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중앙일보] 봄엔 이 술을 마셔야…입맛 돋우는 제철음식과 전통주

조회 수 1631 추천 수 0 2019.04.16 17:01:12


.

지난 13일 논현동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솔트2호점’에서 재밌는 모임이 열렸다. 봄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음식과 전통주를 함께 시식하는 자리였다. 솔트의 주인이자 요리연구가인 홍신애씨와 ‘대동여주도(酒)’ 콘텐트 제작이자 음주문화연구가인 이지민씨가 각각 음식과 술을 준비하고 전통주를 좋아하는 지인들을 초대했다. 만화가 허영만 화백, 광명동굴의 한국와인 소믈리에 최정욱씨, 전통주 전문가이자 ‘백곰 주막’ 대표인 이승훈씨, 광고감독 문종현씨 등이다. 허영만 화백은 “어린 시절 아버님이 반주로 즐겨 드셨던 매실주를 2년 전부터 내 방식대로 빚고 있다”며 “그 시절의 은은한 맛과 향을 찾고 싶어 기회가 날 때마다 다양한 한국 술을 맛보고 있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논현동 솔트 2호점에서 봄 제철 음식과 6가지 전통주 시식을 위한 작은 모임이 열렸다. 참가자는 ( 왼쪽부터 )광고감독 문종현씨, 광명동굴의 한국와인 소믈리에 최정욱씨, 요리연구가 홍신애씨, ‘대동여주도(酒)’ 콘텐트 제작자 · 음주문화연구가 이지민씨, 전통주 전문가·‘백곰 주막’ 대표 이승훈씨, 만화가 허영만 화백. 우상조 기자

13일 서울 논현동 솔트 2호점에서 봄 제철 음식과 6가지 전통주 시식을 위한 작은 모임이 열렸다. 참가자는 ( 왼쪽부터 )광고감독 문종현씨, 광명동굴의 한국와인 소믈리에 최정욱씨, 요리연구가 홍신애씨, ‘대동여주도(酒)’ 콘텐트 제작자 · 음주문화연구가 이지민씨, 전통주 전문가·‘백곰 주막’ 대표 이승훈씨, 만화가 허영만 화백. 우상조 기자

이날 술은 우리술을 분류하는 탁주·청주·소주 중 청주들로만 꾸려졌다. 이지민씨는 그 이유를 “청주 중에는 꽃을 비롯한 자연의 향을 담은 것들이 많고, 또 아예 봄을 주제로 삼은 것들도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희석식 소주 도수가 점점 낮아져 청주와 비슷해졌다”며 “일본 사케에 더 익숙한 젊은층에 우리술 중에도 맛있는 게 많다는 걸 소개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날 시식회에서 맛본 봄 음식과 봄 술이다.  
 
 삼색 나물(비름나물·깻잎순·무나물) + 풍정사계 춘

삼색 나물(비름나물·깻잎순·무나물) + 풍정사계 춘

삼색 나물(비름나물·깻잎순·무나물) + 풍정사계 춘
쌉쌀하고 신맛이 나는 비름나물은 고춧가루에 무치고, 깻잎나물은 된장에 버무렸다. ‘풍정사계 춘’은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만찬주로 쓰이면서 화제가 된 술이다. “우리술은 우리 누룩으로 빚어야 세계인이 알아주는 명주를 만들 수 있다”는 화양양조장 이한상 대표는 녹두 10%와 밀 90%로 만든 궁중 누룩 향온곡을 사용해 술을 빚고 있다. 이승훈씨는 “이 대표는 계절별로 춘(청주·15도), 하(과하주·18도), 추(탁주·12도), 동(증류식 소주·42도)을 빚고 있다”며 “그 중 춘은 상큼한 사과향과 꽃향이 어우러져 봄의 향취를 돋우는 술”이라고 설명했다.
 
