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전문가가 추천하는 ‘혁신’을 추구하는 막걸리 5종

조회 수 1403 추천 수 0 2021.04.28 14:10:00
한국가양주연구소 ‘서울’

한국 전통주 막걸리가 변화를 꾀하고 있다. 단순히 병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이라는 키워드와 만났다. 이런 ‘혁신’적인 변화 결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술이 되고 있다.

 

전통주 전문가이자 숙명여대 미식문화 최고위 과정 명욱 교수를 통해 혁신적 변화에 선봉에 서 있는 막걸리를 소개한다.

 

                                      ◆트로피컬한 과실향이 나는 한국가양주연구소 ‘서울’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국가양주연구소 류인수 소장이 지난 3월 출시한 술이다. 눈처럼 희고 아름다운 설화곡이라는 독특한 누룩에 충북 보은군 멥쌀인 삼광미로 빚은 신개념 크래프트 막걸리다. 인공감미료 및 향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쌀과 물과 누룩으로만 만들었는데, 막걸리에서 열대과실향이 난다. 류 소장은 “이것이 한국 전통주가 가진 발효의 미묘”라고 강조한다.

 

서울에서 가장 혁신인 부분은 설화곡이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누룩을 류 소장이 직접 개발했다. 대부분 양조장은 누룩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곳에서 누룩을 구매해 사용한다. 하지만 류 소장은 자신이 직접 누룩을 개발했다. 누룩을 만드는 레시피를 언제든지 공개하겠다고도 밝혔다. 마치 소프트웨어(SW) 기업이 자신의 핵심 기술을 공개하겠다고 한 것과 같다.

 

서울은 막걸리를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타그램에 올릴 만한)하게 따라 마실 수 있는 전용 디캔터와 잔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아직은 인터넷으로 구매가 안 된다는 것. 한국가양주연구소를 직접 방문하거나 전통주 바틀샵, 또는 한식주점에서 즐겨야 한다. 


                                           

           2.jpg

한강주조 ‘표문’

                                                      ◆곰표를 뒤집은 한강주조 ‘표문’

 

네이버 스마트 쇼핑 광고로 유튜브 조회수 400만뷰 가까이 찍은 한강주조와 대한제분 협업 제품이다. 한강주조는 서울 성수동에 있는데, 서울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서울 강서구에서 재배되는 경복궁쌀을 사용해 술을 빚는다. ‘표문’ 막걸리는 전체적으로 바나나 향이 살짝 느껴지며, 매끈한 감촉과 부드러운 터치감이 특징이다.

 

독특한 포인트는 바로 ‘표문’이라는 막걸리 명칭. 막걸리는 뒤집어서 마신다는 특징을 살려 거꾸로 놓으면 제품의 정체성이 드러난다. 바로 곰표를 거꾸로 표기해놨던 것. 표문은 사실 ‘곰표’ 막걸리를 의미한다. 레트로를 추구하는 곰표가 한강주조와 협업해 막걸리에 재미요소를 더했다. 여기에 30대 젊은 양조인 고성용 한강주조 대표의 뻔뻔하면서 자신감 넘치는 스웩도 한몫했다. 고리타분한 것처럼 느껴졌던 전통주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줬다.

                 복순도가 ‘체리블라섬’. 푸드 칼럼니스트 김새봄 인스타그램 캡처

                              ◆피크닉 때 들고 가는 스파클링 막걸리 복순도가 ‘체리블라섬’

 

복순도가는 원조 스파클링 막걸리로 울산 울주군 영남알프스에 있는 유명 전통주 도가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MZ세대가 전통주 시장을 이끌 것이라는 판단, 사발이 아니라 샴페인 잔에 마시는 막걸리를 내놨다.

 

‘체리블라섬’은 유스컬처 콘셉트스토어 ‘케이스스터디(CASESTUDY)’와 협업해 제작한 특별 한정판 피크닉 패키지다. 벚꽃이 흩날리는 듯한 탄산감을 가진 스파클링 막걸리 ‘복순도가 손막걸리’ 3병, 탄산이 터지는 느낌을 표현한 매트, 아날로그 감성의 일회용 카메라에, 언제든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보냉백까지 포함됐다. 흔한 말로 봄이라는 계절감을 잔뜩 담은 막걸리라고 할 수 있다.

