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주(法酒)에 대하여......

조회 수 3075 추천 수 155 2006.03.15 00:12:52
법주에대한 자세한 기록이나 내용이 나와있지 않아 옛 문헌과 개인적인 생각을 더해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법주를 보고자 합니다. 법주를 "법대로 빚는 술"로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아쉽고 뭔가 많이 부족한 느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법주에 대한 해석을 다음과 같이 적습니다.

*국가정책의 희생물 법주*

법주를 단순히 "법대로 빚는 술"로 보는 것 보다는 다른 시각으로 "법주"를 바라보고자 합니다. 법주가 "법대로 빚는 술"이라면 조선시대 술과 관련된 많은 문헌에 기록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조선시대 많은 문헌가운데 <임원16지>에만 법주가 기록되어 있을 뿐, 다른 곳에는 기록에 나와있지 않습니다. 또한, 임원16지의 법주는 법주에 관한 최초의 기록을 정리해 놓은 <제민요술,530-550년대>의 제조법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뿐입니다.

법주라는 이름은 <제민요술,500년대초>에 처음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송나라의 서긍이 쓴 <고려도경>과 1400년대 초의 <고려사>에 법주가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자료들이 남아있습니다. 또한, 1827년에 편찬된 <임원16지>에 "법주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1900년대 이후의 저서는 생략) 물론, <임원16지>의 제조법 또한 <제민요술>에 기록된 술과 일치합니다.

법주(法酒)는 어떤 사정이 있었길래 조선시대 가양주가 기록된 많은 문헌에 기록되어 있지 않았을까??

저는 이러한 이유를 조선시대 이전과 이후의 종교정책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감히 단언합니다. 즉, 삼국시대부터 고려로 이어진 불교숭배와 조선의 불교배척에 의해 법주는 조선시대 문헌에서 거의 찾아 볼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사찰에서 불교행사를 위해 빚어졌던 "법주"는 불교를 배척했던 조선에서 더이상 빚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럼, 법주가 단순히 사찰에서 빚어졌기 때문에 불교를 배척했던 조선에서 모습을 감춘 것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에게 전해지는 많은 문헌속의 가양주 중에는 조선시대 이전부터, 즉 불교사회에서 빚어졌던 술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법주가 사찰에서 빚어졌기때문에 조선시대에 법주라는 술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진실은 무엇일까?? 법주가 빚기 어려워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또 다른 무엇이 있었을까..??

저는 이 의문을 법주(法酒)라는 술 이름 자체에서 찾고자 합니다.

조선의 배불정책으로 사찰의 경제활동이 금지됩니다. 스님이 되기위해 절에 들어갔던 사람들은 환속하게 되고 여성들의 사찰 출입이 제한됩니다. 또한, 불교와 관련된 큰 행사들이 사라지거나 축소됩니다. 당연히 불교와 관련이 깊은  "법주" 또한 더이상 빚어지지 않게됩니다.

즉, 법주는 문헌속에 등장하는 많은 술 중에서 "법주"라는 이름을 가진 술이 아닌, 불교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술이라는 것입니다.  "법주"는 곧 불교 였으며, 불교는 조선시대의 배척 대상이었기에 더이상 법주를 거론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런 연유로 조선시대에 술이 기록되어 있는 많은 문헌 속에 "법주"는 기록 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아니 조선시대 <임원16지,1827>이외의 어떤 문헌에도 "법주"는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1936>의 법주는 조선시대의 문헌이 아닌만큼 이 글에서는 제외하였습니다.)따라서, 법주(法酒)를 "법대로 빚는 술"로 보는 것 보다는 "불교의 술" 로 보는 것이 타당하리라 봅니다.

<제민요술>이 편찬된 시기와 우리나라에 불교가 도입된 4-5세기와 비슷합니다. 법주도 이 시기에 전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불교의 도입과 동시에 법주도 함께 등장했으리라 봅니다.


