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중심에 우리 술독이 있어 자랑스럽다.

조회 수 1939 추천 수 13 2009.01.14 11:52:06
내사랑 222.109
  신년회 행사를 마치고 집에 오면서 많은 생각이 교차하였습니다. 주인님의 열정, 봇뜰님의 자상함과 끈임없는 술빚기, 십중팔구님의 치밀함 그리고 이에 더하여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우리 회원들 그러기에 우리 전통주의 미래는 밝고 이러한 분위기가 더욱 확산되고 활기를 띄어 우리 술을 다시 되 찾아야겠는데...

◎ 우리 전통주는 가양주에서 찾아야 된다고 믿습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집집마다 항아리에 술을 앉히고 이웃과 정담을 나누며 잔을 드는 가양주 문화가 있었습니다. 그래 어느 집 술이 잘되었다 하면 그 집에 몰려 함께 술잔을 들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또 어느 집 술이 괜찮게 빚어 졌다고 하면 서로 초대하여 술을 마셨기에 우리 술의 종류만 문헌상 1000여 가지가 된다고 하고 현재 재현된 것만도 360여 가지가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술 종류를 가지고 있는 우리 민족이고 전통이 깊은 우리 민족이건만 안타깝게도 우리 술은 지금 없는 듯 보입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 이리 우리 전통문화는 사라졌고 다시 회생하기 어려운 것일까. 물론 우리 가양주 문화가 없어 진 것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일본이 우리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민중이 어울리고 술을 빚는 가양주를 금지하고 양조장 문화를 창출하여 주세를 걷기 시작하면서 부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이후 해방되고서도 위정자들이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망각한 체 외국 특히 미국의 문화 수입에만 열을 올린 탓에 우리 문화는 다시 재 자리를 잡지 못하고  오히려 양곡정책과 주세정책으로 인해 밀주라는 불명예를 안고 뒷방에 쳐져있는 아품속에 오늘날 이어졌다고 생각이 됩니다.

◎ 희석식 소주가 우리 전통주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마치 참이슬, 처음처럼 등 희석식 소주(이하 소주라고 함.)가 우리 전통술인줄 알고 마시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도 전통주를 모를 때는 소주를 즐겨 마셨고 우리 소주가 세계적인 술이라고 예찬한 적도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소주는 소주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주정에다 물을 타서 희석시키고 쓴맛을 다스리기 위해 우리 입맛에 맞는 첨가료를 넣어 만든 술하고 우리 조상이 빚었던 전통주 특히 전통주를 소주고리를 이용하여 증류시킨 증류식 소주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 일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전통주는 찾기 힘들고 일반적인 소주가 우리 술을 대변하는 듯 시장과 주점에 백곰이 들어 차 있고 주당들이 즐겨 찾는 술이 된 것만은 부인 못할 현실입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래도 그 정도가 다행이라 생각도 듭니다. 왜냐하면 외국 술이 진로소주에 눌려 우리 주류시장에 판을 치지 못하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하면 다행일 것입니다. 그래서 혹자는 진로소주도 우리 전통주의 반열에 넣어 주어야 된다. 라고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만 전통주를 바라보는 우리네 입장에서는 안타깝기만 합니다. 우리 조상들이 전통누룩과 쌀을 이용하여 빚으면서 색을 보고 향을 느끼고 맛을 즐겼던 그 술들을 다 제쳐놓고 소주 그것도 희석식 소주가 우리 전통주를 대표하는 술이라고 주장을 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기에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러면 우리 전통주는 어떻게 되살려 다시 옛 영광을 되찾을 수가 있을까요. 이것이 숙제이고 우리의 목표이자 희망일 것입니다.

