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우리술 답사기] 업계 최초 크라운캡 사용 ... 술맛 부드럽고 꽃,과일향 솔솔

조회 수 423 추천 수 0 2023.02.01 16:08:44

입력 : 2023-02-01 수정 : 2023-02-01 14:25


[우리술 답사기] (50) 서울양조장

보은 멥쌀, 김체찹쌀이 주원료

쌀 뭉치지 않고 흩어 누룩 제조

다섯번 빚어 추가 발효도 없어

술 마실 땐 전용 '디캔터' 사용

"다음목표는 검은 막걸리 출시"


20230115500093.jpg


'양조인의 스승' 류인수 한국가양주연구소 소장이 세운 서울양조장의 막걸리들. 왼쪽부터 '서울골드', '서울핑크', '서울', '서울

스파클링'. '서울'은 디캔터로 즐기는 막걸리다. 현진 기자                                                                                     



학창시절 수학을 배울 때 <수학의 정석>을 보는 게 필수였다면, 전통주를 배울 땐 '한국가양주연구소'를 빼놓을 수 없다. 2010년 설립한 이 연구소는 일제강점기의 문화말살정책으로 사라진 가양주 문화를 복원하고 활성화하는 우리 술 교육기관이다. 이 연구소를 세운 류인수 소장은 대중에게 익숙한 많은 양조인의 스승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직접 빚은 술은 더욱 궁금할 수밖에.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국가양주연구소 안에 있는 서울양조장을 찾아가봤다.


"처음부터 양조장을 차릴 생각은 없었어요. 2016년 '소규모 주류 제조면허'에 막걸리가 포함된게 기점이 됐죠. 당시 맥주에만 한정됐던 면허를 막걸리까지 확대하도록 목소리를 내며 적극 참여했는데, 저부터 동참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해 연구소 안에 작은 양조장을 냈어요. 그런데 2년 내 술을 출시하지 않으면 면허가 취소되더라고요."



2.jpg


류 소장이 디캔터에 맑은 술을 먼저 따라내고 탁한 부분을 이어 따르며 막걸리 꽃을 피우고 있다.



류 소장에게 상업 양조는 한편으론 부담으러운 일이었다. '류인수는 얼마나 잘하나 보자'며 팔짱을 끼고 지켜보는 이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 역시 연구소에서 만드는 술은 뭔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민 끝에 출시한 술이 2021년 1월 업계 최초로 크라운캡(병뚜껑)을 사용한 막걸리 <서울(7.5)>이다. 막걸리는 보통 후발효로 터질 위험성 때문에 유리병이나 크라운캡을 잘 쓰지 않지만 <서울>은 술을 다섯번 빚은 오양주로 추가 발효가 일어나지 않게끔 처리했다. 이어 탄산감이 있는 스파클링 막걸리 막걸리 <서울스파클링(7.5도)>, 진달래꽃과 백년초를 넣은 분홍빛 막걸리 <서울핑크(7.5도)>, 1년에 단 1200병만 생산하는 19만원짜리 막걸리 <서울골드(15도)>도 차례로 내놨다.


"술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늘 '처음'을 강조해요. 당시엔 무모했을 수 있지만 지금 전통주 소매점(보틀숍)에 가보면 크라운캡을 활용해 출시한 우리 술이 많거든요. 그럴 땐 뿌득함을 느끼죠."


서울양조장 술의 재미있는 점은 막걸리를 마실 때 와인처럼 '디캔터'를 쓴다는 것이다. 디캔터는 와인 찌꺼기를 거르거나 향을 풍성하게 만들려고 사용하는 도구다. 크라운캡을 쓴 막걸리병은 한번 개봉하면 흔들어 섞는 게 쉽지 않아 내놓은 묘안이다. 막걸리 맑은 부분을 먼저 디캔터에 따라내고 여기에 탁한 부분을 넣으면 둘이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마치 막걸리 꽃이 피는 것 같은 시각적 재미까지 준다.


술병이 우유병을 닮은 것처럼, 술맛 역시 우유처럼 부드럽다. 서울양조장은 충북 보은에서 나는 멥쌀과 전북 김제 찹쌀로 술을 빚는다. 가장 도드라지는 건 꽃향과 과일향이다. 이는 류 소장이 직접 만든 누룩인 '설화곡'에서 나는 열대과일향이다. 설화곡은 쌀을 뭉치지 않고 흩어 만드는 '쌀흩임누룩'으로 멀리서 보면 곰팡이가 핀 모습이 하얀 눈밭 같다. 그는 이전부터 누룩의 중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오죽하면 양조인들 사이에서 '자기 누룩이 없으면 양조장도 만들지 말라'는 그의 말이 아직도 회자될 정도다.


"누룩 테루아(Terroirㆍ와인의 원료가 되는 포도를 생산하는 데 영향을 주는 토양ㆍ기후 같은 조건)예요. 술을 빚을 때 보통은 직접 쌀을 재배하진 않잖아요. 그럼 어떤 걸로 술 정체성을 찾아야할까 물으면 답은 양조장에서 만든 누룩이죠. 누룩은 그곳만의 환경에 따라 생긴 독특한 미생물을 가지고 있거든요."


