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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 [응답하라 우리술 211] 공동체 정신 지향하는 신생 양조장 ‘과천도가’

조회 수 1390 추천 수 0 2021.08.11 14:26:37
김승호 편집위원
  • 승인 2021.07.30 17:20


  • 남태령 옛길에 담긴 스토리텔링 담아 지역 술로 승부수 걸어
    ‘관악산생막걸리’와 ‘과천미주’ 출시, 창업고객도 활발히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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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사당에서 과천으로 넘어가는 고개의 이름은 남태령이다. 삼남지방으로 넘어가는 길인지라 오래전부터 고개 양편에는 주막거리가 번성했다. 그 남태령 옛길에 양조장이 설립됐다. 별네트웍스의 첫작품인 ‘과천도가’. 사진은 별네트웍스의 서형원 대표가 과천도가의 술(관악산생막걸리, 과천미주)을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술은 공동체 언어다.

    공동의 제의 활동은 물론 공동의 노동과 놀이에까지 술은 중심을 잡으며 공동체 정신을 고양한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술은 공동체 속에서 만들어지고 공동체에 의해 소비된다.

    과천도가. 지역 공동체를 지향하며, 지역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만들어진 과천의 신생 술도가다.

    50명의 주주가 참여해 약 5억 원가량을 자본금을 모아 만든 양조장이다. 술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친환경 녹색주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술도가다.

    이 양조장의 출발은 과천에 있는 전통주 전문주점 ‘별주막(대표 서형원)’이다.

    햇수로 7년쯤 주막을 운영해 온 서 대표는 지난해 서울에 본점을 두는 막걸리 및 우리 술 전문주점의 네트워크를 기획한다.

    광화문 주변에 우리 술을 전문으로 파는 3층 규모의 주점과 판매점을 만들고 이를 네트워크의 출발점으로 삼으려 한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펜데믹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계획을 포기한다.

    기왕에 시작한 우리 술 네트워크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당시 참여한 주주들과의 회의를 통해 찾아낸 대안은 양조장을 만드는 것.

    음식의 출발점이자 주점의 출발점이 술인 만큼, 양조장을 시작점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좋겠다는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서형원 대표는 지난해 연말부터 양조장 설립에 나선다.

    그리고 과천을 상징할 수 있는 지역인 남태령 옛길에서 안성맞춤의 양조장 건물을 찾아낸다.

    정조대왕의 순행길이자 삼남 지방으로 내려가는 삼남길의 시작점이기도 한 남태령 옛길. 울창한 고갯길은 맹수들의 피해가 잦아 50명 정도는 모여야 넘어설 수 있다고 해 ‘쉰너머고개’였다고 한다.

    그런 이유에서 주막이 깃들 수밖에 없었고, 현재도 정부과천청사 인근에 ‘새술막’이라는 지명이 남아 있다고 한다.

    나그네와 주막, 끊어낼 수 없는 이야기를 품고 술빚기에 나선 과천도가는 술 이름에서도 지역과 공동체를 담아내려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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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천도가는 지역 공동체와 함께 한다는 모토를 갖고 출발한 술도가다. 그래서 주주를 모집해 사업을 시작했고, 양조장은 그 출발점이 됐다. 술과 음식은 로컬푸드다. 지역을 근간으로 유통되고 소비되는 것이 가장 최선인 상품이다. 그런 술을 만들려하는 과천도가. 사진은 발효실 내부 전경. 도봉으로 술을 저어주는 모습.



    알코올 도수 6도의 막걸리는 관악산을 끼고 있는 만큼 산행 뒤에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대중적인 술로 접근하기 위해 ‘관악산생막걸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지역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술이 되기 위해 과천이라는 지역명을 술 이름에 담아 9도짜리 막걸리에는 ‘과천미주’라고 명명했다.

    술맛도 단맛보다는 청량하면서 시고 단 맛을 같이 가진 술을 지향했다. 별주막을 운영하면서 체득한 젊은 층의 술 소비 성향을 제품에 녹여 낸 것이다.

    단맛처럼 입에 강하게 다가오지 않아도, 그래서 은근하게 술맛이 접근해도 결국에는 그 술맛을 알아본다는 경험이 없었다면 쉽게 결정하지 못했을 맛이다.

    그래서 술맛은 산미와 감미가 같이 담겨 있다. 질감도 가볍다. 곡물의 단맛을 느끼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술이다.

    인근 화성 지역의 멥쌀을 사용해서 술을 빚었고, 2양주로 열흘 정도 발효한다.

    생산공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생쌀 발효 방식을 택했다. 병입된 술을 며칠 정도 저온 냉장고에서 안정시킨 뒤 출하한다. 일종의 숙성기간을 둔 것이다.

    ‘관악산생막걸리’는 주점 판매용으로, ‘과천미주’는 홈술용으로 개발했는데, 주점에서도 과천미주에 대한 수요가 많다고 한다.

    막걸리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알코올 도수 6도의 술보다 9도에서 느낄 수 있는 쌀 자체의 단맛과 알코올감을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서 대표는 최근 과천과 관악산 인근의 주점 영업에 전념하고 있다. 지역 시장에서 뿌리를 내려, 길게 갈 수 있는 양조장이 되기 위해서다.

    주점을 개척할 때마다 마케팅의 중요성을 깨닫는다는 서 대표는 초기 생산물량의 안정적인 소비처를 확보하기 위해 창업고객도 함께 모집했다. 지난달 중순까지 200명 정도가 가입했으며 이들 명단은 과천도가의 ‘창업자의 벽’에이름을 새기게 되고 참여한 금액의 120%에 해당하는 과천도가의 술 구매권을 받게 된다.


    한편 과천도가의 술들은 필요한 만큼의 레이블을 하고 있다.

    특히 과천미주의 경우는 병의 뚜껑에서 유리병을 잇는 곳에 띠지같은 레이블만 붙어있다. 병에는 라벨이 전혀 없는 구조로 설계했다.

    앞으로도 친환경 생태주의의 정신을 제품에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녹여낼 예정이다.

    과천도가 실험의 결과가 업계에서도 수용할 수 있는 범용적 사례로 등장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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