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룩으로 빚는 멥쌀술은 왜 어려운가?

조회 수 5234 추천 수 0 2011.09.18 23:47:51

이번 가양주대회는 술을 잘 빚는 사람에게도 많이 어려운 주제가 주어졌습니다.

한정된 쌀과 한정된 시간 그리고 가장 힘든 멥쌀 술빚기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분들은 아마도 큰 공부를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얼마전 술을 잘 아신다는 분들과 이야기 과정에서

'이번 대회는 멥쌀로 술을 빚어야 해서 상당히 힘들 것 같습니다.'

라고 했더니

웃으면서  '그게 뭐가 어려워요~' 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분들은 누룩으로 멥쌀술을 빚어본적이 없구나...'

 

이렇게 멥쌀술이 왜 어려운지 모르는 이유는

술을 빚을 때 배양된 효모와 특정 효소를 사용하여 술을 빚어 왔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룩으로 빚는 멥쌀술이 어려운 것인지 모르는 것입니다.

전통적 제조법인 누룩만을 이용해서 대량의 멥쌀을 발효시킨다는 것이 많은 훈련을 하지 않으면

상당히 힘들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럼 멥쌀술을 잘 발효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특정 효모나 효소를 사용하지 않고 멥쌀을 당화시키기 위해서는 전분의 종류와 호화에 대해서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즉, 찹쌀과 멥쌀의 차이 그리고 당화를 위해 곡물을 익히는 정도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맛있는 멥쌀술을 빚을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특정 효모나 효소 없이도 멥쌀술을 즐겨 빚었는데요. 그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1. 찹쌀보다 멥쌀을 물에 오래 담가 놓을 것

2. 단양주 이양주 보다는 삼양주이상의 술을 빚어야 할 것

3. 멥쌀을 완전히 호화 시키기 위해서 덧술에 멥쌀과 동량의 물을 넣을 것

4. 덧술에 들어가는 물은 반드시 끓고 있는 상태에서 멥쌀 고두밥과 혼합하여 식힐 것

5. 혼합 과정을 늘려 잠복기를 짧게 만들어 줄 것

 

이러한 방법들이 우리 조상들이 멥쌀술을 빚는데 가장 즐겨 사용하던 방법들입니다.

 

누룩의 당화력이 300~500sp 정도 되기 때문에 밑술과 덧술을 하는 과정에서는 당화력이 충분하지만

마지막 고두밥을 혼합하게 되면 당화가 잘 되지 않아 술이 걸쭉하고 알코올 생성 속도가 늦어져

젖산의 과도한 생성으로 술에서 신맛이 강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렇게 부족한 당화력을 우리 조상들은 누룩의 당화력을 높이는 것이 아닌

곡물이 당화가 잘 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하는 작업을 수행했던 것입니다.

 

왜 멥쌀술이 주제가 되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양주는 단맛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맞는 말이죠.

주로 찹쌀을 이용해서 술을 빚고 술에서 신맛이 나는 것 보다는 단맛이 나는게 좋으니까

언제나 물의 양을 적게 잡아 단맛이 있도록 하는 것이 가양주를 빚는 사람들이 즐겨하던

제조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양주는 단맛이 강하다. 라는 말은 잘못된 것입니다.

찹쌀이 아닌 멥쌀을 이용하게되면 찹쌀의 감칠맛나는 진한 단맛이 아닌

드라이하고 깔끔한 맛을 얻을 수 있습니다.

즉, 쌀과 물의 양으로 맛을 조절하는 방법은 가장 일반적으로 술을 빚는 분들이 하는 방법이며

여기에 찹쌀과 멥쌀의 비율로 술의 맛을 조절하는 방법을 더한다면 더 없이 다양한 주품을

완성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전통적인 누룩을 이용하여 멥쌀술을 잘 빚을 수 있는 공부가 되었으리라 생각되고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류인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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