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주가 아니라 백주다.

조회 수 4973 추천 수 0 2012.08.31 21:20:58

많은 사람들이 '탁주'라는 말을 사용한다. 말 그대로 '탁한 술'을 탁주라고 하고 맑은 술을 '청주'라고 한다. 주세법에도 막걸리라는 말 대신 탁한 술 '탁주'라고 되어 있다.  우리가 생각하지 않은 이 탁주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가능하다면 탁주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과 함께 이러한 것을 많이 알렸으면 하는 바램에서 이 글을 쓴다.

 

'탁주'가 아니라 '백주'다. 즉, '탁한 술'이 아니라  '흰 술'이 맞는 말이다.

 

우리는 탁주라는 말을 너무 당연하게 사용한다. 누구도 이 탁주라고 하는 것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주세법에도 탁주라고 되어 있고 모든 술 관련 책에도 '탁주'로 기록한다. 그러나 탁주라는 말과 백주라는 말이 갖는 의미는 전혀 다르다. 막걸리는 탁한 술이 아니고 흰 술이다. 흰 종이를 탁한 종이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흰 색은 탁한 색이 아니다. 외국인들에게도 탁주라고 하는 것 보다는 백주 즉, 흰 술이라고 소개하는 것이 훨씬 이미지가 좋을 것이다.

 

사람이 첫인상이 중요한 것처럼 술 또한 첫인상이 중요하다. 그래서 디자인이 중요한 것이고 이름이 중요한 것이다. 일본에 의해 쓰여진 주세법에 '탁주'로 표기되어 있다고해서 계속 탁주를 쓰는 것은 술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이러한 단어 하나하나에 관심이 없었는지를 알려준다. 막걸리의 세계화를 외치면서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이 단어하나 바꾸려는 노력도 없다.

 

예부터 서양에서는 우리나라의 애칭을 '백의민족'이라 칭했다. 유난희 흰색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 흰색의 술은 탁하고 흐린 술이 아닌 '맑고 깨끗한 흰 색의 술' 이었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단어가 바뀌지 않더라도 술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나씩하나씩 바꿔 나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는 탁주를 백주라고 부르자. 더 나아가 흰술로 부르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고려의 무신이자 문신 이규보가 쓴 '백주시(白酒詩)'라는 것이 있다.  이규보는 이 시를 쓴 배경에 대해서 서술한다. 

 

予昔少壯時喜飮白酒以其罕遇淸者而常飮濁故也及歷顯位所飮常淸則又不喜飮濁矣豈以所習之然耶近因致仕祿減往往有淸之不繼者不得已而飮白酒則輒滯在胷鬲間不快也昔杜子美詩云濁醪有妙理何也予昔常飮時慣飮而已實未知妙處况今乎蓋甫本窮者也亦豈其以習而言之耶遂作白酒詩云

 

내가 예전에 젊었을 때 막걸리[白酒] 먹기를 좋아한 것은, 맑은 술을 만나기가 드물어 늘 막걸리를 마셨기 때문이었는데, 높은 벼슬을 거치는 동안에 늘 맑은 술을 마시게 되매 또 막걸리를 좋아하지 않았으니, 습관이 되었기 때문인가. 요새는 벼슬에서 물러나 녹이 준 때문에 맑은 술이 계속되지 못하는 때가 있어 하는 수 없이 막걸리를 마시는데, 금방 얹혀서 기분이 나쁘다. 옛날에 두자미(杜子美 두보(杜甫))는 그의 시에서 막걸리에 묘리가 있다.[濁醪有妙理]’하였으니 웬지 모르겠다. 나는 옛날 늘 마시던 때에도 그저 마셨을 뿐이요 그 좋은 점을 몰랐었는데 하물며 지금이랴. 두보(杜甫)는 본래 궁했던 사람이라 역시 그 습관으로 인하여 말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드디어 백주시를 지었다.


종후니

2012.09.03 10:33:01
*.98.112.224

맥락을 보면 이규보는 탁주(현인)보다는 청주(성인)을 좋아한 거 같아요. 물론 궁하면 청탁불문하고 먹겠지만 아직은 두보가 탁료를 즐김을 이해못하는 거 같아요. 백주라하면 중국의 바이주랑 혼동될 거 같은데 막걸리로 부르지요.

酒人

2012.09.03 11:17:38
*.151.218.8

주세법상 '탁주'라고 되어 있는 것을 '백주'라고 했으면 해서 쓴 글입니다. 당연히 막걸리는 그대로 써야죠. 막걸리와 탁주는 개념 자체부터가 다른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탁주를 막걸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탁주' 대신 '막걸리'라고 쓰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기때문에 탁주를 외국인들에게 해석했을때보다는 '백주'라는 의미가 더 좋을 것 같아 드리는 말씀입니다. ^^ 그리고 중국의 백주는 대부분 증류주를 말하고 우리나라의 백주는 발효주를 의미하죠.