  혹자는 우리 전통주가 너무 비싸서 사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말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에는 모순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를 비롯하여 양주를 마시는 사람이라면 가정에서건 주점에서건 싼 12년산보다는 발렌타인 17년산 21년산 또는 죠니워카 블랙과 블루를 찾아 마실 정도로 비싼 술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글쎄 맛을 따지고 향을 따지기 때문에 또는 품위를 높이기 위해 일부러 비싼 술을 찾는지도 모릅니다. 또 포도주는 어떠합니까? 마트에 가서 포도주를 보면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아마 평균가격이 2만원선은 안될까요. 그런데 그 포도주가 제일 많이 수입하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라고 합니다. 그리고 요즈음 젊은이들이 일본술 샤케를 많이 찾는다고 하는데 샤케가 일반적으로 4~5만원이 가니 결코 싼 술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통주가 비싸서 안 마신다고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이 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전통주도 제 값을 받고 빚어야 하고 이왕 빚는다고 하면 제대로 빚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전통주를 제대로 빚어 제값을 받자.

  싼 재료를 섞어 대충 만들어 싸게 판다고 전통주가 대중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정말 좋은 재료를 가지고 정성스럽게 빚어 그에 걸 맞는 가격으로 팔아야 전통주가 발전을 할 수 있고 전통주가 우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일전에 부산에서 제법 큰 양조장을 하시는 분과 수업을 같이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 분 말씀이 자기는 원가를 맞추기 위해 중국에서 쌀을 수입하여 술을 빚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비싸면 사 먹지 않으니까 할 수 없이 원가 때문에 쌀을 싼데서 구입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말에 제가 좀 싫은 소리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전통주가 대중들한테 홀대를 받는 것이 아닙니까? 좋은 제품을 만들어 제값을 받는 방법을 강구하여야 하는데도 제조업 하시는 분들이 현실에 급급하여 싸게만 만들 생각을 하니 대중들에게서 호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급기야는 점점 전통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요. 물론 원가를 적게 들이면서 좋은 제품을 만들면 더욱 좋겠지만 그것은 쉬운 것은 아닐 것입니다. 특히 전통주와 같은 식품에서는 더더구나 어려울 것 같습니다. 좋은 제품은 사용하는 원재료도 좋아야겠고 거기에 걸맞게 시설도 좋고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의 정성이 있어야 품질이 우수한 제품이 탄생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기에 맛있고 고품격의 전통주는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그에 걸 맞는 가격을 고집하여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당장 실행은 어렵겠지만 이를 확산시켜 나가야 할 책무가 바로 우리 술독회원들에게 있다면 너무 비약일까요.

  최근에 그렇게 우리 몸에 좋다고 하면서 유행을 탓 던 복분자주가 하향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일 것입니다. 정말 좋은 복분자 재료를 이용하여 복분자주를 빚고 그에 걸 맞는 가격을 받으면 되는데 일부 악덕상인들이 복분자 원료는 하나도 넣지 않고 향과 부재료만을 첨가하여 그럴듯하게 복분자주를 만들어 파니 그것을 아는 소비자들에게 왜면당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오르기만 합니다. 이러한 행위 하나하나가 전통주의 대중화에 못을 박는 행위이기에 분개를 하는 것입니다.

◎ 전통주는 전통주이다.

  전통주를 논하는 자리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본인을 전통주를 20년이상 빚었고 학위도 박사라고 소개하는 분이 참석하셨는데 그 분 말씀이 우리 술은 비과학적으로 빚고 있기 때문에 발전이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일본의 샤케의 제조방법을 연구하여 우리 술을 빚어야 한다고 역설하시는 것을 가만히 듣다 참지 못하고 “일본의 술은 조곡이라는 개량누룩을 이용하여 빚는 반면에 우리는 전통누룩을 이용하여 빚고 있는데 효소와 효모가 함께 공존하면서 다양한 향과 맛을 내고 있는 우리의 제조방법이 비과학적이고 밀에 일정한 효모균을 배양하여 술을 빚는 것이 과학적이라는 근거가 어디에 있냐”라고 공박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대대로 수백년동안 빚어 오면서 여러 가지 방법을 개량 고안해오며 내려온 그래 술의 종류만 1000여 가지가 된다는 우리 술이 비과학적이라고 매도당하는 현실에 아픔과 비애를 느끼게 됩니다. 우리 술은 우리 술만이 가지는 특징이 있고 그 특징을 살려 계승 발전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통누룩을 부정하고 개량누룩을 강조하는 것이 마치 과학적인 제조방법인양 주장하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으며, 전통주는 전통주이기에 전통적인 방법을 고집하되 그 방법론에서 새로운 방안을 찾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일 것입니다.

