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불장난 하면 오줌싸는 이유와 술</b>

조회 수 5047 추천 수 38 2006.11.06 07:54:41
불장난 하면 오줌싸는 이유


우리 회원님들께서도 어렸을 때 불장난을 많이 해 봤을 것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 지프라기를 쌓아 놓은 더미 안에 들어가 불장난을 하다가 모아 놓은 짚을 다 태운 적도 있습니다. 온 마을 사람들이 다 모여서 불을 끄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우리가 처음 불을 태울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종이나 지프라기와 같은 조직이 치밀하지 않고 잘 타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나서 그보다 더 두꺼운 싸리나무나 장작 조각을 넣어 불의 세기를 높이고, 불이 잘 붙어 있을 때 두꺼운 마른 장작을 넣습니다. 만약, 처음부터 두꺼운 마른 장작으로 불을 때려 한다면 아주 많은 양의 종이나 짚 등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종이나 짚 등은 약한 불로도 잘 타는 장점이 있으나 쉽게 타버려 오랫동안 지속할 수 없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싸리나무나 장작 조각 등을 이용하면 처음 불을 붙이기는 종이나 짚 보다는 힘들겠지만 불이 오래 지속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꺼운 장작 또한 불을 붙이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한 번 불이 잘 붙으면 오랜 시간 동안 우리에게 따뜻함을 안겨다 줄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술을 빚을 때, 어떤 것들을 사용하시는지요. 종이, 짚, 싸리나무, 장작조각, 두꺼운 장작,,, 등등

처음에 죽으로 빚는 술은 종이나 짚과 같습니다. 미생물이 영양분을 먹고 잘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빠르게 소화가 되어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어지게 됩니다. 그럼 이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먹이가 완전히 없어져 굶어 죽기 전에 다시 먹이를 넣어 줘야 겠죠. 따라서 죽으로 하는 술은 다른 것 보다 빠르게 먹여 줘야 합니다. 그래야 불을 꺼기게 하지 않고 계속 불을 태울 수 있을 것입니다.

구멍떡이나 범벅들은 죽 보다는 소화하는데 시간은 걸리지만 먹이가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죽은 빨리 타고 빨리 꺼지지만, 구멍떡이나 범벅은 타기도 잘 타지만 죽 보다는 불이 타는데 오래 걸립니다. 따라서, 다시 먹이를 주는 시간이 죽 보다는 더 긴 시간이 걸리는 것입니다. 죽 등이 잘 타는 종이나 짚과 같다면 구멍떡이나 범벅은 마른 싸리나무나 장작 조각 등으로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그럼 고두밥은 어떨까요. 고두밥은 두꺼운 장작과 같을 것입니다. 고두밥은 처음에 태우기가 힘든 단점이 있지만 한 번 불이 붙게 되면 아주 오랜 시간 불을 유지하는 지속성을 가지고 있어 먹이를 빨리 갈아줄 필요가 없습니다. 처음부터 고두밥을 태우기 위해서는 종이 몇 장이나 소량의 짚으로는 힘들 것입니다. 고두밥을 태우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종이나 짚을 이용해야 될 것입니다. 불이 잘 탈 때, 두꺼운 장작을 올려 놓는다면 불이 잘 붙고 오랜 시간 동안 먹을 수 있는 식량이 될 것입니다.

똑 같은 양의 짚과 종이 그리고 싸리나무, 두꺼운 장작 등으로 불을 태울 때, 가장 먼저 타고 가장 먼저 꺼지는 것은 종이와 짚일 것입니다. 그리고 싸리나무는 종이와 짚 보다는 오래 타겠죠. 장작은 처음이 힘들지 한 번 타고 나면 오랜 시간 지속될 것입니다. 이런 차이는 바로 조직의 치밀성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죽처럼 쌀 가루를 높은 불에 오랫동안 가열한다면 조직의 치밀도는 거의 없어질 것입니다. 그러니 빠른 시간 안에 소화되겠죠. 그러나 범벅 처럼 높은 불에 단 시간(죽보다는) 노출되는 것은 조직의 치밀도가 죽 상태 보다는 좀 더 치밀성을 가져 소화되는데 죽 보다는 오래 걸리는 것입니다. 고두밥은 말을 하지 않아도 잘 알겠죠.^^

고두밥은 증기를 이용해 쌀 속에 있는 전분을 익히는 것입니다. 장 시간 동안 높은 열에 노출되지만 죽이나 범벅 상태 보다는 조직이 더 치밀하기 때문에 소화 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거기에 또 보호막까지 있잖아요.(쌀 안쪽에 전분이 있어서..) 잘 말려 놓은 장작을 두꺼운 천 등으로 감싸고 불을 태우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 이렇게 불을 태우는 것과 쌀의 상태를 비교한 것은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응용 능력을 키웠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죽, 범벅, 설기, 고두밥 등의 상태에 따라 미생물이 소화시키는 시간이 다르니 덧술 시기를 잘 조정하라는 것입니다.

술의 상태를 봐서 먹이를 다 먹은 것 같으면 먹이를 넣어 줘야겠죠. 미생물이 더 이상 먹이가 없으면 살기 힘듭니다. 사람도 먹지 못하면 죽잖아요.^^ 더군다나 그게 성인이 아니고 간난아기라면 아주 치명적일 것입니다. 사람이 20살이 되었을 때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는다면 미생물(효모)은 단 2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술도 말을 합니다. 소리로 말하고(술 끓는 소리), 얼굴 표정도 바뀌지요(술 표면), 가끔은 술에 거품을 만들기도 합니다.(오염)^^ 이러한 모습들을 잘 기억해 놓았다가 술을 빚을 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추신 : 괜히 글만 길게 써서 혼란만 준 것은 아닐런지요. 글 솜씨가 없어 그러니 이해해 주시구요. 좋은 술 빚으시길 바랍니다.


우리술 사랑 "술독" www.suldo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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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강좌 단체 사진입니다.^^

참석해 주신 모든 회원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요. 여기서 멈추지 마시고 시간이 나시는데로 꼭 한 번씩 술을 빚어 보세요. ~^^

  • 酒人
  • 2007-11-26
  • 조회 수 2414

누룩

역시 위 사진은 둥글게 성형된 누룩을 솔잎에 감싸 띄우고 있습니다. 아래는 제비쑥으로 감싸서 띄우고 있습니다.

  • 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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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酒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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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 원
  • 2007-04-02
  • 조회 수 2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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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된건지 모르겠네요. 나름 깔끔하긴 한것 같은데...^^ 오늘로 사흘째 말리는 중입니다. 그리고, 첫 실습후 담근 술은 제 생각으로는 아주 잘 되었네요. 회장님께 한번 선보여 드려야 하는데...ㅎㅎ 이번 누룩으로 다시 한번 도전해 봐야겠어요.

누룩

위 사진은 종이봉지에 넣어 매달아 띄우고 있습니다. 아래는 둥근 누룩을 짚을 갈고 띄우는 중이고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종이로 포장해 띄우는 것에 대해 궁금하실 것입니다. 위 솔잎이나, 마른 짚을 깔고 박스에 넣어서 띄우는 것과 종이에 담아 띄우는 방...

  • 최 원
  • 2007-04-07
  • 조회 수 2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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