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운님의 "우리밀로 디딘 누룩"

조회 수 2186 추천 수 14 2008.09.04 12:01:11
누룩이 잘 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의정부에서 냉면집(배가네면옥)을 운영하시는 배성운(45)님을 찾아 뵈었다. 단번에 봐도 누룩 표면에 황색 곰팡이가 무수히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누룩 고유의 고소한 향기가 코를 즐겁게 하였다.


배성운님께서 누룩 향기를 맡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누룩을 직접 디뎌 술을 빚는 이유는 “누룩이 좋으면 술이 실패하지 않기 때문이며, 술이 묽지 않고, 주박(술 짜내고 남은 찌꺼기)이 거의 없기 때문”이란다. 오래전에 제빵을 하여 처음에는 효모(이스트)를 넣어 술을 빚었는데 머리가 너무 아파 이제는 사용하지 않고 누룩만 가지고 술을 빚는다고 한다.


박스 안에서 디딘 누룩이 짚 속에 들어 있다.

만드는 방법

1. 우리밀을 깨끗이 씻어 3일 정도 완전히 말린다.
2. 방앗간에 가져가 2번 털어(빻아) 달라고 한다.(누룩 할거라 하면 알아서 빻아 줌)
3. 누룩 틀을 이용해 모양을 낸다.


누룩 띄우기 (일반 가정에서 쉽게 띄우기)

1. 성형한 누룩 4개 정도 들어갈 크기의 박스를 구한다.
2. 짚을 밑에 두껍게 깔고 그 위에 2개를 올린다.
3. 양 옆, 구석으로 짚을 잘 채우고 다시 2개의 누룩을 올린다.
4. 맨 위에 짚을 많이 올려 준 다음 박스를 덮는다.
5. 햇볕이 뜨거운 곳에 놓았다가 비가 오거나 하면 들여 놓는다.
6. 3일 마다 뒤집어 주고 이 과정을 25일간 반복한다.



누룩을 꺼낸 모습

‘누룩을 띄울 때에는 한 박스 안에 너무 많은 누룩을 넣으면 썩어 버리기 때문에 4개 정도 넣어 띄었을 때 누룩 상태가 좋았고, 우리밀을 씻어 완전히 말리지 않은 상태에서 빻아 누룩을 디디면 다 썩어 버리기 때문에 완전히 말린 후에 빻아 사용해야 한다.’ 고 말씀하셨다.


박스 안에 총 4개의 누룩이 들어가 있다.

누룩의 뒷면에도 황곡이 피어 있다.

누룩을 쪼갠 모습

누룩을 쪼개 약간 검은 부분은 수분이 남았기 때문이며 햇볕에 말리게 되면 사라지고, 처음에는 통째로 말렸다가 술 빚기 전에 콩알 만하게 부서 사용해야 술이 잘 된다고 한다. 특히, 누룩을 완전히 곱게 하여 술을 빚는 것 보다 콩알 만하게 부서 술을 빚으면 발효력이 더 좋다고 한다.

배성운님은 누룩 뿐만 아니라 술도 아주 잘 빚는다. 가계에 찾아온 손님에게 술을 한 잔 드렸는데, 그 손님이 돈 줄 테니 술 좀 달라고 계속 말해서 ‘돈 받고 파는 술이 아니다.’ 라고 말했는데 자꾸 달라고 해서 한 병을 그냥 주었는데, 다음날 아침 가게 앞에서 기다리고 있더란다.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 그 술 좀 팔라고 해서 그냥 1병을 다시 주었는데, 돈 3만원을 몰래 놓고 갔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찾아와 술 1독을 좀 빚어 주면 돈은 달라는 만큼 주겠다고 했는데, “나는 술 파는 사람이 아니라 공부하는 사람이니 안된다.”라고 말을 했다고 한다.

함께 이야기 하면서 그 동안 빚었던 술에 대한 자료들을 보여 주었는데, 하나하나 빚으면서 느꼈던 것 등 배성운님의 열정이 한 곳에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직접 끓여 주신 ‘추어탕’을 맛있게 먹고, 다음에 술 빚을 때 다시 찾아 뵙기로 했다. 그때 배성운님 만의 멋진 술과 제조법을 술독의 회원님들이 다 함께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치면서 ...

