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전의 청서주(淸暑酒)를 만나다.

조회 수 3128 추천 수 149 2006.03.27 23:12:18
청서주(淸暑酒)에 대하여.


이상훈님의 지적에 따라 <청서주>에 관하여 찾아 봤습니다.

찾아본 결과는 <군학회등>에 나오는 소서주(消暑酒)는 청서주(淸暑酒)를 잘못 적은 것으로 <淸 ->消 > 의 한자가 비슷하여 문헌을 참고하여 옮겨 적으면서 발생한 오자였습니다.

청서주는 <치생요람.1691>,<산림경제.1715>,<고사신서,1771>,<감저종식.1766>,<임원16지.1827>,<주찬.1800초>,<군학회등.1800중> 등에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만약 <군학회등>에 기록되어 있는 소서주(消暑酒)가 다른 많은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 청서주(淸暑酒)와 제조법이 다르다면 "소서주"라는 술이 있다는 것을 확인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군학회등>에 기록된 "소서주"의 제조법은 그 이전에 기록되어 있는 많은 문헌의 "청서주"와 제조법이 같았습니다. 따라서 <군학회등>의 "소서주"는 "청서주"라고 해야 맞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전통주와 관련된 많은 책에 <군학회등>의 "소서주"가 기록되어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임을 밝힙니다.


청서주의 제조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당일 아침

1. 찹쌀 1말을 아침에 흐르는 물에 담가둔다.
2. 별도로 누룩 2되를 물 2병에 나누어 담아 둔다.


그날 저녁

1. 쌀을 쪄서 익혀 물 반병과 섞어 다 배어들기를 기다린다.
2. 물이 쌀에 다 흡수되면 찬 물을 부어가며 밥알을 식힌다.
3. 다 식으면 물기를 뺀다.


따로 해 놓은 누룩 담가둔 물을 체에 받쳐 찌꺼기를 걸러낸다.

1. 누룩물과 물기빠진 고두밥을 잘 섞는다.
2. 술독에 담아 둔다.


다음날 저녁..

1. 냉수를 큰 그릇에 가득 채워 술독을 그 안에 안치시킨다.
2. 날마다 물을 갈아주는 것을 18-21일간 한다.


술이 다 되면 술병에 담는데, 항상 술병을 물에 담가둔다.

이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더운 여름에 적당하다. 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제가 처음 "소서주"에 대해 글을 썻을때에는 한문 하나하나를 번역하며 해석하였는데, 청서주는 잘 번역된 책들이 있어 쉽게 옮겨 적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소서주"를 번역하면서 여러 한자를 많이 알아 그나마 위안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술의 특징은 수곡을 이용하면서도 "속성주"가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대부분의 속성주가 수곡을 이용하여 3일이나 7일 정도에 술이 된다고 기록한 데 비해 "청서주"는 21일 정도의 발효기간을 명시하고 있어, 기존의 여름철 술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발효시키는 온도가 낮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봅니다. 즉, 큰 그릇에 찬물을 담아 그 안에 술독을 올려놓고 물을 바꿔주기 때문에 일정하게 낮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 장기 발효가 가능했으리라 봅니다.

이렇게 물을 바꿔주는 방문은 "색경(穡經-1676)속 찹쌀술[粘酒]만드는 법"에도 소개되어 있는데, 더울때에는 이러한 방법을 많이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일반가정에서는 공장에서처럼 온도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에 옛 선인들이 사용하던 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프신데도 "소서주"와 "청서주"에 대해 조언을 해주신 이상훈님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빨리 쾌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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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청서주"를 찾기 전에 쓴 글입니다.  위에있는 글이 맞는 것이니 아래 글은 시간이 되시는 분만 읽어주세요.^^  지우지 않고 그냥 두겠습니다.


술을 정리하던 중에 소서주(消暑酒)를 알게되었습니다. 소서주(消暑酒)를 한문 그대로 풀이하면 "더위를 끄다.", "더위를 가시게한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서주가 200여년 전에 더위를 삭히기 위해 마셨던 술임을 알 수 있습니다.

소서주에 대한 기록은 1800년대 중엽 <군학회등>에 기록되어 있으며, 다른 문헌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책에서 소서주를 "찹쌀 1말을 아침에 물에 담갔다가 저녁에 고두밥을 만들어 식히고, 누룩 2되와 물 2병을 합해 18-21일간 발효시킨 후에 술이 익으면 마신다." 라고만 적혀있습니다. 처음 소서주를 기록한 책에서 이리저리 옮겨 적은 것 같아 정확한 제조법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군학회등> 원문을 찾아 보았습니다.

원문의 기록은 지금까지 "소서주"에 대한 기록과 전혀 틀렸습니다. 쌀의 양과 누룩, 물의 양은 같으나, 전체적은 술 제조법은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소서주 원문에서는 "수곡"을 사용하였으며, 술독을 찬물이 들어있는 큰 그릇에 담아 하루에 한번씩 물을 갈아 주는데, 이것을 18-21일간 술이 익을 때까지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또한 술이 다 되었을 때, 병에 담아 물에 담갔다가 마신다고 하니, "소서주"란 이름이 붙은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원문에서 찾지 못한 한문들이 있으나, 나름대로 찾고 찾은 "소서주" 제조법을 올립니다.

