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선술집에 걸린 글
친구야! 이쁜 자식도 어릴 때가 좋고,
서방 마눌도 사랑이 뜨거울 때가
부부 아니더냐.
형제간도 어릴 때가 좋고,
벗도 형편이 같을 때가
진정한 벗이 아니더냐.
돈만 알아 요망지게 살아도 세월은 가고,
조금 모자란 듯 살아도
손해 볼 것 없는 인생사라
속을 줄도 알고 질 줄도 알자.
내가 믿고 사는 세상을 살고 싶으면
남을 속이지 않으면 되고,
남이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면 나 또한
가까운 사람에게
가슴 아픈 말 한 적이나
글로 아픔을 주지 않았나
주위를 돌아보며 살아가자. 칭구야...!
큰 집이 천간이라도
누워 잠 잘 때는 여덟 자 뿐이고,
좋은 밭이 만평이 되어도
하루 보리쌀 두되면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는 세상이니,
몸에 좋은 안주에 소주 한 잔하고
묵은 지에 우리네 인생을
노래하며 사시게.
멀리 있는 친구보다
지금 자네 옆에
이야기 들어 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그 사람이
진정한 친구가 아닐까?.
<내가 죽은 후 공명만 남을 바에야
차라리 지금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