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b>왜 이 시대에 전통주인가. </b>

조회 수 2171 추천 수 2 2010.10.26 09:38:27
구구절절이 가슴이 찡~ 하네유
>왜 전통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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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한 말씀이지만 전 전통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전통이라고 해서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도 저에겐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가장 전통적인 방법으로 술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저로서도 이해되기 힘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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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전통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있었다면 전통주를 하는 것 또한 당연한 것이겠지만 제가 전통주를 하는 이유는 무조건적인 사랑이 아닌 ‘좋기 때문에’ 전통주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전통주가 좋지 않았다면 아마도 와인이나 맥주, 위스키 같은 술을 공부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제가 처음 접한 술이 칵테일이나 와인, 맥주와 같은 서양의 술이었고 그 수 많은 술 가운데 최고의 술이라고 선택한 술이 바로 전통주였습니다.
>
>지금 우리가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술들은 전통주라 할 수 없습니다. 우리술은 가양주문화에서 자란 순수하게 빚어진 술이었으며 나보다 이 술을 마시는 사람 입장에서 빚은 술이었습니다. 이렇게 나보다 남을 생각하며 빚은 술이다보니 술의 맛과 향이 좋을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술 제조자와 유통업자에게 유리한 술이 아닌 소비자에게 유리한 술을 빚는 곳이 진정한 전통주업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그럼 전통주란 무엇일까요. 누룩과 입국의 차이일까요. 아니면 시대의 차이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전통주를 무엇으로 단정지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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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룩과 입국으로 전통주를 구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입국은 일본식이고 누룩은 한국식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중국의 술도 전통주여야 하는 것입니다. 세계의 모든 자국의 전통주는 단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자국에서 생산된 농산물만을 이용하여 술을 만든다는 것이죠. 이렇게 간단하게 풀어 놓는 것이 좋습니다.
>
>우리땅에서 우리 농부들이 생산한 곡물을 이용한 술, 이 술이 바로 전통주가 아닐까요.
>
>누룩을 사용하냐 입국을 사용하냐의 문제는 나중에 술을 마시는 대중들이 선택할 몫입니다. 대중들이 선택하면 그 술이 바로 전통이 되는 것이죠. 그러나 지금 제가 누룩을 이용한 전통적인 제조법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일을 하는 이유는 누룩으로 하는 술 만이 전통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적인 제조법이 너무 바닥에 있기 때문입니다. 입국으로 하는 술이 100이라면 누룩을 이용한 방법은 아직 1도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대중들이 우리술의 진정한 맛을 볼 기회가 없는 것입니다.  
>
>좀 더 크자.
>
>입국으로 최첨단 시설을 갖춰서 지금까지 수 십년 동안 술을 만들었는데, 지금 명주가 나왔나요.? 그렇게 과학이다. 누룩을 무시하고 특정한 균을 배양해서 많은 투자를 통해 술을 만들지만 세계에 내 놓을 술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우리것을 지키고 연구하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똑 같은 방법으로는 일본을 따라 잡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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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커야 합니다. 잘 만든 누룩으로 질 좋은 술을 빚을 수 있어야 합니다. 1900년 이후 우리술은 너무 무참히 짓밟혔습니다. 이제는 좀 더 키워야 합니다. 무시할 것이 아니라 한 번 뒤돌아 보고 우리것으로 연구/개발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누룩으로 빚은 술과 입국으로 빚은 술과의 경쟁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너무 뒤쳐졌기에 이것을 많이 올려 놓기 위해 지금 누룩만을 이용해 술 빚는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야 대중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입니다. 우리의 진정한 입맛을 찾게 될 것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의 맛을 선택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에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
>국민들에게 우리의 맛을 느끼게 해 줘야 합니다. 그러기위해 전통주학교의 학생들과 졸업생들, 술독의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우리술을 알려줘야 합니다. 진정한 맛을 본다면 제가 맥주나 와인을 선택하지 않고 우리술을 선택한 이유를 여러분들도 함께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어떻게 보면 100년 후에 우리는 없을 수 있으나 우리가 뿌려놓은 씨앗은 꽃을 피우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다 함께 노력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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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010년 3월    酒人 류인수 올림.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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