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천상병

조회 수 7098 추천 수 0 2011.04.27 13:59:54

막걸리

                                              천상병

 

나는 술을 좋아하되

막걸리와 맥주밖에 못 마신다.

 

막걸리는

아침에 한 병(한 되) 사면

한 홉짜리 적은 잔으로

생각날 때만 마시니

거의 하루 종일이 산다.

 

맥주는

어쩌다 원고료를 받으면

오백 원짜리 한 잔만 하는데

마누라는

몇 달에 한 번 마시는 이것도

마다한다.

 

세상은 그런 것이 아니다.

음식으로 내가 즐거움을 느끼는 때는

다만 이것뿐인데

어찌 내 한 가지뿐인 이 즐거움을

마다하려고 하는가 말이다.

 

우주도 그런 것이 아니고

세계도 그런 것이 아니고

인생도 그런 것이 아니다.

 

목적은 다만 즐거움인 것이다.

즐거움은 인생의 최대목표이다.

 

막걸리는 술이 아니고

밥이나 마찬가지다

밥일 뿐만 아니라

즐거움을 더해주는

하나님의 은총인 것이다.

-------------------------------------------------------------------------------

 

막걸리

                                               천상병

 

남들은 막걸리를 술이라지만

내게는 밥이나 마찬가지다

막걸리를 마시면

배가 불러지니 말이다.

 

막걸리는 술이 아니다

옥수수로 만드는 막걸리는

영양분이 많다.

그러니 어찌 술이랴

 

나는 막걸리를 조금씩만

마시니 취한다는 걸 모른다.

그저 배만 든든하고

기분만 좋은 것이다.

-------------------------------------------------------------------------------

 

막걸리

                                                 천상병

 

나는 막걸리를 퍽이나 좋아한다.

막걸리는 배가 불러지고

목마름을 다신다.

선조 대대로

우리 민족은 이 막걸리를 마셨다.

오늘의 발전도 막걸리 때문이다.

오늘도 막걸리

내일도 막걸리

어찌 잊으랴 이 막걸리를

-------------------------------------------------------------------------------

 

 

 

며칠 째 이어지는 흐린 날씨에

방금 부친 전과 막걸리 생각이 간절해지는 오늘입니다.

 

고인이 되신 천상병 시인은 막걸리를 참 좋아했다고 합니다.

막걸리는 밥과 마찬가지라며

오늘도 막걸리, 내일도 막걸리 어찌 잊으랴..

 


누룩

2011.04.27 20:54:43
*.96.206.107

천상병 시인의 막걸리 사랑....

좋은시 감사드립니다...

 

저녁에 가족들과 간단한 안주에 막걸리 한잔 하셔야 겠어요...

저도 갑자기 막걸리에 파전 생각이 나네요...ㅎㅎ

 

행복한  저녁시간 되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시음표와 레시피 작성표 다운 받아가세요. file [6] 누룩 2011-07-10 38640
824 술빚기의 첫발을 내딛으며.. [1] 식객 2007-11-26 1675
823 누룩 디디기 시연 중인 최원선생님.~^^ file 酒人 2007-11-26 2227
822 <b>양복에 주전자와 주걱을 들고,,,</b> file [3] 酒人 2007-11-26 1808
821 25일 강좌내용 동영상 올려주세요~~ [1] 비야 2007-11-27 1681
820 <b>식객-소주의 눈물 편에 나오는 소주내리기 시연</b> [3] 酒人 2007-11-27 3283
819 2008 신년 정기모임&막걸리잔치 [4] 酒人 2007-12-04 2142
818 깨진 비중계 [1] 설야 2007-12-05 1691
817 증류시 메틸알콜을 버리는 시점은? [2] 비야 2007-12-06 7140
816 감기조심하세요~~~~ [1] 최소희 2007-12-07 1621
815 <b>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b> [3] 酒人 2007-12-31 2131
814 술독 새해 福 마니마니 받으세요... [1] 봇뜰 2008-01-02 1604
813 한해을 보내면서 좋은술을 빚기위해 찍은 사진입니다... file 봇뜰 2008-01-03 2148
812 한해을 보내면서 좋은술을 빚기위해 찍은 사진입니다... file [1] 봇뜰 2008-01-03 2094
811 연두색 막걸리~^^ file [6] 酒人 2008-01-07 1898
810 즐거운 신년정기모임^^ [4] 관리자 2008-01-13 1908
809 [re] 즐거운 신년정기모임^^ file [3] 책에봐라 2008-01-15 1638
808 우리술독 멋있는 신년회~~~ file [2] 봇뜰 2008-01-15 1749
807 오정주로 보답하겠습니다.^^ [4] 酒人 2008-01-16 2027
806 술맛이 "굿"입니다.......^^ file [3] 봇뜰 2008-01-21 1807
805 단양주 도전해 봤습니다...^^ file [1] 봇뜰 2008-01-29 1833
804 즐거운 명절되세요...^^ [1] 봇뜰 2008-02-06 1530
803 <b>숭례문... 가슴아프다.</b> [2] 酒人 2008-02-11 1675
802 주인장님 한번 해보세요☞북촌문화센터 전통주강좌개설 [2] 조영진(부 2008-02-14 2161
801 술독 교육프로그램에 관하여 [1] 공주 2008-02-15 1589
800 <b>설화주(雪花酒)</b> [2] 酒人 2008-02-16 2971
799 처음 도전한 술을 걸렀습니다 [2] 공주 2008-02-23 1631
798 새해 인사가...^^;; [1] 최소희 2008-02-26 1635
797 <b>촌지(寸志)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b> 酒人 2008-03-02 1720
796 삼백주에 도전해보고 싶은데요... [4] 공주 2008-03-10 1627
795 실명의 중요성~~~ [1] 봇뜰 2008-03-13 1632
794 익어가는 오종주 file 酒人 2008-03-20 2552
793 익어가는 흑미주 file [1] 酒人 2008-03-20 1653
792 지역별 우리술에 대해서 궁금한점이 있는데요. [1] 달빛아래 2008-03-25 2157
791 [re] 지역별 우리술에 대해 [4] 酒人 2008-03-26 2094
790 <b>술독 2살, 생일 축하합니다.</b> [4] 酒人 2008-03-27 1914
789 서울에 왔어요.^^ [6] 달빛아래 2008-03-27 1762
788 완성된 오종주 ^^ 기름이 철철철 file [1] 酒人 2008-04-21 1689
787 완성된 흑미주 - 흑미라 할 수 없는..^^ file [1] 酒人 2008-04-21 1883
786 완성된 단호박주 - 여성분들이 뿅 가겠네요.^^ file [1] 酒人 2008-04-21 1871
785 술독 봄맞이 정기모임을 맞이하면서,,,,,,,^^ [3] 봇뜰 2008-04-23 161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