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장에서..

조회 수 2505 추천 수 202 2006.11.10 08:29:34
양조장 입구에는 농작물 건조용 비닐 하우스가 한 동 있습니다.
개인 소유 이지만 동네 사람 모두가 제 각각의 용도로 씁니다.
부녀회장님은 고추 말리시고,며느님은 빨래 널고 심퉁네는 깨랑 옥수수를 말립니다.
요즘은 몇몇분이 모여서 함께 가을걷이들을 추스리 십니다...

동리분들은 들녘에서 농사를 짓고 저는 공장 안에서 농사를 짓습니다.

봄철 농사 준비를 하실때,논밭을 갈고 이랑을 타시듯
저는 밀가루와 쌀을 쪄서 '밥'을 만듭니다.
종균을 배양하기 위한 밭이 '밥' 입니다.

논밭에 파종이나 모판을 짜듯이 저는 '밥'에다 파종을 합니다.
꼬박 이틀을 잠 설쳐가며 뒤집어 주면서 배양을 합니다.
그리고 물을 잡고 1단 담금을 합니다.

어린 농작물에 거름이네 풀뽑기 처럼 저는 온도를 보살핍니다.
밭에 거름을 하듯이 배양된 밑술에 쌀을 뿌려 양분을 줍니다.

한 여름 비바람과 물관리 하듯이 저는 '품온'관리를 합니다
며칠 신경 쓰지 않으면 논에 풀이 무성 하듯이
하루만 게으름을 피워도 술에 이상징후가 보입니다.
보통 새벽녘에 효모들이 왕성히 노는통에 잠 시간대가 엉성해 집니다.

그리고 가을들녘의 걷이 하듯이 술을 걸러 냅니다.
노릇노릇 익은 술 한독을 수정처럼 맑게 걸러 갖가지 술을 만듭니다.
그리고 열흘간 키운 제 자식들은 제 품을 떠나 사방으로 흩어져 떠납니다...

농사 짓는분들은 한 해를 짓고 저는 열흘 농사로 세월의 기점을 셈 합니다.

..........뚜렷한 공통점이 하나 떠 오릅니다.

농사 지으시는 분들의 손 마디와 제 스승님의 손마디는 소나무 옹이가 있고
손가락 마다엔 지문이 사라져 마치 판박이처럼 문양만 희미 합니다..

이 길을 택한 이상, 저 역시도 손가락이 닮아 가야 합니다.
제 스승의 지문처럼 제 손가락의 지문은 얼마나 닳아져 있나를
매일 밤 일을 끝낸후엔 살펴 보는 일과도 덧붙여 지는 일상 입니다...


2006/8/28     작은 행복



酒人

2006.11.10 08:44:15
125.188

동해에 있는 한 사찰에서 법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 맷돌을 돌리면 깍이는 것이 보이지는 않지만, 어느땐가 다하고, 나무를 심고 기르면 자라나는 것이 눈에 띄지는 않아도 어느새 크게 자란다. 덕을 쌓고 거듭 실천하면 당장은 훌륭한 점은 모르나, 언젠가는 쓰이고, 의리를 버리면 그 악한 것을 당장은 모른다 해도 언젠가는 망한다.

배우는 사람이 충분히 생각하고 이를 실천하면 큰 그릇을 이루어 명예로운 이름을 남길 것이다. 이것이 고금에 변치 않는 진리이며 도이다. '


잘 지내시죠. 조만간 뵐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눴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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