                                                         청산녹수 ‘G12’

                                              ◆아이스 공법으로 발효한 청산녹수 ‘G12’

 

무감미료 프리미엄 막걸리를 추구하는 전남 장성의 청산녹수에서 나온 제품이다. 제품명 ‘G12’에서 G는 골디락스(Goldilocks)를 뜻한다. 골디락스는 영국의 전래동화인 ‘골디락스와 세 마리 곰’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으로, ‘딱 좋은 상태’를 뜻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12는 알코올 도수. 즉 G12는 골디락스12다.

 

G12는 쌀과 물, 누룩으로만 술을 빚었다. 쌀에는 멥쌀과 찹쌀을 섞었다. 그래서 첫맛은 멥쌀 특유의 드라이한 맛이 있으나 마시고 나면 잔잔한 단맛이 남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입맛을 돋우는 산미까지 느껴져 ‘딱 좋은 상태’다.

 

G12는 기존 막걸리가 기온 20도 전후에서 발효하는 것과 달리 10도 전후 초저온에서 발효를 진행한다. 알코올 발효를 담당하는 효묘균 역시 국내 토종균을 사용해 지역적, 전통적 특성을 살린 제품이다.

                                                     배혜정도가 ‘매화마름’

                                            ◆유기농쌀로 만든 맛술 배혜정도가 ‘매화마름 ’

 

막걸리는 아니지만 혁신을 추구하는 전통주 관련 제품이 있다. 바로 배혜정도가의 ‘매화마름’이다. 매화마름은 마시는 술이 아닌 요리를 위한 술이다. 일명 ‘맛술’로, 흔히들 ‘맛술’이라고 하면 요리에 쓰이는 술로 쌀로 만든 술에 조미료를 첨가한 것으로 여겨진다. 즉 술이 아니라 음식의 잡냄새를 잡아주는 ‘저품질의 무엇’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매화마름’은 다르다. 세계 최초로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에서 재배한 유기농 쌀 매화마름을 사용해, 하나하나 발효를 통해 술을 빚었다. 전체적으로 고기 잡내를 잡은 부분이 좋으며, 직접 우리 쌀로 만든 맛술인 만큼 특유의 감칠맛도 살아있다. 단순히 빨리, 싸게 만들던 맛술이 아니라 농업의 부가가치를 살린 ‘사회적 가치’를 가진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전통주 전문가가 추천하는 ‘혁신’을 추구하는 막걸리 5종 - 세계일보 (segye.com)

List of Articles
제목 조회 수sort 날짜
2018 대한민국 우리술 주안상 대회 Real영상 3580 2018-12-17

금 함유 ‘금쌀’ 나왔다

순금 성분이 들어 있는 ‘금(金)쌀’이 등장했다. 벤처기업 에스엠나노텍은 경기도 여주군 이영환씨의 논 1만2000㎡에서 ‘금 유기화 재배기술’을 이용한 기능성 쌀 1000㎏을 수확했다고 18일 밝혔다. ‘금 유기화 재배기술’은 99.99%의 순금을 전기분해 등의 방법...

  • 조회 수 1378
  • 2009-11-19

전통주를 우리 대표술로 육성해야...!!! [1]

예부터 우리나라에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다양하고 훌륭한 전통주 문화가 있었다. 집집마다 비전의 솜씨로 가양주를 빚어 명절 때마다 조상께 올리고, 길흉사엔 손님 접대에 내놓으며 가문의 전통을 이어가곤 했다. 그러던 것이 안타깝게도 일제 ...

