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세계인의 술로/3부]<3> “막걸리도 우리처럼 ‘차세대 대표 술’로 ”

조회 수 1440 추천 수 2 2010.08.05 10:59:43


->28일 경기 포천시 화현면에 위치한 주류업체 배상면주가의 전통주 문화체험공간 ‘산사원’에서 해외 교포들이 고두밥, 누룩 등으로 전통 막걸리를 빚는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배상면주가

[막걸리, 세계인의 술로/3부]<3> “막걸리도 우리처럼 ‘차세대 대표 술’로 ”

젊은 교포들도 “반했어요”

“누…룩? 누룩은 누룽지의 일종인가요?”

28일 경기 포천시 화현면에 위치한 전통주 제조업체 배상면주가의 문화체험공간 ‘산사원’에 마련된 ‘가양주’(가정에서 비상업적 용도로 제조하는 술) 제조 체험장. 종이컵에 담긴 누룩의 냄새를 맡던 한 20대 해외교포가 서툰 한국어로 던진 질문에 체험장은 일순간 웃음바다로 변했다. 이날 산사원을 찾은 손님들은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최근 열린 ‘제13회 세계한인 차세대대회’ 참석차 고국을 방문한 세계 20여 개국의 한인 재외동포 60여 명. 짧은 한국 체류기간에 한국 문화 체험의 일환으로 막걸리를 빚어보고 싶다고 자처한 이들이다.

○ “막걸리 빚기 생각보다 쉬운데요”

어린 나이에 부모를 따라 이민을 갔거나 현지에서 태어난 젊은 2, 3세 교포가 대다수인 이들은 호기심에 찬 눈으로 질문을 쏟아냈다. “멥쌀과 찹쌀은 다른가요” “막걸리와 일본술 ‘사케’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막걸리에 대한 이들의 끊임없는 질문과 호기심은 시연을 맡은 강사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날 강사를 맡은 배상면주가 유상우 과장은 “문화적 차이와 한자실력 때문에 우리 술의 유래나 용어 등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많았을 텐데도 참석자들이 하나라도 더 배워 가겠다는 진지한 자세를 보여 매우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날 교포들은 고두밥에 누룩과 지하수 등을 섞어 막걸리의 원료가 되는 ‘원주(原酒)’를 만드는 체험을 했다. 쌀 씻기∼쌀 불려서 물 빼기∼술밥 찌기와 식히기∼물 붓기∼술밥 넣기 순으로 이어지는 제조 과정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카메라나 캠코더로 꼼꼼히 기록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제 주먹밥 모양으로 고두밥을 뭉쳐 발효용기에 넣고 물과 누룩을 붓고 잘 섞어주세요. 이걸 25도 정도의 온도에서 5∼7일 발효시키면 위에 노란 물이 뜨는데 이게 바로 약주입니다. 약주를 떠내고 남은 술을 체로 걸러 밥알은 으깨고 누룩 찌꺼기를 건져내면 나오는 술이 바로 막걸리죠.”

술이 발효될 때 발생하는 가스를 감안해 술밥은 보관용기의 4분의 3만 채운다는 강사의 설명에 참석자들이 동시에 ‘아∼’ 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체험장은 다시 한 번 웃음바다가 됐다. 이날 참석자들을 인솔한 재외동포재단 교육문화팀 이선호 대리는 “사전에 체험하고픈 한국 문화를 꼽아 달라고 설문조사를 했더니 ‘막걸리를 빚어보고 싶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젊은 재외 동포들이 막걸리를 한국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 “해외서 막걸리 전도사 될 것”

한 시간 남짓 막걸리 빚기 체험을 마치고 나온 참석자들은 ‘이색적이면서도 의미 있는 체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술밥을 담은 보관용기 뚜껑에 자신의 이름과 술을 담근 날짜를 정성스럽게 기록하는 모습도 보였다. 영국에서 온 김서연 씨(32·여)는 “오늘 담근 술이 어떤 맛이 날지 너무나 기대된다”며 “배운 내용을 잘 기억해 뒀다가 누룩을 구입해 영국에 돌아가면 다시 막걸리를 빚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랜 해외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막걸리를 세계인이 즐겨 찾는 술로 만들기 위한 애정 어린 조언을 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10세 때 캐나다로 이주해 현재 연방경찰로 근무한다는 최유남 씨(28)는 “외국인들은 막걸리 용기 바닥에 있는 침전물을 부담스러워한다”며 “침전물을 저감시키는 제조공법 개발이나 침전물에 대한 외국인의 불필요한 거부감을 줄여주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에선 유통기한이 짧은 생막걸리를 구하기 힘든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영국 런던에서 온 최예진 씨(31·여)는 “외국인들은 막걸리의 탄산 성분에 호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해외에선 탄산이 거의 없는 완전살균 막걸리밖에 구할 수 없어 막걸리 특유의 ‘톡 쏘는 맛’을 소개하기가 어려웠다”며 “생막걸리의 유통기한을 늘리는 기술 개발과 함께 살균막걸리와 탄산수 등을 활용한 막걸리 칵테일 비법이 많이 보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2010/07/31 [03:00]
List of Articles
제목 조회 수sort 날짜
2018 대한민국 우리술 주안상 대회 Real영상 3890 2018-12-17

