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면...^^*

조회 수 2019 추천 수 107 2006.05.16 09:45:15
정작 중요한것은 분위기나 이유가 아니라
마신다는 자체의 자유로움 때문에
이 미친 음료는 5천년을 사람곁에 착 달라 붙어 있는 것이다.

잔은 맑아야 할 것이다.
그것의 질감이야 어떠하든 매끄러운 잔의 속살은 희거나 투명하고
손가락 끝의 그것은 부위마다 다른 느낌으로
마치 여인의 몸을 쓰다듬듯 고혹적이면 괜찮은 거다.
첫잔은 위에서 잡고 막잔은 받침을 잡음이 그러한 까닭이라...

술은 혼탁의 정도에 상관없이 제대로 숙성되어
목넘김에 획기적인 느낌으로 와야할 것이다.
소주는 그 청명함과 기습적인 충격에 감동하고
양주는 끈적한 뒷맛에 감기는 역시 음모의 냄새가 짙음에,
탁배기는 편안한 유혹에 내어맡김이 허허로운 까닭에,
그리고 맥주는 만만한 도수를 핑계로 전신이 젖어감에 매력이라,
술맛은 나름의 맑음이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한 잔을 따를때 그것은 고독이다
먼먼 바다를 동경하는 바람잡이의 홀로 남겨진 애수이며
돌아갈 길 막연히 서러워진 나그네의 조심스런 두드림이다.
첫 모금의 술이 넘어가며 설움은 꼬리를 말아 함께 묶이거나
아예 그 속으로 빠져들 준비를 마치는 것이다.

또 한잔의 따름은 그 소리의 청명함으로 영혼을 깨운다
미치거나 혹은 아주 섬세한 본능까지 깨우는
그 어떤것이든 쪼르륵 하는 그 소리에 쫑긋 깨어나
또 다른 자아를 기지개 키우는 준비를 한다.

거푸 여러잔은 저 마다의 이유가 있거나
아예 없다.
저수지의 물을 채우듯 다만 수위가 높아갈뿐 ...

취기가 도는 한 순간의 한잔은
탈출이거나 아예 묶여서 마비로 가는 줄달음 이다
요기까지가 사람이다.
이 잔 이후로는 도덕이고 지식이고 하나도 알 바 없다
동굴에서 벗고살던 그때 그시절로 돌아가
곰도 되고 여우도 되고 호랑이도 된다.

그 다음은 암흑이다
영혼이 잠시 쉬는거다.
그리고
.................
햇살을 저어하는 술의 속성상
아침은 넘넘 골 때리게 된다.
맹세를 한다,,,다시 마시면 성을 갈겠노라고...

그러나
다시 뉘엇뉘엇 해그늘이 내리면
조심스레 지난 마취의 환락이 고개를 들고
못다한 영혼의 세탁을 위해 어느새,
원 샷! 하는 짐승을 볼 수 있게 된다.
..마시는 이유?
죽을때까지 다 못헤아리는것이 이유라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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