세발나물과 문어 샐러드 + 청명주

세발나물과 문어 샐러드 + 청명주

세발나물과 문어 샐러드 + 청명주
봄에는 쭈꾸미가 제철이지만 씹는 맛이 더 풍성한 문어를 이용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란 세발나물은 간장과 까나리 액젓에 무쳐 새콤달콤한 맛을 더했다. 충북무형문화재 2호인 ‘청명주’는 예부터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청명(음력 3월)에 마셔온 절기주다. 조선후기 실학자 성호 이익 선생은 청명주를 너무 좋아해 『성호사설』에서 “양계처사에게서 배운 양조방법을 혹시나 잊어버릴까 두려워 기록해둔다”고 밝힌 바 있다. 청명주의 계보는 일제강점기 때 잠시 맥이 끊겼지만 1986년 고 김영기 옹에 의해 복원되어 현재 그의 아들 김영섭씨가 4대째 술을 빚고 있다. 솔트의 셰프인 세바스찬은 “먹고 나면 입안에 산미가 돌면서 식욕이 확 생긴다”며 “피자랑도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시식소감을 말했다.    
 
냉이튀김 + 오메기맑은술

냉이튀김 + 오메기맑은술

냉이튀김 + 오메기맑은술
봄의 대표적인 식재료인 냉이는 살짝 튀겨 바삭한 식감과 고소함을 더했다. ‘오메기맑은술’은 제주고소리술익는집 양조장의 김희숙 대표가 4대째 전통을 이어받아 빚고 있는 술이다. 쌀이 귀했던 제주에서 차조(좁쌀)로 떡을 쪄서 만든 술로 고소리술 또는 오메기(좁쌀의 제주 방언)술이라고도 부른다. 이지민씨는 “좁쌀의 거칠고 투박한 맛이 술로 변하면서 입안에 착 감기는 산미를 만들어냈다”며 “한식과는 골고루 잘 어울리는데, 특히 제주의 특성상 해산물과는 찰떡궁합”이라고 조언했다.      
 
육전과 방풍나물 된장무침 + 삼양춘

육전과 방풍나물 된장무침 + 삼양춘

육전과 방풍나물 된장무침 + 삼양춘
참기름과 간장을 1:1로 섞은 양념에 재웠던 고기로 육전을 부치고, 고기의 기름진 맛을 개운하게 씻어줄 방풍나물을 함께 냈다. ‘삼양춘’은 조선시대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소수 양반가에서만 빚어서 마셨던 삼양주를 젊은 세대 취향에 맞게 복원한 프리미엄 발효주다. 삼양춘의 ‘삼양(三釀)’은 술을 세 번 빚었다는 의미다. 여기에 ‘술은 겨울에 빚어 봄에 마셔야 맛있다’는 옛말을 응용해 ‘춘(春)’을 더했다. 바다바람을 먹고 자란 강화섬 쌀과 전통 누룩을 사용해 빚었다. 전통주 양조장을 찾아다니며 기록영상을 만들고 있는 문종현 감독은 “달지도 시지도 않은 게 입안에서 느껴지는 균형감이 좋은 술”이라며 “술맛이 튀지 않으니 여러 음식에 골고루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두릅솥밥과 곰취장아찌 + 기다림맑은술

두릅솥밥과 곰취장아찌 + 기다림맑은술

두릅솥밥과 곰취장아찌 + 기다림맑은술
향긋한 두릅 향이 밥에 배도록 솥밥을 짓고, 달래간장과 곰취 장아찌를 반찬으로 곁들였다. 홍신애씨는 “향이 다 강한 재료들인데, 이렇게 센 것끼리 붙여야 각자의 맛이 더 도드라질 것 같아 준비해봤다”고 설명했다. 레이블에 그려진 동백꽃이 봄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기다림맑은술’은 부산 사직동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양조장에서 조태영씨가 빚는 술이다. 일본 소믈리에협회에서 공인하는 사케 소믈리에였던 조 대표가 2015년 “세계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향기로운 한국술을 빚어보겠다”며 빚기 시작한 술이다. 100일 이상 발효·숙성시키는 과정에서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는 등 동백꽃의 꽃말인 ‘기다림’처럼 정성을 듬뿍 담아 하루 200병만 한정생산하고 있다. 최정욱 소믈리에는 “나물은 막걸리와 제일 잘 어울리는데, 쌉쌀한 맛과 달큰함이 어우러진 화려한 맛의 청주랑도 제법 어울린다”고 평했다.
 
