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주가 아니라 백주다.

조회 수 5859 추천 수 0 2012.08.31 21:20:58

많은 사람들이 '탁주'라는 말을 사용한다. 말 그대로 '탁한 술'을 탁주라고 하고 맑은 술을 '청주'라고 한다. 주세법에도 막걸리라는 말 대신 탁한 술 '탁주'라고 되어 있다.  우리가 생각하지 않은 이 탁주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가능하다면 탁주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과 함께 이러한 것을 많이 알렸으면 하는 바램에서 이 글을 쓴다.

 

'탁주'가 아니라 '백주'다. 즉, '탁한 술'이 아니라  '흰 술'이 맞는 말이다.

 

우리는 탁주라는 말을 너무 당연하게 사용한다. 누구도 이 탁주라고 하는 것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주세법에도 탁주라고 되어 있고 모든 술 관련 책에도 '탁주'로 기록한다. 그러나 탁주라는 말과 백주라는 말이 갖는 의미는 전혀 다르다. 막걸리는 탁한 술이 아니고 흰 술이다. 흰 종이를 탁한 종이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흰 색은 탁한 색이 아니다. 외국인들에게도 탁주라고 하는 것 보다는 백주 즉, 흰 술이라고 소개하는 것이 훨씬 이미지가 좋을 것이다.

 

사람이 첫인상이 중요한 것처럼 술 또한 첫인상이 중요하다. 그래서 디자인이 중요한 것이고 이름이 중요한 것이다. 일본에 의해 쓰여진 주세법에 '탁주'로 표기되어 있다고해서 계속 탁주를 쓰는 것은 술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이러한 단어 하나하나에 관심이 없었는지를 알려준다. 막걸리의 세계화를 외치면서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이 단어하나 바꾸려는 노력도 없다.

 

예부터 서양에서는 우리나라의 애칭을 '백의민족'이라 칭했다. 유난희 흰색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 흰색의 술은 탁하고 흐린 술이 아닌 '맑고 깨끗한 흰 색의 술' 이었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단어가 바뀌지 않더라도 술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나씩하나씩 바꿔 나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는 탁주를 백주라고 부르자. 더 나아가 흰술로 부르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고려의 무신이자 문신 이규보가 쓴 '백주시(白酒詩)'라는 것이 있다.  이규보는 이 시를 쓴 배경에 대해서 서술한다. 

 

予昔少壯時喜飮白酒以其罕遇淸者而常飮濁故也及歷顯位所飮常淸則又不喜飮濁矣豈以所習之然耶近因致仕祿減往往有淸之不繼者不得已而飮白酒則輒滯在胷鬲間不快也昔杜子美詩云濁醪有妙理何也予昔常飮時慣飮而已實未知妙處况今乎蓋甫本窮者也亦豈其以習而言之耶遂作白酒詩云

 

내가 예전에 젊었을 때 막걸리[白酒] 먹기를 좋아한 것은, 맑은 술을 만나기가 드물어 늘 막걸리를 마셨기 때문이었는데, 높은 벼슬을 거치는 동안에 늘 맑은 술을 마시게 되매 또 막걸리를 좋아하지 않았으니, 습관이 되었기 때문인가. 요새는 벼슬에서 물러나 녹이 준 때문에 맑은 술이 계속되지 못하는 때가 있어 하는 수 없이 막걸리를 마시는데, 금방 얹혀서 기분이 나쁘다. 옛날에 두자미(杜子美 두보(杜甫))는 그의 시에서 막걸리에 묘리가 있다.[濁醪有妙理]’하였으니 웬지 모르겠다. 나는 옛날 늘 마시던 때에도 그저 마셨을 뿐이요 그 좋은 점을 몰랐었는데 하물며 지금이랴. 두보(杜甫)는 본래 궁했던 사람이라 역시 그 습관으로 인하여 말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드디어 백주시를 지었다.


종후니

2012.09.03 10:33:01
*.98.112.224

맥락을 보면 이규보는 탁주(현인)보다는 청주(성인)을 좋아한 거 같아요. 물론 궁하면 청탁불문하고 먹겠지만 아직은 두보가 탁료를 즐김을 이해못하는 거 같아요. 백주라하면 중국의 바이주랑 혼동될 거 같은데 막걸리로 부르지요.

酒人

2012.09.03 11:17:38
*.151.218.8

주세법상 '탁주'라고 되어 있는 것을 '백주'라고 했으면 해서 쓴 글입니다. 당연히 막걸리는 그대로 써야죠. 막걸리와 탁주는 개념 자체부터가 다른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탁주를 막걸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탁주' 대신 '막걸리'라고 쓰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기때문에 탁주를 외국인들에게 해석했을때보다는 '백주'라는 의미가 더 좋을 것 같아 드리는 말씀입니다. ^^ 그리고 중국의 백주는 대부분 증류주를 말하고 우리나라의 백주는 발효주를 의미하죠.