이천시, '무감미료 이천쌀막걸리' 시음회 개최 file

-> 31일 이천시청 직원식당에서 열린 '이천쌀막걸리 시음회'에 조병돈 이천시장 등 100여명이 참석해 막걸리를 마셔보고 있다. 이천시, '무감미료 이천쌀막걸리' 시음회 개최 임금님표 이천쌀로 만들어 쌀 소비 증가 기대 이천시는 31일 시청 직원식당에서 조...

  • 조회 수 1746
  • 2010-09-03

십대들이 취하고 있다.

.

  • 조회 수 1746
  • 2008-09-05

포천막걸리, 드라마 '식객(마지막 승부)' 소재로

포천막걸리, 드라마 '식객(마지막 승부)' 소재로 포천시-㈜제이에스픽쳐스, 업무협약 체결 [클릭코리아] 포천시(시장 서장원)는 포천막걸리 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포천막걸리사업협동조합과 함께 포천막걸리를 주 내용으로 드라마 <식객 '마지막승부(가제)'...

  • 조회 수 1741
  • 2010-06-24

“인공감미료가 암발생 높여”

저칼로리 음료와 식품 등에 널리 쓰이고 있는 인공감미료가 백혈병과 임파선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BBC방송은 14일 이탈리아 암연구소의 모란도 소프리티 박사가 암전문지 ‘유럽임상종양학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

  • 조회 수 1736
  • 2006-03-08

[전통주 명인의 술 이야기]&lt;2&gt;계명주 최옥근 씨

http://news.donga.com/Series/List_70070000000884/3/70070000000884/20091105/23901475/2《목으로 넘어가는 첫맛은 시큼했다. 발효된 알코올 특유의 신맛 다음엔 곡류(穀類)의 단맛이, 마지막엔 입 안으로 솔잎의 은은함이 퍼졌다. 이제까지 마셔본 어떤 술...

  • 조회 수 1729
  • 2010-02-11

탤런트 임호 '한국의 전통주' 다큐 내레이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001&aid=0003128587MBC라이프 3부작 다큐 19-21일 방송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드라마 '대장금'과 '선덕여왕' 등에서 열연한 탤런트 임호가 케이블채널 MBC라이프의 다큐멘터리 '...

  • 조회 수 1718
  • 2010-02-19

막걸리는 전통주?.. “대부분 수입쌀-수입밀로 만들어”

막걸리는 전통주?.. “대부분 수입쌀-수입밀로 만들어” 최근 인기를 더해가는 막걸리가 사실은 수입쌀로 만들어져 ‘전통주’의 이름을 무색케하고 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 정해걸 한나라당 의원이 29일 농림수산식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

  • 조회 수 1708
  • 2010-10-15

산.관.학 '경기 막걸리 세계화 사업단' 출범

산.관.학 '경기 막걸리 세계화 사업단' 출범 경기도 내 지자체와 생산업체, 대학이 참여하는 '경기 막걸리 세계화 사업단'이 19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김문수(왼쪽에서 9번째) 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가졌다.2010.08.19.<<지방기사 참고.경기도 제...

  • 조회 수 1704
  • 2010-08-21

전통주까지 소용량 바람

'한 모금' 담아 파니 잘나가네 전통주까지 소용량 바람 싱글족을 겨냥한 미니 상품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술도 '원샷 사이즈'의 소용량 주류가 각광을 받고 있다. 독주를 즐기던 음주문화가 달라지고 여성 음주인구가 늘면서 맥주와 소주, 와인에 이어 막걸...

  • 조회 수 1697
  • 2010-06-28

[생방송 obs- "전통주와 감흥로주에 대한 류인수 소장님 인터뷰"] file

(류인수 소장님과 이병희 PD님 인터뷰 사진자료 첨부해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술독 회원님들^^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게 됩니다. 파랗고 청명한 하늘이 우리의 마음을 셀레이게 하는 가을이 찾아왔내요. 다름이 아니라, 오늘 obs방송국에서 감홍로주에 대한 ...

