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사랑의 사이에서 .

조회 수 2664 추천 수 167 2006.05.16 09:38:38



술을 즐기시는 가친의 풍류덕에
어릴적 집안에는 항상 술익는 향이
내내 감돌곤 했었다.

때론 어머님께서 직접 담그실때도 있고
아니면 동네 양조장에서 가져온 퉁자가
부엌 구석 한켠에 듬직하게 자리 잡곤 했었다.

한 겨울 냉면 야참을 드실때
가끔씩 참새 눈물만큼 밀어 주시던 탁배기,
그 이유모를 얼콰함에 힘입어
달디 단 잠을 자곤 했던 기억이 있다.

여름 무더위 한때는
냉수에 담궈둔 탁배기 주전자에서
누나는 반 사발쯤 덜어내어
당원(?)을 풀어서 내게 나눠 주었던 그 맛,
아마 칠성 사이다 보다
약간 더 나은맛이라고 기억이 된다.

.....하지만 술을 마시진 않았지..

체질적으로 술이 부담이 되었었고
적어도 혼미함은 피하여야 한다는 결벽과,
(아마도 과음하신 아버님의 그 침몰이 무서워)
머리 나빠진다는 어른들의 거짓말 탓에,,
하긴 어린 나이에 세상 팍팍할 일이 있어야지..

...첫 사랑을 정말 뒤지게도 아프게 앓았었다.

그니를 잊기 위한(차였었다..ㅜㅜ)
생몸살에 발악이 겹쳐서
못 먹는 술을 친구넘에게 부탁하여
밤새도록 마시고
첨으로 담배도 두 갑을 피워 제끼고는
내리 사흘을 혼절한 첫 기억의, 속 울렁거림의 기억..

이후로 이십여년을
술과 담배는
어느 여인이 떠나더라도

항상 내 곁에 충직하게 남아 있다.

.....................

해질녘의 노을을 담아 마시는 한 잔과
비 오는 날의 젖은 감성을 녹여 마시는 한 잔은
그 맛이 엄청 다르다.
나도 그 때마다 색깔이 다르다.

이 혼곤한 세상,
내가 누구인지의 정체성을 잃어갈 때,
그대 술이여,
신의 축복받은 선물이여,
너 마저 없었다면
세상은 다만 잿빛일 수 있었음을.....

나는 이렇게 읖조리며
혼자 마실때가 많다,,
철저히 어린애의 서글픔을 담아...

'술은 술에 연하여 끝이 없고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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