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술빚기 "보경가주"

조회 수 4253 추천 수 148 2006.02.20 19:04:08
보경가주는 수운잡방에 기록되어 있으며 "이 술 역시 하일주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술에 독특한 제조법이 있어 소개하려 한다.

벼경가주 제조법은 "전통주만들기"에 있으니 참고 하여 읽어 주세요.

술을 다 빚어 술독에 담고 발효를 시작합니다. 7일 후에 뜬 밥알을 먼저 건져 따로 두고, 술은 체로 걸러 찌꺼기는 버립니다. 그 다음 건져 두었던 뜬 밥알과 걸러놓은 술을 다시 술독에 넣습니다. 이렇게해서 다시 7일이 지나면 쓴다고 합니다.


즉, 우리가 물이 적게 들어가는 술을 빚으면 술이 술독 아래로 고이게 됩니다.
발효가 진행되면서 밥 알이 아래로 가라 앉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 알코올 도수와 당도가 높아지면 발효가 더디게 진행되어 위에 있는 밥알이 그대로 남아 있게 됩니다.

위에 남아 있는 밥알은 삭지 않아서 처음 술을 빚을 때 있던 상태가 그대로 남아있게 됩니다.(물론 술이 끓으면서 어느정도 삭음은 있겠죠) 따라서 "보경가주"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술독에 떠 있는 밥알을 먼저 걷어내고 밑에 있는 술을 걸러냅니다. 그리고 걸러놓은 술과 위에 떠 있는 밥알을 섞음으로 발효를 진행시키는 것입니다.

이렇게되면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걸러놓은 술에 고두밥을 쪄서 발효시키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따라서 발효는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술 속의 미생물 활동에 의해 알코올도수와 당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술을 거르면서 술이 공기와의 접촉으로 빠르게 초산발효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술을 거르는 시기는 충분히 발효가 일어나 알코올도수가 높다고 생각 될 때 술을 거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상훈

2006.02.21 01:12:42
211.230

인수씨 따라 공부를 하게 되네요.
의문이 있어 몇 자 적습니다.

1. 이 술은 하일주입니다.
즉 여름철에 빚는 술입니다.
부의주가 여름술이듯 여름술은 산패를 막기 위해 <切忌生水>, 즉 생수를 금하고 대개 수곡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술은 수곡을 사용하지 않고 대신에 밥알을 건져내는 과정을 겪은 것은 아닐까요? 즉 산패를 막는 것과 관련이 있을 듯 합니다.

2. 쌀 2말에 물 1말.....
물이 적다고 볼 수 없는 양입니다.
술이 완전히 발효되면 아래로 고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발효가 다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7일만에 밥알을 건져내고 술을 거릅니다. 그리고 걸러낸 밥알을 다시 넣어 7일간 더 발효시킵니다. 어쩌면 발효를 신속하게 시키기 위한 과정이 아닐까요? 산패를 막기 위해서요.

3. 여름술의 모든 초점은 산패를 막기 위한 장치로 이루어진 듯 하더군요. 보경가주에서의 밥알 처리 과정도 그런 의미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4. 이를 <걸러놓은 술에 고두밥을 쪄서 발효시키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하기 보다 신속한 발효와 산패방지가 아닐지.....

酒人

2006.02.21 09:05:56
125.188

이상훈님께서도 술을 빚어 아시겠지만, 괭장히 독특한 술빚기 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립니다. (직접빚어보질 않았기 때문이니 이해바랍니다.) 가끔은 이렇게 머리속으로 술을 빚는 것도 재밌습니다.

1. 밥알을 건져내는 과정은 오히려 산패를 촉진시킬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 어쩔 수 없이 공기와의 많은 접촉을 하게 되므로 가만히 두는 것만 못할 것입니다. 그지 산패를 막기위해서라면 가만히 두는게 산패를 막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2. 저 또한 이상훈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발효를 신속하게 시키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밥알이 많았을 때 가능한 추측입니다.

발효가 빨리 진행되어 알코올 도수가 높아져 산패할 염려는 없다. 그러나 뜬 밥알을 버리고 술을 거르기에는 너무 아깝다. 따라서 밥알을 다시 넣고 발효시킨다. - 이것또한 밥알이 많이 남았을 때..

3/4. 보경가주 또한 산패를 막기위해, 빨리 발효를 시키기위해서 (3일간 쌀을 삭히고 죽처럼 저었다가 ..)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밥알 처리가 산패를 방지하는 역활을 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술을 거르지 않는 것 자체가 산패를 막는 것이니까요.

두가지라 생각합니다.

첫째, 뜬 밥알이 많을 경우 : 고두밥을 쪄서 발효시키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뜬 밥알이 적을 경우 : 걸러놓은 술에서 고운 입자가 밑으로 가라않고, 소량의 뜬 밥알을 넣은 것이 맑은 술 위로 떠 있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상훈님께서 다른 의견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저 또한 많은 공부가 되고 있습니다.

이상훈

2006.02.21 21:36:11
61.96.2

요사이 인수님의 글을 읽는 것은 하루의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저의 지적에 대한 답변에 감사를 드립니다.

보경가주는 유일하게 수운잡방에만 실린 술이고, 여름술입니다. 3일동안 쌀을 삭히는 것은 여름술이기에 그렇다고 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고요.

부의주 역시 같은 여름술인데, 인위적으로 <부의>(뜬 밥알)를 건져내서 먹을 때, 띄워 먹습니다. 인수님이 지적한 대로 밥알을 건져내서 술위에 띄어 먹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고, 이같이 마시는 방식은 다른 여름술에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밥알을 건져낸 이유가 여기에 있다면 훨씬 사실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걸러놓은 술에 고두밥을 쪄서 발효시키는 것과 같은 것>이라는 주장엔 아직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酒人

2006.02.21 23:41:05
125.188

네~ 이상훈님~ <걸러놓은 술에 고두밥을 쪄서 발효시키는 것과 같은 것> 이란 말은 제가 잘못 사용한 것 같습니다. 빚어 보지 못해 생긴 일이니 이해해주세요^^ 머리로 술을 빚으니 착오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두가지로 생각했었는데 이젠 한가지로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잘 만든 술에 고두밥을 쪄서 넣는 것이나, 위에 뜬 밥알을 걸렀다가 다시 넎는 것이나 모두 다 술 위에 밥알을 뜨게 하려는 목적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이 방법을 잘 이용하면 더 "멋진"술을 빚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여러가지로 고맙습니다. 이상훈님 덕분에 글 하나를 올리더라도 기존보다 더 많이 생각하고 올리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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