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술, 밥알 띄우기

조회 수 4239 추천 수 143 2006.03.02 00:00:43
부겸주(浮兼酒)와 부렵주(浮?酒) 그리고 변탁주위청주법(變濁酒爲淸酒法)

여기서 부겸주와 부렵주는 보는 바와 같이 술 이름이고, 변탁주위청주법은 말 그대로 "탁주를 청주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두 술 모두 뜰 부(浮)자를 쓰고있는 것을 눈여겨 봐야 할 것입니다.

부겸주는 주찬(1800초)에 " 찹쌀 1되로 물러 퍼지게 밥을 짓고 누룩 1되를 고루 섞어 독 밑에 깐 다음, 좋은 탁주 1동이를 그 위에 부어 단단히 봉해 둔다. 3일이면 청주가 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부렵주는 고려대규곤요람(1795)에 "점미 2되를 백세하여 밥을 지어서 누룩 1되를 섞어 항아리에 담고, 독한 탁주 1동이를  부어 두면 3일만에 술이 익는다"라고 하였습니다.

변탁주위청주법은 증보산림경제(1766)에 "술이 익기 전에 손을 대어 퍼내어 마시면 술이 온통 탁해져 맑은 술을 취할 수 없게 된다. 이럴 경우에는 곧 전내기(물을 조금도 타지 아니한 술)를 체에 걸러 막걸리를 만들어 다시 독에 붓는다. 별도로 찹쌀 3되로 밥을 지어 고운 누룩 1되와 섞고 5-6개의 덩어리를 만들어 독에 넣어 두면 3일만에 술이 맑아진다. 이것은 쌀 1말을 빚어 전국을 만든 경우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세 술의 공통점은 탁주를 청주로 만드는 법이라는 것입니다.

이 술들은 청주가 필요할 때 사용하던 방법으로서 일반가정에서 술을 빚어 술이 맑게 나오지 않았을 때, 위와 같은 제조법을 사용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하여 쓴 것입니다.

또한, 탁주를 청주로 만드는 법 이외에도 "술 위에 밥알을 띄우는 목적"도 있어 시각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손님을 초대하였거나 좋은 술을 더 좋게 보이기 위해 밥알을 띄어 손님에게 내 놓는다면 술을 더 값지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1. 탁주 1말을 준비한다.
2. 찹쌀 2되를 백세하여 고두밥을 만들어 식힌다.
3. 누룩 1되와 잘 섞어 술독에 담는다.

이 술빚기는 알코올과 미생물이 많이 생성되어 있어서 자칫 높은 온도에서 발효시키면 술에서 신맛이 날 수 있으니 기존에 빚는 법대로 빚으면 안될 것입니다.

1. 탁주를 먼저 잘 소독된 술독에 담는다.
2. 식힌 고두밥과 누룩 1되를 술독에 넣는다.
3. 긴 주걱 등으로 휘저어 준다.

이것은 자칫 술을 용기에 붓고 고두밥과 누룩을 섞어 다시 술독에 넣는 과정이 되면 필연적으로 탁주가 공기와 접촉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1. 술독에 넣은 다음에는 보쌈을 하지 말고 20-22도 정도되는 실온에 둔다.
2. 20도 보다 낮은 온도도 괜찮을 것이다.

3일 정도 후에 밥알이 떠오르면(밥알이 떠오른다는 것은 술이 맑아졌다는 의미)떠 있는 밥알과 술을 함께 마십니다.


전통주는 "술독" www.suldoc.com

이유미

2006.03.02 00:21:41
59.10.1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이상훈

2006.03.02 01:24:11
211.230

<전통주 비법 211가지>(박록담 저, 코리아쇼케이스 간) 60페이지 내용도 참조하세요.

비슷한 술빚기로 <산가요록>의 '급시청주', <주방문>의 '급청주'가 있고, 가양주(진도 청주 한씨 가문의 술)로서 '동방주'가 있습니다.

문헌 상에 보면 '전내기'='독한 탁주'='좋은 탁주'는 같은 개념으로 봐야 할 듯 합니다.

동방주에서는 특이하게도 누룩가루를 막걸리에 넣고 충분히 불리는 과정이 있고, 누룩과 고두밥 그리고 막걸리를 쳐대는 과정은 없으며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실내에 앉힌다.

그러나 동방주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동방주를 맛있게 하려면 여름에는 술을 되게 하고, 봄과 가을에는 무르게 담는다>는 것이다.

'되다'???? 무슨 뜻일까? 좋은(독한) 탁주???? 아니면 적은 량의 탁주???
'무르게'??? 이는 무슨 뜻일까? 물섞은 탁주??? 아니면 여름보다 더 많은 탁주????

酒人

2006.03.02 02:09:41
125.188

개인적인 질문이지만 이상훈님께서는 항상 늦게 주무시는 것 같아요...ㅋㅋㅋ

그리고 글을 쓰고 항상 이상훈님의 답글이 기다려집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1. 전내기 (물 타지 않은 탁주), 독한 탁주, 좋은 탁주 는 이상훈님께서 말씀 하신 것 처럼 같은 개념으로 봐야 무방하다 봅니다.

다만, 변탁주위청주법에서 사용된 "전내기"는 다른 각도로 봐도 좋을 듯 합니다. 즉, 물 타지 않은 탁주이니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으니까요. 방문에도 "술이 익기 전에.."라는 표현이 있듯
전내기를 꼭 "좋은 탁주다" 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2. 이런 방법으로 빚는 술은 차지도 덥지도 않은 곳에서 빚어야 한다고 봅니다. 개인적인 의견은 위에 설명하였으니 생략하겠습니다.

3. 되다 : 물기가 적어서 뻑뻑하다. 질지 않다.
무르다 : 단단하지 아니하다. 사전적 의미 그대로 해석하면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탁주의 양은 정해져 있을 것이니 탁주와 섞는 곡물의 양으로 '되고' '무르고'를 조절하는 것이라 봅니다.

또한, 많은 양의 탁주가 들어가는 술빚기는 "좋은 탁주"를 사용해야 좋은 술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주 비법 211가지>에도 소개되어 있듯이 좋은 탁주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 청주를 만드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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