류 소장의 다음 목표는 블랙푸드 부재료를 활용한 검은색 막걸리인 <서울블랙> 출시다. 또 숙성한 맑은술인 '숙성 청주'도 계획하고 있다. 조만간 지역특산주 면허를 취득해 온라인으로도 판매할 예정이다.


"눈앞에 있던 꿈이 무너진 경험이 많아서 현재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습관이 됐어요. 지금은 우리나라 최고의 양조대학 설립과 도심 한복판에 있는 빌딩에서 농사를 지으며 그 농산물로 멋진 우리 술을 빚는 게 꿈이죠."


500ml 기준 <서울><서울핑크><서울스파클링>은 1만5000원, <서울골드>는 19만원이다.


박준하 기자(전통주 소믈리에)


출처 : [우리 술 답사기] 업계 최초 크라운캡 사용…술맛 부드럽고 꽃·과일향 솔솔 (nongmin.com)







List of Articles
제목 조회 수 날짜
2018 대한민국 우리술 주안상 대회 Real영상 2739 2018-12-17

[농민신문] [우리술 답사기] 업계 최초 크라운캡 사용 ... 술맛 부드럽고 꽃,과일향 솔솔 file

입력 : 2023-02-01 수정 : 2023-02-01 14:25 [우리술 답사기] (50) 서울양조장 보은 멥쌀, 김체찹쌀이 주원료 쌀 뭉치지 않고 흩어 누룩 제조 다섯번 빚어 추가 발효도 없어 술 마실 땐 전용 '디캔터' 사용 "다음목표는 검은 막걸리 출시" ...

  • 조회 수 423
  • 2023-02-01

[여성조선] 한 병 5만9천원, 정용진ㆍ고소영ㆍ박재범이 반한'증류식소주'의 모든 것 file

#화요 #키소주 #원소주 이근하 기자 입력 2022.02.23 09:00 수정 2022.02.25 08:48 사진(제공) : 조선일보DB, 원소주SNS 녹색병 소주보다 몇 배는 더 비싼 ‘이 술’이 화두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배우 고소영은 극찬했고, 가수 박재범은 브랜...

  • 조회 수 1002
  • 2022-03-08

[여성조선] 전통주 전성시대 ② 개성 넘치는 전통주 보틀숍 file

강부연 기자 입력 2022.02.05 10:36 수정 2022.02.06 10:42 사진(제공) : 이종수, 마켓컬리, 서울양조장 전통주는 어르신들을 위한 술이라는 고정관념은 옛말이다. 중장년층은 물론 MZ세대까지 나서서 전통주를 빚고 즐기기 시작했다. SNS를 뜨겁게 ...

  • 조회 수 627
  • 2022-02-07

[한경생활문화] "맛이 다르다" 입소문…정용진도 반한 11만원 술의 정체 file

입력 2022.01.06 16:52 수정 2022.01.07 02:07 지면 A20 명욱의 호모마시자쿠스 10만원대 막걸리 시대 우리술에서 위스키의 향이 난다 도수 높은 원액 우리의 전통 술도 이젠 느끼고 음미할 수 있어 작년 가을 주류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

  • 조회 수 687
  • 2022-01-11

[비욘드포스트] 가양주 연구소, 연엽주 테마 '궁중술빚기 대회' 개최 file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한국 가양주 연구소가 주최 및 주관하는 전통주 대회 '궁중술 빚기' 대회가 개최된다. 작년에는 조선의 포트 와인이라고 불리는 과하주로 진행을 했으며, 올해는 연잎을 이용한 연엽주를 테마로 진행한다. ...

  • 조회 수 624
  • 2021-11-02

[시민일보] 서울양조장, 무라벨 크래프트 막걸리 '서울' 출시 file

이승준 기자 / 기사 승인 : 2021-06-22 14:09:53 [시민일보 = 이승준 기자] 방배동 가양주 연구소가 운영하는 '서울 양조장'이 무라밸 크래프트 막걸리 '서울'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함께, 6월 21일부터 크래프트 막걸리 '서울'에 대...

  • 조회 수 722
  • 2021-06-22

[동아닷컴] 전통주갤러리, ‘한국술 도서 기획전 : 술의 기록’ 진행 file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4-30 09:34수정 2021-04-30 09:40 전통주갤러리에서 6월 30일까지… 50여권 전시 전통주갤러리(관장 이현주)는 한국 술 관련 도서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한국 술 도서 기획전 : 술의 기록’을 ...

