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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를 우려낸 물로 술을 빚다 보니 아주 맑은 것은 아니지만 그 맛과 향은 어디 따라올 술이 없을 정도의 가히 명주라 할 수 있었습니다.
삼백주를 처음 빚을 때만해도 약술로서의 기능 이외에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던 술입니다. 백출, 백하수오, 백봉령이 들어가는데 여기서 이렇게 달콤하고 감칠맛 나는 술이 나오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여러 사람들과 반주로 마셨는데, 그 독특한 맛에 다 반해버렸습니다. 술이 부족해서 술잔에 술을 따라 놓고도 몇 번에 걸쳐서 술잔을 비울 정도록 먹기 아까운 술이었습니다.
봄에 빚었던 쑥술에 이어 삼백주는 저에게 특별한 술로 기억하게 할 것 같습니다. 언젠가 여러분들과 두 가지 술을 함께 마실 수 있는 기회가 오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11월 18-19일 인사동 술방사람들 전시회와 11월 25일에 있는 술독 정기모임에서 조금이나마 맛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조만간 삼백주를 다시 빚어 볼 참입니다.
너무 맛나게 즐겼습니다. 다음에 꼭 한번 또 맛보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