말술이좋아

2012.10.07 00:01:44
*.137.220.60

탁주,백주 보다 '막걸리'에 한표 던집니다.
'막걸리'로 표현하는 것이 훨신 정겹고 느낌이 옵니다.
여러 전통주 단체에서 모두 같은 생각이기를 바래 봅니다.

크게될년

2013.02.26 15:08:14
*.164.31.115

백주에 한표 던집니다^^
정겨운것도 좋지만 너무 전통을 지키는것 보단 이제 전통주도 서서히 조금씩 변해야 널리 알릴수있습니다~ 그래야 고급스러우면서도 널리퍼지고 세계화 되야 되지 않겟습니까? 그러려면 저희나라에서만 통하는 막걸리(탁주)보단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고급스러운 백주가 낳을꺼 같네요~^^ 전통주의 이름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름의 따라 마시느냐 안마시느냐도 달려있죠 그러니 이름을 잘지으냐에 따라 다른나라들도 저희나라를 우습게 안보고 전통을 지키면서도 저희만의 술을 만들면 저희나라가 더 높이 세계화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전통주의 이름도 굉장히 중요하다는걸 아셧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11기 이은경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시음표와 레시피 작성표 다운 받아가세요. file [6] 누룩 2011-07-10 39504
1064 열심히 하는 모습... file [1] 봇뜰 2008-07-16 1567
1063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file [3] 책에봐라 2008-04-27 1568
1062 10월정기모임 file [4] 복드림 2008-10-13 1570
1061 신문 벗긴 누룩 입니다... file [2] 봇뜰 2008-07-16 1571
1060 교육안내 file [1] 강마에 2009-04-13 1571
1059 백곡 뒤집기 2,,, file [2] 봇뜰 2008-07-19 1572
1058 파란잠은 오지않고.. [1] 도연명 2008-06-02 1572
1057 술독화이링~ [1] 권희승 2007-11-15 1574
1056 다들.. 한가위 만 같으세요들.. [1] 산우 2007-09-28 1575
1055 오랜만이네요 ^ㅡ^~! [1] 한국인 2009-06-09 1576
1054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1] 오야봉 2009-05-18 1578
1053 고향이그리워.. [1] 대감 2008-12-21 1579
1052 기축년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1] 녹야 2009-01-02 1580
1051 한가위...잘 보내세요...*^^* [3] 최소희 2007-09-24 1580
1050 우리 전통주의 미래는 밝다. [4] 내사랑 2008-11-30 1583
1049 <b>축하는 10년 후에, 안녕하세요. 酒人입니다.</b> file [1] 酒人 2009-02-01 1587
1048 민속주가 무엇입니까? 농부의 아 2009-03-17 1587
1047 틀에 밀가루 담기... file 봇뜰 2008-07-16 1588
1046 누룩 디디면서...^^ file [2] 봇뜰 2008-07-16 1589
1045 백곡 뒤집기 1,,, file [2] 봇뜰 2008-07-19 1590
1044 벌써~~~ [2] 최소희 2008-10-02 1590
1043 술을 다시 빚다. [2] 내사랑 2008-11-14 1590
1042 2008년 송년모임 file [5] 도사 2008-11-30 1592
1041 누룩 완성도(아래것 부터 완성도가 높은 것이라 함) file [3] 모락산(진 2008-08-25 1593
1040 술독에서 술이 끓고 있다. file [3] 도사 2009-04-22 1594
1039 술 흘리는 술독.. ^^ 100점 짜리 주모 [2] 酒人 2008-09-19 1595
1038 완연한 봄날입니다.^^ [3] 오야봉 2009-04-08 1597
1037 제 7회 대한민국 막걸리 축제 [3] 전통주 lov 2009-04-15 1599
1036 전주전통술박물관에서 가양주반 13기생을 모집해요!~ [1] 술독에 빠 2008-05-29 1599
1035 전통주 love 님 감사합니다... [1] 강마에 2009-04-09 1602
1034 저희 누룩입니다. [1] 빨강머리앤 2008-08-22 1603
1033 봄 정기모임 사진모음 1 [2] 酒人 2008-05-01 1605
1032 회원님들 누룩 16일,수요일 3일째 입니다...^^ [2] 봇뜰 2008-07-15 1605
1031 좋은 소식입니다.... 강마에 2009-06-16 1606
1030 안녕하세요 [1] 전순구 2006-11-21 1608
1029 추석술 따라하기 file [3] 하늘공간 2008-08-16 1609
1028 술독 교육프로그램에 관하여 [1] 공주 2008-02-15 1609
1027 감사인사 [1] 대감 2009-05-06 1612
1026 유익한 강좌 잘 들었습니다. [1] 미루 2007-11-25 1612
1025 술독 새해 福 마니마니 받으세요... [1] 봇뜰 2008-01-02 161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