좋은 자료 제공해 주신 배성운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디딘 누룩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가져온 누룩은 술독의 회원님들께 직접 눈으로 확인 시켜 드릴 수 있도록 잘 보관하겠습니다.
아~  매실엑기스도 감사합니다. ^^



한국 전통주의 자존심   "술독"   www.suldoc.co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시음표와 레시피 작성표 다운 받아가세요. file [6] 누룩 2011-07-10 40757
664 <b>제 1회 술독정기모임 11월 25일 토요일</b> [10] 酒人 2006-11-01 2189
663 회원분들과 주인장님께,, [1] 이승욱 2007-02-08 2190
662 "술" 드디어 시작했습니다...^^ [1] 연꽃 2007-05-17 2190
661 <b>'우리술 막걸리 세계화를 위한 정책토론회' 개최</b> file [3] 관리자 2009-12-15 2197
660 요즘 술독이 너무 조용하네요 ^^ [1] 술바치 2010-06-14 2197
659 <b>술방사람들이 나누는 전통술향기 </b> file 酒人 2006-11-11 2203
658 간만에 들러봅니다~ [2] 2010-06-26 2203
657 <b>酒人의 고문헌 산책 1. 만전향주 </b> file [3] 酒人 2009-07-30 2208
656 <b>오랫만에 좋아하는 쑥술을...^^</b> 酒人 2007-05-29 2208
655 "나만의 술"게시판 말입니다! [4] 섬소년 2009-06-15 2209
654 1기 교육을 마치고 [2] 은비 2007-03-12 2209
653 초대장 송학산방 2017-03-29 2212
652 2016 궁중술빚기 대회 공지 누룩 2016-10-12 2213
651 완성된 치풍주 file [4] 酒人 2007-04-25 2215
650 밀가루 수분 흡수... file [1] 봇뜰 2008-07-16 2216
649 신년에 마실 술 완성하다. [1] 내사랑 2008-12-31 2218
648 <b>다녀 오겠습니다. ^^</b> [4] 酒人 2007-04-12 2219
647 우리술 100전 100승 [3] 酒人 2009-10-08 2221
646 <b>경상도, 전라도 지역에 계신 분들께...</b> [2] 酒人 2007-03-17 2222
645 동상.... [5] SG오션 2007-02-07 2223
644 햇볕에 건조중인 백곡 file [2] 모락산(진 2008-08-08 2227
643 1기 교육이 무사히 끝나고...^^ [7] 酒人 2007-03-11 2227
642 <b>순무주가 완성되었습니다. </b> file [2] 酒人 2007-01-09 2229
641 책 소개 - 우리나라 술의 발달사(정동효) 酒人 2006-11-06 2231
640 오전 교육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3] 마타하리 2017-02-22 2233
639 동남아에 있는 증류기 file 酒人 2006-06-08 2235
638 정말 이 맛이??? [2] 시나브로 2010-01-17 2238
637 삼백주 재 도전합니다 [3] 공주 2009-10-09 2241
636 누룩 디디기 시연 중인 최원선생님.~^^ file 酒人 2007-11-26 2243
635 이번에 압구정에 가게를 새로오픈할지도 모릅니다...질문이여~ [1] 권희승 2007-02-28 2243
634 <b>봄이 되니 술에 꽃이 피네...^^</b> file [5] 酒人 2007-03-20 2249
633 술병500ml [1] 비아 2007-03-15 2250
632 복분자를 사용할때 [2] 강현윤 2006-07-13 2251
631 나만의 술, 나만의 가양주 - 내 손으로 전통주를 빚자. ! (전주전통술박물관 수강생 모집) [3] 하얀날개 2009-04-14 2253
630 드뎌 신청했습니다. [2] 나래 2010-02-01 2255
629 북촌에서 만난... file [1] 조명희 2006-12-01 2259
628 새해...복 많이받으세여...*^^* [3] 최소희 2007-02-19 2259
627 <b>누룩전문교실 무사히 마쳤습니다.^^</b> [7] 酒人 2007-04-01 2260
626 오랜만에 술 3독 빚다 [3] 배성운 2009-10-24 2261
625 울적한 날씨네요~ [2] 모수 2010-08-07 226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