우리술 지킴이 "술독" www.suldoc.co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시음표와 레시피 작성표 다운 받아가세요. file [6] 누룩 2011-07-10 40686
1143 보슬보슬내리는비에 약주한잔 생각나는 하루 [1] 민주누 2021-01-26 176534
1142 <b>담양 대다무 용수(1세트 남음)</b> [7] 관리자 2007-02-12 57290
1141 재미있는 건배사 [1] 音美 2011-06-10 17104
1140 쌀 누룩의 효능 yung 2014-03-17 13430
1139 산주-예봉산 감로주 [1] 최동환 2006-10-19 12615
1138 삼양주 고두밥 덧술 후 3일째 (검은 반점같은것들은뭔가요) 술승민 2021-01-20 11542
1137 [오늘 날씨] 곳곳 소나기, 습도 높아 '후텁지근'…주말 장마전선 다시 북상, 전국에 '비 감빵굿 2019-06-28 11143
1136 <b>쌀을 불리는 시간 @ 1시간이면 충분하다. </b> [2] 酒人 2006-04-18 10797
1135 주정분온도환산표 다운받기 file 누룩 2011-05-13 10368
1134 청소년 많은 거리서 수차례 음란행위…프로농구선수 정병국 영장 감빵굿 2019-07-19 10289
1133 이스트 막걸리 도전기 [1] 조나골드 2020-02-12 9984
1132 쌀 흩임누룩과 이화곡 file [3] 酒人 2012-04-30 9582
1131 쌀누룩 알고싶어요 [3] 곰킹짱 2011-05-11 9300
1130 술 빚을 때 옹기를 사용하는 이유?? 酒人 2006-01-13 9146
1129 우리술 이야기꾼 '전통주해설사자격증' 생겼다. 누룩 2012-01-23 9067
1128 술 관련 자격증 file 音美 2011-05-24 8802
1127 오랜만에 들ㄹㅕ요. 이지예 2019-06-04 8637
1126 양주방-뿌리깊은 나무 잡지를 구했네요. ^^ file [5] 酒人 2012-03-12 8558
1125 9월 대구 술공방 모임. file [5] 김선호 2011-09-30 8549
1124 명주특강 - 조선최고의 名酒 백화주(마감) file [10] 누룩 2012-02-03 8163
1123 실패하여 시어진 막걸리로 식초 만들기 [펌] [3] 소동파 2009-01-20 8122
1122 <b>초파리 제거하는 방법</b> [3] 酒人 2006-10-25 8068
1121 넌센스퀴즈 ~ [2] 김우빈 2019-11-22 7831
1120 국비지원 - 전통주소믈리에과정(전통주소믈리에 자격증 수여) [12] 누룩 2013-01-07 7818
1119 제 8기 정규과정(전통주기능사) 모집 3월 5일 개강(마감) 누룩 2012-01-27 7592
1118 7월 13일 초복 누룩만들기(벼누룩 시연) 행사 (마감) file [3] 누룩 2013-06-25 7563
1117 MBC 특집 < 한국의 전통주 > [4] 아리랑 2012-03-07 7537
1116 <b>2월 28일(토) "술독정기모임" - 잣술 빚기</b> file [14] 관리자 2009-02-04 7507
1115 증류시 메틸알콜을 버리는 시점은? [2] 비야 2007-12-06 7292
1114 막걸리-천상병 [1] 音美 2011-04-27 7285
1113 名酒 시음회 - 백수환동주(백발의 노인이 아이가 된다는 술) [12] 누룩 2012-02-05 7178
1112 식초학교 '제 2기 전통식초전문가 과정' (마감) file [4] 누룩 2012-11-06 7113
1111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트-작센하우젠 전통주~ file [2] 모수 2010-06-22 7000
1110 전통주 전문가과정 마스터반 교육생 모집(마감) file 누룩 2011-12-26 6972
1109 발효주의 알코올 도수가 낮은 이유 [1] 酒人 2006-03-30 6960
1108 <b>술독이 제작한 알코올도수 측정 증류기</b> 酒人 2007-03-06 6858
1107 역사속으로 - 1. 삼일주와 부의주 [3] 酒人 2006-03-08 6794
1106 <b>상근백피주(뽕나무뿌리껍질)</b> file 酒人 2006-05-30 6668
1105 국비지원 - 9월 농림부 우리술빚기과정 수강생모집 file 누룩 2013-05-29 666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