  • 조회 수 1378
  • 2009-07-27

[녹색] 가양주 개발 시제품 품평회 개최 [1]

http://www.ytn.co.kr/_ln/0103_200911140915563682농촌진흥청은 한국가양주협회와 함께 전통 기법으로 빚는 술인 가양주 개발을 위한 시제품 품평회를 열었습니다. 전통주 전문가와 농업인 등 1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품평회에서 농촌진흥청은 우수한 평가를 ...

  • 조회 수 1368
  • 2009-11-19

“일본서 노하우 알려 몇년 전부터 접근해요”

‘민속주 1호’ 부산 산성막걸리 만드는 전남선·유청길 모자 산성막걸리는 누룩까지 직접 빚어 맛이 더욱 구수하다. 60년 넘게 누룩을 빚어 온 전남선씨(왼쪽)와 가업을 이은 아들 유청길씨. 전씨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누룩이다. 전남선(78)씨는 60년 동안 부...

  • 조회 수 1358
  • 2009-09-09

한국일보 “맛있는 술 두고도 못 즐기는 한국인 아쉬워”

전통 술 만들어 먹는 존 프랭클 연세대 교수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이렇게 훌륭한 맛 내는 술 드물어” 존 프랭클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대학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직접 만든 전통 소주를 소개하며 술 제조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

  • 조회 수 1357
  • 2018-11-08

[전통주 명인의 술 이야기]<5>추성주 양대수 씨

http://news.donga.com/Series/List_70070000000884/3/70070000000884/20091203/24537305/212가지 한약재로 빚은 ‘담양의 1000년 명주’ 《‘깨끗한 찹쌀 5되, 멥쌀 1말 5되를 여러 번 씻어 물에 담그고…(중략). 엿기름 3근, 물 3말, 미지근한 물로 갠 누룩 11근...

  • 조회 수 1357
  • 2010-02-11

[사설]전통주 시설 기준 더 완화돼야 한다

[사설]전통주 시설 기준 더 완화돼야 한다 막걸리와 약주 등 전통주를 만드는 데 쓰이는 재료는 대부분 우리 땅에서 생산된 농산물이다. 따라서 전통주를 활성화한다는 것은 우리 문화를 계승해 보전한다는 의미와 함께 우리 농산물의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농...

  • 조회 수 1343
  • 2010-09-28

[영상]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전통주, 서민의 술로 복원 성공

[영상]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전통주, 서민의 술로 복원 성공 7~10일 만에 만들어 먹는 전통주 '녹파주', '아황주' 실용화 1000년전 고려시대 때부터 전해 내려왔지만, 일제 강점기 시대를 거치며 옛 문헌속으로 사라졌던 전통주들에 대한 복원이 성공했다. 농...

  • 조회 수 1337
  • 2010-08-14

[통플러스]2018년은 소확행, 2019년은 뉴트로. 진화하는 전통주 문화

얼마 전 양재동 aT 센터에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다양한 우리 술을 마실 수 있는 ‘우리술 대축제’가 열렸다. 기존 축제와 다른 점은 단순한 막걸리뿐만 아니라 무첨가 숙성 막걸리부터 증류식 소주, 우리 포도로 만든 한국와인, 오미자 및 사과 브랜디까지 30...

  • 조회 수 1334
  • 2019-01-17

막걸리와 함께하는 한 여름밤의 콘서트

막걸리와 함께하는 한 여름밤의 콘서트 2일 저녁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열린 '한 여름밤의 별빛 달빛 콘서트'에서 관람객들이 막걸리를 마시며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이 운영하는 서울남산국악당에서는 6일까지 별빛 달빛 콘서트를 진행한다. 재즈...

  • 조회 수 1334
  • 2010-08-03

막걸리 열풍… 특허출원 급증

막걸리 열풍… 특허출원 급증 인삼등 재료다양화 가장많아 막걸리 열풍에 힘입어 다양한 지역특산물을 첨가한 막걸리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특허출원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허청에 따르면 막걸리 특허출원은 2005년 12건으로 전체 주류 출...

