에서 빚은 술' 전국 최고 뽑는다 | 기사입력 2011-08-09 15:13 광고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가양주(家釀酒)는 말 그대로 '집에서 빚은 술'로, 우리 조상은 가정에서 술을 빚어 제사나 집안 행사에 사용했다. 집집이 술 ...

  • 조회 수 3016
  • 2011-08-28

떡명장·가양주 酒人 선발

떡명장·가양주 酒人 선발 오는 20일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우수한 우리 쌀을 널리 알리고, 쌀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우리 쌀로 떡과 술을 빚는 “2010 대한민국 떡명장·가양주 酒人 선발대회”가 열린다. 경기도가 마련한 대회의 ‘떡 명장 선발’은 전국 떡 기...

  • 조회 수 2961
  • 2010-11-1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