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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 기차를 타고 홀로 구례로 떠났습니다.
새벽 5시 성삼재에서 시작된 산행은 봉우리, 봉우리를 지나
저녁 6시에야 '세석산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산장에 사람들이 너무 많고 시끄러워서 일단 촛대봉으로 올라갔습니다.
너무 지치고 다리가 아파와 더 이상 갈 수 없어서
바로 촛대봉 바위 아래에서 곰들이 나타날까 밤새 겁 먹은 채로 비박을 했습니다.
자고 일어나니 새벽 2시, 침낭과 신발이 꽁꽁 얼어 있고 찬 바람이 저의 의지를
꺽었지만 하늘의 수 많은 별들을 보니 그 아름다움에 한 발, 한 발 천왕봉으로
가고 있는 '나'를 발견 했습니다.
그리고 새벽 5시 30분 드디어 천왕봉 정상에 올라 섰습니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이 너무나 크고 붉게 다가와
저의 눈을 태울 것만 같았습니다.
10년 전 지리산은 나에게 ‘삶의 지혜’를 빌려 주었고
오늘의 지리산은 나에게 ‘삶의 의지’를 빌려 주었습니다.
내가 숨쉬는 이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내가 살아 있는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배워 갑니다.
"술독 회원님들께 천왕봉 일출의 氣를 전합니다." 2008년 5월 11일 새벽 5시 40분에,, 酒人
꼭 한 번은 해보고 싶거든요.^^
산행하면서 찍은 사진들이 있는데
정리가 되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곰한테 잡혀 먹히는 줄 알았어요. ^^
아~ 지리산에 종주하는 길에 '반야봉'이라고 있는데요.
십중팔구님의 '반야주'가 생각나더라고요.
캬~ 반야봉에서 반야주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