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춘의 시 - 진해 막걸리

조회 수 3618 추천 수 15 2010.06.30 01:30:10
진해 막걸리

                                                 이월춘                  

사발이나 바가지가 어울리는 술
벚꽃막걸리면 어떻고 군항막걸리면 어때
장복산에서도 소사동 들녘에서도
궂은 날은 궂어서
맑은 날이면 또 그래서 맛이 나는 술
출출할 때 요기도 되고
괜히 아무나 친해지고 싶어서
이런 궁리 저런 계산 밀쳐두고
형님요, 이 사람아 해싸면서
혼자라도 좋고 둘이라면 더 좋고
여럿이 함께 마시면 더욱 좋아
동병상련이 되는 술
세상에 무릎 꿇고 희로애락에 목 메일 때
중앙시장 돼지대가리눌림 골목이거나
경화오일장 잔치국수 골목 나무탁자 언저리
주모가 있어도 없어도 늙어도 용서되는 술
아무 때나 옛날 생각이 나고
아무 노래나 흥얼거리게 하는 술
술값 아무나 내도 상관없고
김치쪼가리나 풋고추 한 개면 어때
아니 손가락만 빨아도 되는 술
밥상 개다리소반 안 가리고
술상 모서리가 다 닳아빠져도 괜찮은 술
어쩐지 소주는 슬프다며
천자봉공원묘지 젊은 어머니 만나러 갈 때 좋은 술
서서 마셔도 좋고
쪼그리고 앉아서 마셔도 좋은 술
닫힌 그대 마음 퍼올리는 마중물 같은
전라도 사내와 경상도 머스마가 함께 마시는 술
아침부터 마셔도 욕 안 듣고
젊은 처자하고 마셔도 용서되는 술
급성 상토하사上吐下瀉 걱정없어
지 마음대로 마셔도 뒤탈 안 나는
순하디 순한 막걸리 막걸리 우리나라 술
진해막걸리 조오타!

+ 읽다 보니 '맞아 맞아 막걸리는 이런 술이지.' 하며 어느 새 입가에 미소가 번지네요.

궂은 날은 궂어서 맑은 날이면 또 그래서 맛이 나는 술
여럿이 함께 마시면 더욱 좋고
세상에 무릎 꿇고 희로애락에 목 메일 때
아무 때나 옛날 생각이 나고
아무 노래나 흥얼거리게 하는 술
닫힌 그대 마음 퍼울리는 마중물 같은 술...

읽으면 읽을 수록 마음에 드는 시네요. ^^

이도짱

2010.08.02 09:47:32
*.136.107.24

오늘 같이 비오는 날에...막걸리 한 사발~~ㅋㅋ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시음표와 레시피 작성표 다운 받아가세요. file [6] 누룩 2011-07-10 50368
864 술 빚기에 좋은 날씨입니다.^^ 酒人 2006-08-21 2064
863 시음회에 가고 싶은데.. 이런... [1] 작은 주 2009-08-26 2070
862 "술" 잘 된것 같네요...^^ file [7] 봇뜰 2008-05-20 2072
861 지진발생...오..~~ [3] 酒人 2007-01-20 2073
860 새해의 기도 이영훈 2024-01-19 2073
859 [re] 맛있는 막걸리의 맛은...? 떳다 2008-11-01 2076
858 성공 [1] 이지예 2024-01-16 2077
857 4월 남양주 봇뜰 모임(사진2) file [5] 책에봐라 2008-04-27 2078
856 주인님! 안녕하세요...^^ [1] 봇뜰 2007-11-16 2079
855 미래의 중심에 우리 술독이 있어 자랑스럽다. [5] 내사랑 2009-01-14 2083
854 <b>미소원님과 봇뜰님, 일냈다.^^</b> [10] 酒人 2008-11-05 2087
853 <b>울산축제 술독 회원님들 숙소입니다.^^</b> [9] 酒人 2007-10-01 2087
852 시험주로 담은 마늘주 시음~~~~~~~~~~~ file [2] 도사 2009-03-20 2095
851 좋은 소식~! [1] 한국인 2009-08-26 2103
850 2009서울국제주류박람회 다녀왔습니다. file [3] 강마에 2009-05-08 2105
849 우리술 교육과 시간에 대한 설문내용 酒人 2006-06-01 2105
848 기다리면 봄은 올까요??? file [2] 섬소년 2009-07-04 2112
847 행사 준비에 정신이 없네요.^^ 酒人 2007-04-05 2112
846 <b>순무(菁)주 밑술이 완성되었습니다. </b> 酒人 2006-12-08 2116
845 <b>술독 교육장소를 소개합니다.</b> [4] 酒人 2007-03-14 2117
844 송국주 빚었습니다... file [3] 봇뜰 2008-08-09 2122
843 가양주 품평회 [1] 곰돌이 2007-03-10 2122
842 즐거운 신년정기모임^^ [4] 관리자 2008-01-13 2125
841 여름에 전통주?? [2] 전통주최고 2009-08-09 2126
840 다음 교육으로 연기신청 [1] 남상진 2007-03-02 2126
839 서울국제주류박람회 file [3] 강마에 2009-05-01 2132
838 엿물을 달이느라 잠을 못자고 있습니다. [3] 농부의 아 2009-04-19 2134
837 사진이 잘 안올라가요 이군 2009-08-31 2134
836 <b>누룩교실에 참석했던 분들은.....</b> 酒人 2007-04-03 2134
835 십중팔구님의 '반야주'가 의미하는 것은.. [1] 酒人 2008-05-22 2134
834 파주시 농업기술센터 전통주 교육 file [1] 강마에 2009-05-06 2135
833 오정주로 보답하겠습니다.^^ [4] 酒人 2008-01-16 2135
832 <b>오늘부터 쌀 1가마 빚습니다 ^^</b> [5] 酒人 2008-09-17 2136
831 추석때 빚기 좋은 술 - 세일주 酒人 2006-08-29 2138
830 <b>이달의 회원 = 원삼규님^^</b> [2] 酒人 2006-12-14 2138
829 막걸리 스페셜을 보구... [2] 작은 주 2009-08-10 2140
828 <b>쇼핑몰은 더이상 운영하지 않습니다.</b> [1] 酒人 2008-09-30 2141
827 <b>치풍주(治風酒) 준비합시다. </b> 酒人 2006-11-24 2143
826 와인에는 소믈리에, 전통주에는 누구? [4] 해모수 2009-07-02 2146
825 이화곡 뒤집기 1,,, file [1] 봇뜰 2008-07-20 214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