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룩 이야기 4

조회 수 2622 추천 수 0 2007.04.02 19:53:11
4. 한말(韓末)의 곡자(누룩)

한말(韓末)의 누룩은 각자 소량씩 만들어 시장에 내어 팔고 남은 것은 도매상에게 맡긴다. 또한 곡물상에서는 대개 곡자를 판매하였다.

이 시대의 누룩은 분곡과 조곡 2종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는데 여기서 분곡이란 밀가루로 만들고 주로 약주, 과하주용으로 쓰였다. 기울을 빼고 밀가루만으로 만든 백국(白麴)이 있다.

조곡은 밀을 세 조각으로 타개서 얻은 가루와 밀기울을 함께 그대로 써서 만드는 것을 말하며 주로 탁주나 소주용으로 사용되었다. 또 소주용 조곡에는 밀 말고도 옥수수, 콩, 팥, 보리 등을 섞은 것과 귀리로 만든 것과 소주지게미에 쌀 등을 섞어 만든 것 등이 있었다. 충청, 경상도의 조곡, 밀가루를 조곡의 2할에서4할 정도의 양을 섞어 체에 받쳐낸 나머지로 만든 조국도 있으며, 함경도는 귀리, 겉보리, 피 등을 술지게미와 섞어서 찐 것을 원료로 한 것도 있었다고 한다.

이 시대에 있어 누룩을 제조할 때 원료의 분쇄에는 물레방아나 사람 또는 소나 말의 힘을 이용하였다. 누룩제조에 쓰인 기구는 간단하였는데 원료나 물의 양을 가늠하는 바가지, 혼합용의 나무통, 반죽한 것을 싸는 포목, 누룩 틀이 전부였다. 분쇄한 밀은 적당량 바가지로 떠서 통에 담고 발로 밟는다. 이어서 포목천을 제거하고 누룩방이나 온돌 또는 헛간에 적당히 배열한다. 혹은 틀을 쓰지 않고 생누룩을 부엌 천장에 매달기도 했다. 짚이나 쑥으로 덮고 자연히 누룩곰팡이가 자라서 발열하기를 기다렸다가 덮었던 짚이나 쑥을 치우고 배열 간격을 넓히고 차차 건조시키면서 누룩을 만들었다. 짧은 것은 1주일, 긴 것은 40일 이상으로 지방, 모양, 제조법, 계절 등에 따라 일정하지 않았다. 또 서울 및 영남의 조곡의 제조법을 보면 원료를 반죽하여 헝겊에 싸서 틀에 넣고 단단히 밟아 청초(靑草) 또는 짚으로 싸서 온돌에 퇴적하여 만들고 모양은 편원형이라 했다. 호남이나 충청지방은 실내에 매달아 두고 분곡은 보통 조곡보다 저온 발효시키는 것이니 퇴적보다 매어달아 만드는 것이 쉽고 품질이 좋다하였다.

한말에는 곡자를 분류하는 방법이 매우 다양하였다. 제조 시기별로 춘곡, 하곡, 절곡, 동곡으로 나누고 용도별로 탁주용, 약주용, 소주용, 과하주용이 있고 원료 처리 방법도 조곡과 분곡으로 나뉘며 제조방법으로 퇴적방법과 매어달기가 있었으며 형상과 용량은 크고 두꺼운 것, 작고 얇은 것이 있으며 편원형, 원주형, 만두형, 각형, 컵형, 장방형, 방형, 모자형, 월(月), 원판형등 매우 다양하였다.

한말곡자는 동래 범어사, 양산 통도사 등 고려의 영향이 남아 사원의 곡자가 유명하였으며, 평양과 원산의 만두형 곡자, 고양군 공덕리의 곡자는 곱게 가루내어 만들어서 탁약주용으로 두루 쓰이곤 하였다. 특히 절구모양의 지형인 남한산성 동래산성의 곡자가 유명하였다고 한다. 또 이천의 탁자용 곡자 선산분곡, 온양, 평택의 곡자등이 유명하였고 경북 오지에 각형, 전남 목포에는 3홉 크기의 곡자가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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