"먼저, 아침에 찹쌀 1말을 물에 담가 두고, 따로 누룩 2되를 물 2병에 나누어 담가 둔다. 저녁때, 물 반병을 넣어 고두밥을 찌고, 누룩물은 찌꺼기를 버리고 사용한다. 고두밥이 다 식으면 누룩물과 섞어 술독에 담는다. 다음날, 찬물을 담아 놓은 큰 그릇에 술독을 가운데 놓고 매일 물을 갈아준다. 18-21일이 지나서 술이 익으면 술병에 담아 물에 담갔다가 사용한다." 고 서술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방문을 토대로 볼때, 소서주는 여름술의 특징인 수곡을 이용하였으며, 발효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술독을 물에 담가 품온을 일정하게 유지 한 것 같습니다. 또한, 다 된 술은 물에 담갔다가 마신다고 서술된 것으로봐서 술의 이름과 일맥상통한다 하겠습니다.

또한, 이 술의 특징은 수곡을 이용하면서도 "속성주"가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대부분의 속성주가 수곡을 이용하여 3일이나 7일 정도에 술이 된다고 기록한 데 비해 "소서주"는 21일 정도의 발효기간을 명시하고 있어, 기존의 여름철 술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발효시키는 온도가 낮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봅니다. 즉, 큰 그릇에 찬물을 담아 그 안에 술독을 올려놓고 물을 바꿔주기 때문에 일정하게 낮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 장기 발효가 가능했으리라 봅니다.

이렇게 물을 바꿔주는 방문은 "색경(穡經-1676)속 찹쌀술[粘酒]만드는 법"에도 소개되어 있는데, 더울때에는 이러한 방법을 많이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일반가정에서는 공장에서처럼 온도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에 옛 선인들이 사용하던 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군학회등>의 저자가 누구인지는 모르나 "소서주"를 기록함에 있어 자세히 기록해 놓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른 문헌에서는 잘 찾아볼 수 없어 <군학회등>의 저자가 직접 제조했던 방문을 적은 것 같아 200여년 전의 사람과 만나는 기분이었습니다.

다소, 한문의 번역에 있어 틀릴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께서 이 글에 살을 붙여 주시면 감사겠습니다.

이상훈

2006.03.28 10:20:15
61.81.1

집들이 후, 오늘까지 몸살로 누워지냅니다. 답글 달 형편은 아니어서 그냥 몇 자 적습니다. <군학회등> 원문의 <소서주>는 <청서주>를 잘못 읽은 겁니다.

그리고 청서주법은 여러 문헌에 나옵니다.
서로 그 내용을 비교해 보세요.

酒人

2006.03.28 14:03:56
220.72.

집들이가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좋은 공기 마시고 왔는데,,이것저것 신경쓰시느라 몸살에 걸리신 것 같네요. 빨리 쾌차하세요. 이상훈님~~

<군학회등>원문에는 "소서주"로 나와있어서 "청서주"는 찾아보지 않았습니다. 박록담 선생님의 <211가지>책에도 "소서주"로 기록되어 있어 "청서주"와는 다른 술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도 지금 집이 아니라 더 많은 자료를 찾아보기 힘드네요.^^ 집에 가서 "청서주"와 "소서주"에 대한 자료를 더 찾아 글에 살을 붙이겠습니다.

다시 한 번 건강 회복하시길 빌겠습니다.

酒人

2006.03.28 19:59:52
125.188

집에 도착하여 "청서주"에 대하여 찾아 봤습니다. 지적하신데로 <소서주>는 <청서주>를 잘못 읽은 것이었습니다.

찾은 것을 윗 글에 수정하여 올렸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이상훈님.~~

이상훈

2006.03.28 20:31:43
61.81.1

<청서주>에 대한 기록은 <주인>님이 언급한 문헌 외에 <해동농서>와 <조선무쌍>에도 있습니다. <증보산림경제>의 다른 이본에도 있고요. 내용은 거의 유사합니다. 여름철 품온 관리를 위해 선조들이 어떻게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淸>의 의미입니다.
술이름에 청(淸)자가 들어간 술은 “夏三淸酒”가 있습니다.(임원십육지, 신식요리제법) 이 술은 ‘여름철 삼 일만에 빚어 먹는 청주’라는 의미로, “하절삼일주”(선가요록, 음식디미방, 온주법), “하절주”(음식디미방), “여름지주”(술만드는법) 등과 정확히 같은 술입니다. 이 술들 역시 부의주와 아주 비슷합니다. 수곡을 사용하며 누룩량과 물량이 부의주에 비해 조금 많을 뿐입니다. 이같이 여름에 빚는 맑은 술에 ‘淸’자를 많이 붙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淸>의 의미는 분명해집니다.
‘여름철 맑고 시원하게 마시면서 쉽게 변질되지 않는 술’이라는 의미로 쓰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제가 썼던 글 중의 일부를 옮긴 것입니다.
"여름철에 대표적인 술중에 “淸暑酒”가 있다. <산림경제>, <감저종식법>, <고사신서>, <해동농서>, <임원십육지>, <주찬>, <군학회등>, <의방합편>, <신식요리제법> 등에 나오는 이 술은 수곡을 사용하며, 고두밥을 식히기 위해 찐밥에 정화수를 붓되 식힌 다음 물기를 없애며, 큰 그릇에 찬물을 담아두고 술이 익는 동안 물을 자주 갈아주는 방식으로 온도관리를 하여 단양주로 빚는 여름 술이다. 역시 부의주와 비슷하고 술 이름에 청(淸)자가 들어간다. 여기서도 “청(淸)”의 의미는 ‘맑고 시원하며 여름철에 빚는 술’이라는 의미의 일반적인 명사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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