◎ 우리의 술을 살려야겠습니다.

  우리 술을 살리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주인님께서 기고한 글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양주문화의 새로운 정립입니다. 옛날 우리 조상들이 집집마다 술 도가니를 두고 술을 빚었던 그 가양주 문화를 다시 재연하여 퍼트리는 것이 우리 술을 살리고 전통주를 대중화 시키는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야 우리 모두 우리 술의 존귀함을 서로 느낄 수 있고 좋은 술이 대접을 받는 문화가 새롭게 발전되어질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저의 이야기를 좀 하면 저는 요즈음 우리 술 만드는 재미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계속 술을 빚고 있으니까요. 그러면 그 술을 다 무엇에 쓰느냐 혼자서 마시고 술에 취해 있느냐? 물론 그렇지 않죠. 이웃, 친지, 친구들에게 계속 술맛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공짜죠. 처음에는 술을 내놓으면서 내가 빚은 전통주이니까 맛을 보라고 하면 소주에 입맛이 길들여진 그들에게 전통주는 거부감만 주어 술이 뭐 이러냐하면서 탓하기 일 수였습니다. 그러나 한번 두 번 세 번 계속 내놓으면서 시음을 시키니까 이제는 제가 그룹에서 제일 인기 있는 짱이 되었습니다. 내가 나타나면 으레 술을 가져오는 것을 아는 지인들이 반기며 술이 맛있다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쁨과 만족을 느끼기에 우리 술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것이 전통주의 대중화이고 이것을 나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술독회원 모두가 하고 하면 우리 술이 점점 세상에 빛을 볼 날이 있을 것입니다.

◎ 미래의 중심에 술독이

  그 미래의 중심에 우리 술독이 있고 우리 술독이 있는 한 우리 술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주인님. 비록 나이는 평범한 젊은이에 불과한 그가 열정을 가지고 우리 술을 고집하고 조상의 슬기로운 지혜를 현대에 접목시키면서 우리 술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한 우리 술의 미래가 밝지 않을 수 없지요. 저도 최근에는 술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자 여러 곳의 전통주 전문가를 찾아 배우고 있지만 우리 술독에서 지양하는 목표와 방법이 어느 방법보다도 보편타당성과 합리성을 갖춘 이론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비록 다른 곳에서 공부는 하고 있지만 정작 술은 술독에서 빚고 있는 방법대로 빚고 있습니다. 우리 술독 파이팅을 새해에 외치고 발전을 기원합니다. 파이팅 파이팅 우리 술독 파이팅.

봇뜰

2009.01.14 13:22:22
218.159

좋은 글~ 가슴이 찡하네요...

마음이 슬프기도 하지만 시원하기도 하네요...

우리 가양주 우리 술독에서 합니다...

술독 홧~~~팅...^^

녹야

2009.01.14 17:39:22
210.179

공부하시는 열정이 부럽습니다. 머지않아 고수가되실 내사랑님의 건투를 기원 합니다
저도 요즘 친구들이 청주 언제 되냐고 물어오는통에 때아닌 스타가 된 기분 이랍니다,
술독 쟈-요

도사

2009.01.14 19:25:33
220.86.

내사랑님!
우리술에 대한 열정 존경스럽습니다.
내사랑님의 명품주 탄생을 위하여~~~
우리술과 술독의 발전을 위하여 ~~~~
건~~~~~배(우리술)

酒人

2009.01.14 23:35:43
119.66.

용기백배 원기충전

내사랑님 글을 읽으니 힘이 나네요.
술독에는 열정이 넘처나는 것 같습니다.
이 열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져서
꼭 우리가 원하는 시대를 만들어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복드림

2009.01.15 17:43:45
121.155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다하여 만들고도 그리 호감을 받지 못할 때는 기가 팍~ 꺾기지만...저 같이 쇠주같은 술에서 화학냄새를 맡는 사람이 우리술은 그래두 쉽게 목에서 넘어 가는것을 보면 ...희망이 보입니다...우리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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