  • 조회 수 722
  • 2021-05-06

전통주 전문가가 추천하는 ‘혁신’을 추구하는 막걸리 5종 file

한국가양주연구소 ‘서울’한국 전통주 막걸리가 변화를 꾀하고 있다. 단순히 병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이라는 키워드와 만났다. 이런 ‘혁신’적인 변화 결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

  • 조회 수 1187
  • 2021-04-28

[BND TAKL] 류인수의 서울 막걸리 file

출처 : https://m.blog.naver.com/barndining_/222292398772

  • 조회 수 788
  • 2021-04-20

[ECONOMY Chosun]<박순욱의 술기행> [Interview] 류인수 서울양조장 대표 “막걸리에 열대과일 향 나는 비결은 직접 만든 누룩” file

388호 2021년 03월 22일 류인수 서울양조장 대표 경기대 외식경영학 박사, 현 한국가양주연구소 소장 / 류인수 서울양조장 대표가 대표 제품인 막걸리 ‘서울’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박순욱 조선비즈 선임기자 한국가양주연구...

  • 조회 수 1226
  • 2021-04-20

[통플러스]2018년은 소확행, 2019년은 뉴트로. 진화하는 전통주 문화

얼마 전 양재동 aT 센터에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다양한 우리 술을 마실 수 있는 ‘우리술 대축제’가 열렸다. 기존 축제와 다른 점은 단순한 막걸리뿐만 아니라 무첨가 숙성 막걸리부터 증류식 소주, 우리 포도로 만든 한국와인, 오미자 및 사과 브랜디까지 30...

  • 조회 수 1186
  • 2019-01-17

[인천일보]한국 가양주연구소 '우리술 주안상 대회' 대상은 진두룡씨

한국 가양주연구소는 '2018 우리술 주안상 대회'를 개최한 결과 '한우와 한돈을 이용한 겨울 제철 상차림'을 선보인 진두룡(오른쪽)씨가 대상을 차지했다고 27일 밝혔다. 진씨는 풍정사계 동(25%)을 주류로 선정한 가운데 소꼬리와 한약을 넣어 삶은 수육을 ...

  • 조회 수 1097
  • 2018-12-10

[소믈리에타임즈] 2018 우리술 주안상 대회 ‘진두룡, 풍정사계 동(25%) 주안상으로 대상 수상’

▲ 대상을 수상한 진두룡(오른쪽) 수상자 <사진=한국가양주연구소>한국가양주연구소에서 실시한 2018 우리술 주안상 대회에서 ‘한우와 한돈을 이용한 겨울 제철 상차림’을 선보인 진두룡이 대상을 차지했다. 진두룡은 풍정사계 동(25%)을 주류로 선정했으며, 소...

  • 조회 수 1097
  • 2018-12-10

[비지니스코리아]한국가양주연구소, ‘2018 우리술 주안상 대회’ 성료

기사공유하기 프린트 메일보내기 글씨키우기 대상을 수상한 진두룡(오른쪽)씨 [비지니스코리아=최문희 기자] 한국가양주연구소가 지난 23~25일 aT센터에서 열린 ‘2018 우리술 대축제’ 기간 중 개최한 ‘2018 우리술 주안상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 조회 수 1163
  • 2018-12-10

[세계파이낸스]한국가양주연구소, '2018 우리술 주안상 대회' 23~25일 aT센터서 개최

2017 우리술 주안상 대회 경연 사진[세계파이낸스=이경하 기자] 한국가양주연구소(소장 류인수)가 오는 23일~25일 ‘2018 우리술 대축제’가 열리는 서울 aT센터에서 ‘2018 우리술 주안상 대회’를 개최한다. 2015년 시작해 올해 4회째를 맞는 ‘우리술 주안상대회...

  • 조회 수 1023
  • 2018-11-22

[SR경제&라이프] ‘2018 우리술 주안상 대회’ 23~25일 aT센터서 개최

▲ⓒ우리술 주안상 대회 경연 사진[SR(에스알)타임스 조인숙 기자] 한국가양주연구소(소장 류인수)가 오는 23일~25일 ‘2018 우리술 대축제’가 열리는 aT센터에서 ‘2018 우리술 주안상 대회’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2015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4회째를 ...

  • 조회 수 1100
  • 2018-11-22

소믈리에 타임즈 한국가양주연구소, 2018 우리술 주안상 대회 개최

한국가양주연구소(소장 류인수)는 오는 11월 24, 25일 우리술 주안상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 2018 우리술 주안상 대회 개최 <사진=한국가양주연구소>2015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4회째를 맞이하는 우리술 주안상대회는 우리술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

  • 조회 수 1085
  • 2018-11-08

조선일보 맛있는 우리술 다모였네... K-Sool 프리미엄 시음 상담회

입력 2018.10.19 14:57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개호)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이병호)는 우수한 전통주의 판로확대를 위하여 ‘2018 K-Sool 프리미엄 시음 상담회’를 지난 16일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에서 개최했다. 지난 16일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 조회 수 995
  • 2018-11-08

한국일보 “맛있는 술 두고도 못 즐기는 한국인 아쉬워”

전통 술 만들어 먹는 존 프랭클 연세대 교수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이렇게 훌륭한 맛 내는 술 드물어” 존 프랭클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대학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직접 만든 전통 소주를 소개하며 술 제조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

  • 조회 수 1216
  • 2018-11-0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