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 지는 것

조회 수 1628 추천 수 34 2008.05.19 07:03:26

    
    
    人間은 누구 나가 현재에만 존재하기 때문에

    지난날이 아무리 어렵고 힘든 세월이었을 지라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어지고,

    추억이라면 그저 막연히 아름다울 것이리라는 생각이

    앞서는지도 모르겠고

    또 한편으로는 내일은 아무도 기약 할 수 없으므로

    내일이 기다려지고 그래서 가슴속에

    오색 영롱한 호롱불을 걸어 두고 사는 지도 모르겠다.


    다정하고 구수한 대화의 분위기를 찾아

    시래기 국 한 그릇을 앞에 놓고

    그 구수한 시래깃국 냄세 와 시래깃국 한 숟갈에
    철철 넘치는 정을

    한 폭의 그림으로 담아 여러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만 있다면

    지금 같이 각박하고 험악한 세상이 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해 보며


    그 옛날 막걸리 한잔에 가슴이 찡 해 오고

    시래깃국 한 그릇으로 허기를 때우며 가난을 이겨 가던

    지난날의 우리들은 가뭄에 흉년이 들어도

    시골 우물가 바래기에는 항상 삶은 시래기가 담겨져 있었고

    물 길러 온 아낙들은 자기네 것이 아니라도

    물 몇 두레박 더 길어서 시래기에 물을 갈아주곤 하다가,

    아침에 물을 길러 온 아낙이 한줌 건져 호박잎에 싸 가며

    “순이네 내가 한 줌 가져가네” 하면

    “그래요 성님 맛있을 란가 좀더 가져 가제”

    하는 소리가 물동이를 이고 가는 아낙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곤 했는데

    오늘에 사는 우리는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의 넉넉하고
    풋풋한 정을

    어디에서 찾을지....


    모텔이 없어도 객이 지나다 아무 집이고 들어가

    하룻밤 유하자 하면 생면 부지의 식객이 사랑방으로 안내되어

    밥 한 그릇을 물에 말아 신 김치 몇 조각으로 뚝딱 삼키고

    주안상에 하룻밤을 유하면서 밤이 이슥토록 정담을 나누다

    떠날 때는 노자 돈까지 얻어 가던 그때가

    오늘보다 더 풍요로운 게 있었다면

    넉넉한 인심이요 넘치는 정이었을 것이다.


    풍요로운 시대를 살면서 나날이 잃어가는 것 중의 하나가
    인정 아닐까?

    너나없이 바쁜 세상에 아직도 인정에 연연한다는 것이

    어쩌면

    구시대적 사고에서 오는 미련이라 할지라도 그래도 나는

    시골집 우물 같은 인정이 못내 그립다.


    텃밭가 여기저기 수줍게 매달린 애호박은 아무나 따 가고 열무니

    상추니 아욱이니 먼 밭 가기 바쁘면 아무데나 가까운 밭에서

    뽑아가도 흉이 아니던 인심이 그리워

    그래서 우리는 시골로 돌아 가려하고 전통주를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그 전통주 속에 그런 그리움들이 녹아있고 풋풋한 인정이
    녹아있지 않겠는가?
출처 : my homepage
 


酒人

2008.05.19 12:07:24
116.46.

잘 읽었습니다.^^

도연명님께서 올려 주신 것을 읽으면 언제나
마음이 따뜻해요.
치열하게 돌아가는 뇌가
잠시 계산을 멈추고 쉬는 기분입니다.

운인

2008.05.19 21:44:12
59.13.1

사설이 옷깃과 눈물을 여미게 하네요.
어차피 가져 가지 못할 줄 알면서도 ....
어차피 한낱과 같은것...
어차피 한올에도 못 미치는 것을 ....
자연속에서 살다가 인간문화를 만나니 사람들의 정신이 어디있는지 서로를 모를 뿐이라고 봅니다.
의식이 깨어나면 다 제자리에 오듯 마취제에 빠진 인간들이라고 쳐 둡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시음표와 레시피 작성표 다운 받아가세요. file [6] 누룩 2011-07-10 43960
64 백곡 뒤집기 2,,, file [2] 봇뜰 2008-07-19 1622
63 안녕하세요~ [2] 인생의달인 2008-07-11 1621
62 다른생각 하는 팀들... file 봇뜰 2008-07-16 1621
61 누룩 잘 디디세요~~~~ [2] 최소희 2008-07-10 1621
60 즐거운 명절되세요...^^ [1] 봇뜰 2008-02-06 1621
59 새해 복~~! [2] 한국인 2009-01-04 1621
58 기축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 내사랑 2008-12-31 1621
57 10월정기모임 file [4] 복드림 2008-10-13 1621
56 세번째 뒤집기(7/23) file [3] 모락산(진 2008-07-24 1621
55 부부팀으로 시작~~ file [3] 봇뜰 2008-07-16 1620
54 밀가루 꽉 채운 틀... file 봇뜰 2008-07-16 1620
53 봇뜰네 시계꽃 file [3] 모락산(진 2008-06-23 1620
52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1] 오야봉 2009-05-18 1620
51 축하 합니다^^ [1] luna 2009-03-24 1620
50 설날을 앞둔 우리의 바램 [2] 내사랑 2009-01-25 1620
49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3] 달빛아래 2009-01-23 1620
48 고향이그리워.. [1] 대감 2008-12-21 1620
47 8월 정기모임--봇뜰님 정원 file [1] 도사 2008-08-24 1620
46 백곡 두번째 뒤집기.2 file [2] 봇뜰 2008-07-25 1620
45 이뿐 손 file [1] 봇뜰 2008-07-16 1619
44 다들.. 한가위 만 같으세요들.. [1] 산우 2007-09-28 1619
43 술독화이링~ [1] 권희승 2007-11-15 1619
42 2009년 2월 제천시 농업기술센터 강의 관리자 2009-02-01 1619
41 술도 못마시면서... [3] 운인 2009-01-06 1619
40 우리 전통주의 미래는 밝다. [4] 내사랑 2008-11-30 1619
39 "정기모임" 대중교통 이용하시는 분들께,, 관리자 2008-11-27 1619
38 백곡 두번째 뒤집기.1 file [1] 봇뜰 2008-07-25 1619
37 오랫만입니다~! [1] 술아술아 2008-07-22 1619
36 신문 벗긴 누룩 입니다... file [2] 봇뜰 2008-07-16 1619
35 틀에 밀가루 담기... file 봇뜰 2008-07-16 1618
34 유월 마지막 날에 쓴 산골일기 [2] 도연명 2008-07-09 1618
33 봇뜰네 file [5] 모락산(진 2008-06-23 1618
32 저번 질문한 후, 더 자세히 알고싶어서.. [2] 한국인 2009-02-14 1618
31 2008 전주전통주대향연 "국선생 선발대회" 참가 신청을 받습니다. file 이지현 2008-09-04 1618
30 누룩 디디면서...^^ file [2] 봇뜰 2008-07-16 1618
29 9월 정기모임, 즐거웠습니다. ^^ [2] 酒人 2007-09-16 1617
28 한가위...잘 보내세요...*^^* [3] 최소희 2007-09-24 1617
27 기축년 새해 건강하세요 [3] 모락산(진 2009-01-23 1617
26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2] 빨강머리앤 2009-01-23 1617
25 <b>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b> 酒人 2008-09-09 161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