진달래 화전 + 면천두견주

진달래 화전 + 면천두견주

진달래 화전 + 면천두견주  

찹쌀을 익반죽해 진달래 꽃잎을 한 장 한 장 올려 부친 화전은 이날의 하이라이트로 눈으로만 먹기에도 아까울 만큼 고운 자태를 뽐냈다. 진달래꽃으로 빚은 술이 두견(진달래의 한자)주다. 예부터 진달래는 만성 기관지염, 혈액순환, 피로회복에 좋다고 알려져 우리술에 자주 사용됐다. 4월 초순에 진달래꽃을 채취해 꽃술을 떼고 말려두었다가 술을 빚을 때 혼합한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86-2호로 지정돼 면천두견주 보존회에서 빚고 있다. 허영만 화백은 “봄나물이랑 가장 잘 어울리는 쌉싸름한 맛이 일품”이라며 “은은한 향이 봄날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글=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출처: 중앙일보] 봄엔 이 술을 마셔야…입맛 돋우는 제철음식과 전통주

http://www.suldoc.com/index.php?mid=todaynews&act=dispBoardWrit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경기일보] 제3회 여주 오곡으로 빚은 '가양주 품평회' 성료

승인 2023-10-22 18:10 유진동 기자 제3회 여주 오곡으로 빚은 가양주 품평회에서 금,은 동,특별상을 받은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이 ‘제3회 여주 오곡으로 빚은 가양주 품평회’ 시상식을 2023 여주 오곡...

  • 누룩
  • 2023-10-25
  • 조회 수 580

[조선비즈] [박순욱의 술기행]증류주 주세, 종량세로 바뀜에 따라 주류업계 논의 활발

현행 종가세는 72% 고세율, 종량세 전환되면 주세 4분의 1까지 떨어져 세금 인하는 소비자가격 인하로 이어질 듯…전통주 고급화에도 큰 도움 원료의 국적’ 언급없는 개정안 신설조항은 문제…지역특산주 사문화 우려 박순욱 선임기자 입력 2023.10.20...

  • 누룩
  • 2023-10-20
  • 조회 수 716

[이데일리] 증류주 종량세 도입 추진… 바빠진 위스키 업계

증류주 종량세 도입 추진… 바빠진 위스키 업계 고용진 의원 13일 증류주 종량세 도입 골자 '주세법 개정안' 발의 증류주 수량·도수 기준 과세 추진…"주류산업 활성화 기대" 위스키, 증류주 업체 개정안 따른 가격 예측 속도 "알코올 폐해 억제 강조해야"…개정...

  • 누룩
  • 2023-10-18
  • 조회 수 494

[한국경제] 고양특례시,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2023 고양시 전국 막걸리 축제' 개최

윤상연 기자 입력2023.10.13 14:40 수정2023.10.13 14:40 -총 80여개 업체 참여, 전국 팔도 막걸리 맛보고 즐길 수 있어 -한반도 벼농사 기원 품은 ‘고양’ 고양특례시의 ‘2023 고양시 전국 막걸리 축제’ 포스터.고양특례시 제공 고양...

  • 누룩
  • 2023-10-16
  • 조회 수 373

[대구일보] 전통주의 적정음주량은 어느 정도였을까

발행일 2023-10-09 14:09:54 박운석의 우리술 이야기<19> 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장 ‘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있다. 감초는 한약을 달일 때 탕약의 쓴 맛을 줄여주는 꼭 필요한 약재이다. 중요한 약재는 아니지만 어디에나 빠지지 않는 필수 재료인 셈이다. 당연...

  • 누룩
  • 2023-10-12
  • 조회 수 479

[조선일보] 전통주·도예·첨단산업... 특화 직업高 100곳 만든다 file

김연주 기자 업데이트 2023.08.25 정부가 전통주·도예 같은 특수 분야나 첨단 산업 등 인재를 양성할 직업계고 100곳을 2027년까지 집중 육성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중등 직업교...

  • 누룩
  • 2023-09-04
  • 조회 수 472

[한국경제] 올해 최고 우리 술은...1300m 고지 산머루로 만든 김천産 와인 file

입력 2023.08.15 14:18 수정 2023.08.15 14:21 2023년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수상한 15개 제품.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올해 최고의 우리술로 해발 1300m 고지에서 재배한 산머루로 만든 와인이 선정됐다. 막걸리나 청주 같은 전통...