  • 조회 수 1330
  • 2010-08-12

[re] “일본서 노하우 알려 몇년 전부터 접근해요”

>‘민속주 1호’ 부산 산성막걸리 만드는 전남선·유청길 모자 > > 산성막걸리는 누룩까지 직접 빚어 맛이 더욱 구수하다. 60년 넘게 누룩을 빚어 온 전남선씨(왼쪽)와 가업을 이은 아들 유청길씨. 전씨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누룩이다. > > >전남선(78)씨는 60...

  • 조회 수 1322
  • 2009-09-14

­스마트폰으로 전통주도 배운다

­스마트폰으로 전통주도 배운다 국순당(대표 배중호)이 업계 최초로 전통주에 관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사진)을 2일 출시했다. 최근 유행하는 막걸리에 대한 애플리케이션은 그동안 2가지 정도가 개발되어 보급되애플리케이션은, 약주, 증류식 소주 등 우리 ...

  • 조회 수 1321
  • 2010-08-03

<농촌현장> 전통주..우리 농산물과 함께 성장

->술이 잘 익었나? (서천=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한산소곡주 나장연 대표가 술독을 열고 숙성도를 점검하고 있다. 한산소곡주는 100일간 숙성시킨다. 2010. 7. 18 <<지방기사 참고>> jung@yna.co.kr ->한산소곡주 제품화 (서천=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100...

  • 조회 수 1318
  • 2010-07-21

[전통주 명인의 술 이야기]&lt;1&gt;문배주 이기춘 씨

http://news.donga.com/Series/List_70070000000884/3/70070000000884/20091029/23761034/2천년비법, 곡주 금지법에 묻힐 뻔 《‘일본에 ‘사케’, 프랑스에 ‘코냑’이 있다면 한국에는 □가 있다.’ □에 들어갈 답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답은 몇 가지 조건...

  • 조회 수 1314
  • 2010-02-11

조, 기장, 수수, 율무로 빚은 술 선보인다

http://korea.kr/newsWeb/pages/brief/partNews2/view.do?dataId=155391229&call_from=extlink&call_from=extlink 농촌진흥청(청장 김재수)은 한국가양주협회(회장 류인수)와 공동으로 11월 13일, 서울 사당동 한국가양주협회 교육센터에서 ‘잡곡 소비촉진과 ...

  • 조회 수 1309
  • 2009-11-19

생방송 obs '감식초'편 인터뷰 자료 file

안녕하세요? 술독 회원님들^^ 다시 또 인사를 드리게 됩니다. 오늘 obs방송국에서 "감식초"에 대한 소장님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프로그램 명은 "생방송 obs" 다큐 프로그램 이며, 이번 회에는 "감식초편"에 소장님 인터뷰가 들어갈 예정입니다. [방송일정] 9...

  • 조회 수 1304
  • 2014-09-23

막걸리 '나홀로 전성시대'

막걸리 '나홀로 전성시대' 소비량 2배 급증에 주류시장 점유율 12%대로 전체 술 소비량의 감소에도 불구, 유독 막걸리만 급증하고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세청에 따르면 올 1분기 맥주출고량은 지난해 동기대비 10% 감소하고, 소주는 5.6% 증가하는데 그쳤...

  • 조회 수 1304
  • 2010-06-30

웰빙바람, ‘막걸리의 무한 변신’ [1]

웰빙바람, ‘막걸리의 무한 변신’ 건강, 다이어트 지향 명품주로 재탄생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 오던 막걸리가 최근 건강을 추구하는 웰빙 바람을 타고 고급화에 성공,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곡식을 발효해서 만든 막걸리는 맛이 구수하고 알코올 함량이 ...

  • 조회 수 1302
  • 2010-07-18

[비지니스코리아]한국가양주연구소, ‘2018 우리술 주안상 대회’ 성료

기사공유하기 프린트 메일보내기 글씨키우기 대상을 수상한 진두룡(오른쪽)씨 [비지니스코리아=최문희 기자] 한국가양주연구소가 지난 23~25일 aT센터에서 열린 ‘2018 우리술 대축제’ 기간 중 개최한 ‘2018 우리술 주안상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 조회 수 1299
  • 2018-12-1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