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눈을 감고 술독에 귀를 기울여…</b>

조회 수 2207 추천 수 188 2007.01.25 18:05:41
눈을 감고 술독에 귀를 기울여…


저는 술독을 옆에 끼고 같이 잡니다. 자고 일어나서 가만히 술독 뚜껑에 귀를 갖다 댑니다. 팅팅팅 아주 맑은 소리가 납니다. 그렇게 몇 분이 흘러갑니다. 그리고 잠에서 완전히 깨어납니다.

그리고 술이 익을 때쯤….  

뚜껑을 열고 천 위에 다시 귀를 갖다 댑니다. 집 안에서 바깥에 소낙비가 내리는 것 처럼 싸라싸라 하는 소리가 귀에 들립니다. 가만히 귀를 대고 한참을 듣다가 천을 걷어내고 안을 봅니다. 미생물들이 뛰어 놀고 있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립니다.

이렇게 뛰어 놀다가 애들이 배가 고프면 잠잠해 집니다.

그러다가 다시 밥을 주면 언제 배가 고팠냐는 듯이 뛰어 놉니다. 이제는 자기들도 컸다고 입에서 술 냄새를 풍기죠. 그러다가 성숙해져서 아주 잠잠해 집니다.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놓고 쉬는 거죠. 이제 애들이 아니라 점잔은 신사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가만히 가만히 술독에 귀를 귀울여 보세요. 술독 안에서 말을 합니다. 밥 달라고, 춥다고, 덥다고, 맵다고 말을 합니다. 가만히 귀를 귀울이고 있으면 말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 왠지 평온해 집니다.

오늘도 술이 익어 갑니다. 큰 술독에서는 높은 음의 피아노 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술이 숨쉬는 마을...   "술독"   www.suldoc.co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시음표와 레시피 작성표 다운 받아가세요. file [6] 누룩 2011-07-10 48465
1144 간만에...... [1] 최소희 2005-09-29 6696
1143 식혜가 먹고싶어서... [1] 머그 2005-10-18 5618
1142 자연은 내 인생의 스승 酒人 2005-10-19 4696
1141 <font color='339999'>과하주의 원리 酒人 2005-11-20 4950
1140 한자는 우리글이다. 관리자 2006-01-01 4905
1139 술 빚을 때 옹기를 사용하는 이유?? 酒人 2006-01-13 9963
1138 18년 동안 전통주 사랑을 이어 온 사람 酒人 2006-02-09 4536
1137 진드기가 알코올의 역사를 생각하게 한다. [1] 酒人 2006-02-14 4765
1136 정화수(井華水, 새벽에 처음 길은 우물물) 酒人 2006-02-16 3827
1135 국세청 "양조기술교실"(접수끝) [2] 酒人 2006-02-17 4118
1134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술빚기 "보경가주" [4] 酒人 2006-02-20 4766
1133 밥알 띄우기 "부렵주" [8] 酒人 2006-02-23 4782
1132 <b>술에서 신맛나는 이유 총정리</b> 酒人 2006-02-24 4820
1131 술독 "보온" 쉽게 끝내기 酒人 2006-02-27 5469
1130 맑은 술, 밥알 띄우기 [3] 酒人 2006-03-02 4713
1129 술을 다 빚어 보라는 것이 아닙니다. 酒人 2006-03-03 3591
1128 구입... [1] 주광성 2006-03-03 4006
1127 역사속으로 - 1. 삼일주와 부의주 [3] 酒人 2006-03-08 7505
1126 청주에 약재를 넣어 중탕하는 법. [2] 酒人 2006-03-11 5520
1125 드디어 완성된 삼양주 호산춘 file [2] 酒人 2006-03-12 3846
1124 ............... 이상훈 2006-03-12 3180
1123 자주에 대하여......답글입니다.(길어서.^^) [4] 酒人 2006-03-13 3855
1122 도소주에 대하여............. [2] 酒人 2006-03-13 4539
1121 법주(法酒)에 대하여...... 酒人 2006-03-15 3539
1120 옥수수술 [1] 박승현 2006-03-16 3672
1119 집에서도 특등급의 술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酒人 2006-03-18 3810
1118 <제민요술><임원16지>그리고<규합총서> 酒人 2006-03-19 3603
1117 <b>즐겨쓰는 밑술법</b> [3] 酒人 2006-03-22 3492
1116 낙향한 선비의 술 "손처사하일주"에 대하여 [2] 酒人 2006-03-24 4470
1115 300년전의 청서주(淸暑酒)를 만나다. [4] [1] 酒人 2006-03-27 3524
1114 발효주의 알코올 도수가 낮은 이유 [1] 酒人 2006-03-30 7575
1113 가래로 고생하는 분을 위한 약주 "소자주" 酒人 2006-04-01 3353
1112 <b>초일주(初日酒) 무작정따라하기</b> 酒人 2006-04-06 3487
1111 복분자 만든는법좀 알려주세요... [1] 유근숙 2006-04-06 2937
1110 <b>봄 술빚기 1. 진달래술(杜鵑酒)</b> 酒人 2006-04-10 3620
1109 <b>봄 술빚기 2. 쑥술(艾酒)에 대하여</b> 酒人 2006-04-11 3017
1108 여러분~ 축하해주세요.^^ file [5] 酒人 2006-04-11 3092
1107 동동주는 실력이 많이 쌓이면 빚으세요.~~ 酒人 2006-04-13 3577
1106 완성된 복분자주 file 酒人 2006-04-14 2651
1105 <b>쌀을 불리는 시간 @ 1시간이면 충분하다. </b> [2] 酒人 2006-04-18 114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