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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을 가루내기 위해 자주 가는 방앗간이 있습니다. 그곳에 가면 여러 색깔을 지닌 떡들이 많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 초록색이 나는 떡들이 있습니다. 방앗간 사장님께 이것은 무엇으로 색깔을 내냐고 여쭤보니 “서리태” 라고 하시더라고요. 서리태 막걸리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일단, 서리태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 몇 가지 생각을 해야 했습니다. 서리태가 물에 잘 녹아 색깔을 잘 낼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만드는 것이 빛깔을 살리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술을 만들 수 있는가.
떡 만드는 것을 보니 물에 잘 녹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맑은 술 보다는 색깔이 확연히 들어나면서 서리태 맛을 느낄 수 있는 제조방법은 ‘막걸리’가 아닐까 생각을 하고 술 빚기를 시작했습니다. 기존의 막걸리가 술에 물을 탄 것이 전부였다면 서리태는 몸에 좋은 콩을 넣고 색깔까지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였습니다.
막걸리 만드는 술을 빚기 위해 “성공&실패”에 기록해 놓은 ‘신 단양주방’의 제조법을 이용했하여 단맛이 강한 술을 먼저 제조한 후에(1주일 소요) 물을 혼합해 알맞은 맛을 찾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리태를 넣어 색깔과 맛을 맞추고 잘 혼합해 입구를 봉해 놓으면 되는 것입니다.
*서리태에대한 정보는 ‘자료실’ 약재&약술에 올려 놓았으니 참고하세요.*
그럼 더 자세히 알아 볼까요.
맑은 술을 뜨고 남은 것으로 막걸리를 만드는 것도 맛이 좋지만(술 자체가 맛이 좋아야 막걸리도 맛있다.) 막걸리만을 만들기 위해 술을 빚고자 한다면, 가능한 단맛이 강한 술을 만드는 것이 좋다. 그래야 물을 많이 혼합해도 맛 좋은 막걸리를 만들 수 있다.
1. 단맛이 강한 술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물을 많이 혼합해도 맛있다.
2. 막걸리는 미리 만들어 놓지 않는다. 먹기 바로 전이나 하루 전날 만드는 것이 좋다.
3. 막걸리를 만들어 몇 일 보관하게 되면 신맛이 강해진다. 따라서 만들어 최대한
빨리 마시는 것이 좋다.
4. 만들어 놓은 막걸리에 서리태를 넣어 혼합하면 잘 섞이지 않는다. 이때는 막걸리를 만들 때 사용할 물에 먼저 혼합한 다음 사용하거나 생수통에 막걸리를 넣고 그 다음 서리태 가루를 넣어 흔들어 주면 잘 혼합된다.
보면 아시겠지만 ‘별것 아니네’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별것 아니에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인데 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꼭 색소를 첨가하지 않아도 색깔이 있는 곡물을 이용해 맛과 색을 가진 술을 빚을 수 있습니다.
어느 전통주 행사장에 가서 “서리태 막걸리”를 보게 되면 서로 인사를 나누세요. 그 분도 술독의 회원일 것입니다. ^^
우리술,, 술독에서 시작한다. www.suldo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