  • 누룩
  • 2023-08-18
  • 조회 수 582

[조선비즈] “많이 팔면 손해” … 전통주 ‘피터팬 증후군’ 유도하는 酒稅 file

전통주 세제 혜택, 기업 규모 커지면 사라져 “소규모 맥주제조사와 세제 형평성 어긋나” 기재부 “세법개정안에 전통주 세금 감면 확대 포함 않을 것” “전통주에 온라인 판매 허용...통상 마찰 문제 발생 가능성도” 강원 평창에서 증류주를 제조해 판매...

  • 누룩
  • 2023-07-26
  • 조회 수 828

[한국경제]'한라봉 전통주' 왜 서울에선 못 만드나 봤더니…황당 이유 file

입력2023.07.11. 오후 6:15 수정2023.07.12. 오전 1:02 최형창 기자산으로 가는 규제개혁 (3) 신제품 개발 막는 원료 규제 한라봉·귤피 전통주, 제주산만 인정 쓴맛 삼키는 타지역 양조장 전통주, 인근 농산물로만 빚으라니… 전통주산업법 등에 ...

  • 누룩
  • 2023-07-12
  • 조회 수 824

[소믈리에타임즈] 전통주갤러리, 석가탄신일에 북촌에서 '전통주 플리마켓' 개최

우리술오신날 북촌전통주플리마켓 (사진=전통주갤러리) 오는 5월 27일 토요일 부처님오신날, 서울 북촌에 위치한 전통주갤러리에서 국내 최초 전통주플리마켓이 개최된다. 전통주갤러리 남선희 관장은 “엄격한 주세법 때문에 국세청 승인 장소 외에서는 주류판...

  • 누룩
  • 2023-05-24
  • 조회 수 761

[해럴드경제] “송편 칵테일, 들어는 봤나” ‘K-힙’ 만난 하이볼, 대세가 되다 [언박싱]

SSG닷컴이 술 전문 유튜버인 ‘술익는집’과 협업해 만든 전통주 하이볼 세트 [SSG닷컴 제공] 서울 종로구 서촌 지역에 위치한 한옥 칵테일 바 ‘바 참’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15일 서울 종로구 서촌 지역의 고즈넉한 골목에서 만난 한옥....

  • 누룩
  • 2023-05-18
  • 조회 수 874

[이로운넷] 맛만 보다 취한다...수원 주류박람회

나윤흠 기자 입력 2023.05.09 18:02100여개 업체 참가, 개인 잔 챙겨와야 시음 가능 매일 선착순 입장객 100명 1만원 상당 안주 무료 2023 수원 주류박람회 포스터=글로벌비즈마켓 제공 전시전문기업 글로벌비즈마켓은 5월 12~14일 수...

  • 누룩
  • 2023-05-10
  • 조회 수 865

[우리 술 답사기] 보리·메밀 소주...풍류 입고 향을 담다 file

입력2023.05.02. 오전 5:02 박준하 기자 현진 기자 [우리 술 답사기] (56)강원 인제 ‘브리즈앤스트림’ 많이 쓰이는 쌀 대신 보리·메밀 선택 재료 볶아 사용·항아리 숙성도 눈길 샌프란시스코 세계 증류주대회 ‘금’ 소맥·하이볼 만들때 활용 ‘금상첨...

  • 누룩
  • 2023-05-02
  • 조회 수 896

[서울경제] "K술로 밀어준다지만 필요한 지원은…" 전통주 업계 깊어지는 고민

입력2023-04-16 18:09:36 수정 2023.04.16 19:13:28 강동헌 기자 "표준화·대규모 설비 필요한데…투자 미비" "'반짝'인기면 어쩌나" 수억 빚내기도 주저 “좋은 제조법을 찾아내 시험 삼아 술을 만들었어요. 반응이 좋았고, 주문이 폭발했죠. 그런데 생산량이 따...

  • 누룩
  • 2023-04-21
  • 조회 수 951

[헤럴드경제] “1병에 19만원, 아재술 맞아?” 호텔도, 광고회사도 뛰어든 ‘막걸리 대전’ [언박싱]

2023.04.13 18:54 파라다이스호텔앤리조트가 출시한 얼그레이향의 프리미엄 막걸리 ‘미심’ [파라다이스호텔앤리조트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주인 막걸리가 값싸고 마시면 머리가 아픈 이른바 ‘아저씨 술’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

  • 누룩
  • 2023-04-13
  • 조회 수 98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