  • 조회 수 1695
  • 2014-09-16

위기의 민속주…고객들 외면

[서울신문]‘안동소주, 문배주, 두견주….’ 한국인이면 누구나 다 아는 민속주지만 경영실적은 ‘빛좋은 개살구’다. 한국의 술맛을 대표하는 민속주들이 시련을 겪고 있다.‘명절 선물용’이란 의식에다 ‘신세대 입맛에 맞지 않는다.’ 등 판매부진 이유도 가지가지...

  • 조회 수 1695
  • 2006-01-10

“전통주, 농촌경제 활력소 될 것 ”

인터뷰 - 김영만 농림부 농산물유통국장 2006-12-28 오후 3:43:32 게재 전통주 산업이 농업·농촌 발전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농림부는 9월 ‘전통주 산업 발전 종합대책’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전통주 활성화를 위한 사회·문화적 조건이 성숙...

  • 조회 수 1693
  • 2006-12-29

경기도, 재즈막걸리 출시 file

경기도, 재즈막걸리 출시 보리막걸리에 탄산 강화, 젊은층 입맛 공략..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공식 건배주 음악에 어울리는 ‘재즈막걸리’를 개발,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도는 오는 15일부터 열리는 ‘제7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2010’을 맞아 경기도농...

  • 조회 수 1684
  • 2010-10-15

해남 대표쌀로 만든 '한눈에 반한 막걸리' 출시

해남 대표쌀로 만든 '한눈에 반한 막걸리' 출시 전남 해남지역 대표 브랜드쌀로 만든 '한눈에 반한 막걸리'가 출시된다. 10일 해남군에 따르면 옥천농협과 옥천주조장이 최근 협약식을 갖고 '한눈에 반한 쌀'을 100% 사용한 막걸리를 생산판매하기로 했다. 이...

  • 조회 수 1682
  • 2010-08-12

무르익는 가을, 가볼만한 지역 축제

무르익는 가을, 가볼만한 지역 축제 [헤럴드 생생뉴스 2006-10-13 09:41] 가을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는 지역 축제의 열기가 뜨겁다. 각 지자체는 지역 고유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축제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독서의 계절’을 맞아 출판...

  • 조회 수 1674
  • 2006-10-14

막걸리 한잔에 파전 한입 "카~ 아시아가 반했다" file

-> 제30차 국제식량농업기구(FAO) 아시아·태평양지역 총회 참석자들이 27일 현대호텔에 마련된 '쌀 맛나는 경북홍보관'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흥겨워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막걸리 한잔에 파전 한입 "카~ 아시아가 반했다" FAO 아태대회...

  • 조회 수 1661
  • 2010-09-28

농식품부 “우리는 막걸리 사랑해요” file

농식품부 “우리는 막걸리 사랑해요” 품질인증제 실시 산업진흥 선봉에 서 짝사랑… 저세율 등 보호규제 그대로 정부가 막걸리 사랑에 ‘푹’ 빠졌다. 막걸리 산업 진흥의 선봉에 선 것이다. 세계화에 가속도를 내기 위해 전용잔 개발에 이어 ‘드렁큰 라이스(Drun...

  • 조회 수 1659
  • 2010-09-10

윤손하, "와~ 전통주 막걸리 위촉패 진짜 크다!"

[아츠뉴스=옥영화 기자] 배우 윤손하가 '전통주 막걸리 홍보대사' 위촉패를 수여 받았다. 2월 3일 여의도 63빌딩에서 배우 엄태웅과 윤손하가 전통주 막걸리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호랑이와 막걸리. 2010년을 맞이하여 유독 눈에 띄는 단어이다. 60년 만에 찾...

  • 조회 수 1653
  • 2010-02-11

"생막걸리로 일본 다시 공략"

"생막걸리로 일본 다시 공략" 부산합동양조, 1만2천 병 효모 살아있는 상태 첫 수출 "부산의 생막걸리로 일본에 제2의 막걸리 붐을 일으키겠다." 효모가 죽은 '살균 막걸리'가 아닌 효모가 살아있는 부산의 생막걸리가 일본에 수출된다. 현재 일본 수출 물량...

  • 조회 수 1643
  • 2010-07-08

장인정신과 제도의 힘, 프랑스 와인

-> 고풍스러운 유적과 특색 있는 와인숍들이 어우러져 세계적 관광 명소가 된 프랑스 생테밀리옹(왼쪽)과 앤디 워홀이 그린 샤토 무통 로칠드 와인(1975년 빈티지)의 라벨. [막걸리, 세계인의 술로/2부]<1> 장인정신과 제도의 힘, 프랑스 와인 “최고품질 佛와...

  • 조회 수 1620
  • 2010-07-0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