말술이좋아

2012.10.07 00:01:44
*.137.220.60

탁주,백주 보다 '막걸리'에 한표 던집니다.
'막걸리'로 표현하는 것이 훨신 정겹고 느낌이 옵니다.
여러 전통주 단체에서 모두 같은 생각이기를 바래 봅니다.

크게될년

2013.02.26 15:08:14
*.164.31.115

백주에 한표 던집니다^^
정겨운것도 좋지만 너무 전통을 지키는것 보단 이제 전통주도 서서히 조금씩 변해야 널리 알릴수있습니다~ 그래야 고급스러우면서도 널리퍼지고 세계화 되야 되지 않겟습니까? 그러려면 저희나라에서만 통하는 막걸리(탁주)보단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고급스러운 백주가 낳을꺼 같네요~^^ 전통주의 이름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름의 따라 마시느냐 안마시느냐도 달려있죠 그러니 이름을 잘지으냐에 따라 다른나라들도 저희나라를 우습게 안보고 전통을 지키면서도 저희만의 술을 만들면 저희나라가 더 높이 세계화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전통주의 이름도 굉장히 중요하다는걸 아셧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11기 이은경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시음표와 레시피 작성표 다운 받아가세요. file [6] 누룩 2011-07-10 46639
984 조은술양조장 file [2] 최형순 2012-01-28 4690
983 누룩!........... file [2] 라퓨타 2011-11-11 4688
982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술빚기 "보경가주" [4] 酒人 2006-02-20 4687
981 고생합니다 [1] 김수로 2019-09-18 4682
980 3월 전통주 명주반(입문과정) - 모집(마감) file 누룩 2013-01-30 4681
979 진드기가 알코올의 역사를 생각하게 한다. [1] 酒人 2006-02-14 4678
978 사진으로 누룩 평가 가능할까요? file [6] 복드림 2008-08-21 4678
977 공개특강이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file 누룩 2011-11-07 4677
976 물어볼 게시판이 없어서.. 종초요. [5] 하제 2013-08-06 4675
975 복분자 구입처(고창선운산농협) [1] 酒人 2006-07-13 4660
974 <b>술에서 신맛나는 이유 총정리</b> 酒人 2006-02-24 4652
973 석탄주 거르는 시기? [1] 하늘이랑 2017-08-24 4642
972 '한국전통주교과서' 출판기념회에 초대합니다. file [9] 酒人 2014-02-19 4638
971 혜전대학 막걸리 품평회 - 영광의 주인공들 file 酒人 2011-12-07 4638
970 백운양조장 견학 사진들 file [1] 酒人 2012-01-23 4634
969 주말 잘보내세요. [1] 이지예 2019-08-25 4631
968 제7회 고문헌 주인반 5월6일 개강 모집 안내(마감) 누룩 2013-04-22 4631
967 송명섭명인탐방 - 죽력고내리기체험 (모집마감) 누룩 2013-04-18 4628
966 백수환동주 시음회 file 酒人 2012-02-12 4618
965 <b>술독 누룩전문교실 - 마감되었습니다. </b> [34] 酒人 2007-03-15 4618
964 혜전대학 막걸리 품평회 - 막걸리와 안주 file 酒人 2011-12-07 4613
963 술공식다운받기 file 酒人 2014-03-18 4612
962 머루와인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 file [4] 신원 2010-10-14 4608
961 졸업여행 일정 - 1박 2일 file [8] 누룩 2011-06-23 4600
960 맑은 술, 밥알 띄우기 [3] 酒人 2006-03-02 4597
959 2012 신.년.여.행 일정 [2] 누룩 2012-01-11 4596
958 찜솥 실리콘 깔개 보자기 file 오렌지컴 2015-12-27 4584
957 알콜농도측정기구 어디서 구할 수 있나요? [1] 빅툴 2013-02-25 4582
956 보은 송로주 탐방 file [4] 농부와풀피리 2011-10-19 4580
955 한국가양주연구소 신.년.여.행. (마감) 누룩 2011-12-29 4570
954 제 4기 전통식초전문가 과정 모집안내 file [1] 누룩 2013-06-13 4556
953 농가형 식초 제조장 탐방 안내(마감) 누룩 2013-04-22 4555
952 스코틀랜드 위스키 여행기 1 - 보모어에서의 하루 酒人 2014-09-14 4552
951 보은 송로주 견학...소풍 나간 아이 마냥... file 선녀마을 2011-10-20 4545
950 자연은 내 인생의 스승 酒人 2005-10-19 4542
949 2014년 1월 우리술빚기과정 수강생모집(마감) file 누룩 2013-10-08 4541
948 쌀 누룩 소개 file yung 2014-03-17 4538
947 전통 가양주 빗는법 시우러브 2012-01-01 4533
946 바람 많이 부네요. [1] 이지예 2019-09-07 4530
945 10기분들 가양주연구소 카페 가입 좀 부탁드립니다~~ [2] 약손 2012-09-11 451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