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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 박운석 우리술이야기)삼해주는 술이 아니라 술 빚는 문화

조회 수 120 추천 수 0 2024.06.17 21:44:16

최미화 기자 입력 2024.06.1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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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운석 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장


“삼해주(三亥酒)는 술이 아닙니다. 술을 빚는 우리 고유의 문화입니다”


지난 토요일인 15일 오후 서울의 전통주교육훈련기관인 한국가양주연구소에서 열린 삼해주대회 심사평에서 나온 말이다. 맞는 말이다. 삼해주가 어떤 술인지 알고 나면 “그렇구나”하고 이해할 수 있다.


삼해주는 저온에서 두 달 이상 발효를 하고 또다시 두 달 정도 숙성을 거쳐야 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술이다. 고려시대 때부터 고문헌에 전해 내려오는 다른 전통주들은 대략 23~25℃ 정도의 온도에서 발효를 시키는데 비해 삼해주는 10℃ 정도의 저온에서 발효시킨다. 술을 담는 시기가 가장 추운 계절인 설 직후이기 때문이다.


삼해주는 술을 세 번 빚는 삼양주 방식으로 만든다. 만드는 시기도 정해져 있어서 1년에 딱 한 번만 빚을 수 있는 술이기도 하다. 음력으로 설이 지난 후 정월 첫 돼지날인 해일(亥日) 해시(亥時)에 술을 빚기 시작한다. 삼양주의 밑술이다.


해(亥)는 흔히 띠를 나타내는 12지(十二支)의 마지막 순서인 돼지를 말한다. 12지는 띠를 표시하는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로 한자로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다.


밑술을 한 후 돼지날은 12일 후에 돌아온다. 삼해주는 이날 덧술을 하고 또 다시 돌아오는 돼지날에 마지막 덧술을 해 넣는다.
삼해주 빚는 법은 1450년경 전순의가 편찬한 산가요록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이후 수운잡방(1540년)과 온주법, 주방문, 산림경제, 규합총서, 임원십육지, 양주방, 주찬, 역주방문, 시의전서 등 여러 고문헌에 만드는 법을 기록해 전해 오고 있다. 가장 오래된 한글 요리책인 음식디미방(규곤시의방)에도 4종의 삼해주 빚는 법이 실려 있을 정도다. 고문헌에 기록되어 전해 내려오는 삼해주 빚는 법은 총 16종이다.


또 고려시대 문신인 이규보의 시문집인 동국이상국집(1241년)에도 삼해주란 술 이름이 등장하는 걸로 봐서 고려시대부터 빚어온 술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오래전부터 빚어왔던 술이라는 반증이겠다.


12지의 마지막인 돼지는 건강을 의미한다. 복과 재물, 행운을 상징하기도 한다. 따라서 돼지날마다 덧술을 한 삼해주는 전통주 스토리텔링의 보고일 뿐 아니라 선물용으로도 좋은 술일 수밖에 없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삼해주를 빚었다. 올해는 2월 17일이 정월 첫 돼지날이었다. 따라서 2024년 삼해주는 이날 밑술을 하고 12일 후 돌아오는 돼지날인 2월 29일에 덧술을, 또 다시 돌아오는 돼지날인 3월 12일에 마지막 덧술을 해 넣었다. 이후 10℃ 정도를 유지하면서 두 달 가량 발효를 했고, 술을 거른 후 다시 두 달 정도 숙성을 시켰다.


술을 담기 시작해서 거의 넉 달 후인 지난 토요일 ‘2024 삼해주대회’가 열렸고 이 대회에 직접 빚은 삼해주를 출품해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작년에는 본상 외에 참석자 80여명이 직접 출품작을 시음해보고 뽑은 ‘최고 인기 삼해주’ 상을 받았다.


삼해주는 저온에서 장기간 발효를 하고 또 장기간 숙성을 해야 하는 술이다. 백일주(百日酒)라고 부를 정도로 술을 완성시키기까지 기간이 오래 걸려 실패하기 쉬운 술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저온장기발효 술로 색이 맑고 맛과 향이 뛰어나 조선시대에는 삼해주 때문에 쌀의 소비가 너무 많아 금주령이 내려질 정도로 일반적으로 빚었던 술이었다.


2024삼해주대회에서 삼해주를 주제로 특강을 한 술문헌 전문가인 김재형 한국술문헌연구소장은 “삼해주는 조선시대 임금도 걱정했던 술”이라고 했다. 실제로 영조 1년(1725년) 이태배의 상소에 ‘4, 5년 전부터 경강(京江, 한강) 여러 곳의 부민(富民)은 수만여 섬의 곡식을 사들이고 강가의 백성은 전부 외상으로 곡식을 사들여 1곡(斛)도 도성에 들이지 않은 채 모두 술을 빚습니다’고 할 정도였다.


어디 삼해주뿐이겠는가. 여러 고문헌에 기록으로 전해오는 전통주는 삼해주 못지않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스토리를 찾아 내고 이를 술에 녹여내는 것도 우리술을 활성화시키는데 꼭 필요한 일이다. 서두에 삼해주는 하나의 술이 아니라 술을 빚는 문화 자체라는 말을 실감한다.


박운석(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장)

최미화 기자 cklala@idaegu.com

출처 : 대구일보(https://www.idaegu.com)

출처 : 박운석 우리술이야기)삼해주는 술이 아니라 술 빚는 문화 - 대구일보 (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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