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운님의 "우리밀로 디딘 누룩"

조회 수 2274 추천 수 14 2008.09.04 12:01:11
누룩이 잘 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의정부에서 냉면집(배가네면옥)을 운영하시는 배성운(45)님을 찾아 뵈었다. 단번에 봐도 누룩 표면에 황색 곰팡이가 무수히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누룩 고유의 고소한 향기가 코를 즐겁게 하였다.


배성운님께서 누룩 향기를 맡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누룩을 직접 디뎌 술을 빚는 이유는 “누룩이 좋으면 술이 실패하지 않기 때문이며, 술이 묽지 않고, 주박(술 짜내고 남은 찌꺼기)이 거의 없기 때문”이란다. 오래전에 제빵을 하여 처음에는 효모(이스트)를 넣어 술을 빚었는데 머리가 너무 아파 이제는 사용하지 않고 누룩만 가지고 술을 빚는다고 한다.


박스 안에서 디딘 누룩이 짚 속에 들어 있다.

만드는 방법

1. 우리밀을 깨끗이 씻어 3일 정도 완전히 말린다.
2. 방앗간에 가져가 2번 털어(빻아) 달라고 한다.(누룩 할거라 하면 알아서 빻아 줌)
3. 누룩 틀을 이용해 모양을 낸다.


누룩 띄우기 (일반 가정에서 쉽게 띄우기)

1. 성형한 누룩 4개 정도 들어갈 크기의 박스를 구한다.
2. 짚을 밑에 두껍게 깔고 그 위에 2개를 올린다.
3. 양 옆, 구석으로 짚을 잘 채우고 다시 2개의 누룩을 올린다.
4. 맨 위에 짚을 많이 올려 준 다음 박스를 덮는다.
5. 햇볕이 뜨거운 곳에 놓았다가 비가 오거나 하면 들여 놓는다.
6. 3일 마다 뒤집어 주고 이 과정을 25일간 반복한다.



누룩을 꺼낸 모습

‘누룩을 띄울 때에는 한 박스 안에 너무 많은 누룩을 넣으면 썩어 버리기 때문에 4개 정도 넣어 띄었을 때 누룩 상태가 좋았고, 우리밀을 씻어 완전히 말리지 않은 상태에서 빻아 누룩을 디디면 다 썩어 버리기 때문에 완전히 말린 후에 빻아 사용해야 한다.’ 고 말씀하셨다.


박스 안에 총 4개의 누룩이 들어가 있다.

누룩의 뒷면에도 황곡이 피어 있다.

누룩을 쪼갠 모습

누룩을 쪼개 약간 검은 부분은 수분이 남았기 때문이며 햇볕에 말리게 되면 사라지고, 처음에는 통째로 말렸다가 술 빚기 전에 콩알 만하게 부서 사용해야 술이 잘 된다고 한다. 특히, 누룩을 완전히 곱게 하여 술을 빚는 것 보다 콩알 만하게 부서 술을 빚으면 발효력이 더 좋다고 한다.

배성운님은 누룩 뿐만 아니라 술도 아주 잘 빚는다. 가계에 찾아온 손님에게 술을 한 잔 드렸는데, 그 손님이 돈 줄 테니 술 좀 달라고 계속 말해서 ‘돈 받고 파는 술이 아니다.’ 라고 말했는데 자꾸 달라고 해서 한 병을 그냥 주었는데, 다음날 아침 가게 앞에서 기다리고 있더란다.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 그 술 좀 팔라고 해서 그냥 1병을 다시 주었는데, 돈 3만원을 몰래 놓고 갔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찾아와 술 1독을 좀 빚어 주면 돈은 달라는 만큼 주겠다고 했는데, “나는 술 파는 사람이 아니라 공부하는 사람이니 안된다.”라고 말을 했다고 한다.

함께 이야기 하면서 그 동안 빚었던 술에 대한 자료들을 보여 주었는데, 하나하나 빚으면서 느꼈던 것 등 배성운님의 열정이 한 곳에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직접 끓여 주신 ‘추어탕’을 맛있게 먹고, 다음에 술 빚을 때 다시 찾아 뵙기로 했다. 그때 배성운님 만의 멋진 술과 제조법을 술독의 회원님들이 다 함께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치면서 ...

좋은 자료 제공해 주신 배성운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디딘 누룩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가져온 누룩은 술독의 회원님들께 직접 눈으로 확인 시켜 드릴 수 있도록 잘 보관하겠습니다.
아~  매실엑기스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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