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기술 "김을정"

조회 수 8335 추천 수 0 2011.01.29 13:50:55
오메기술 "김을정"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로 빚는 술" 제주무형문화재 제3호 오메기술 기능보유자 "김을정"님의 술 빚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월요일 오전 할머니를 찾아 뵙기 위해서 민속촌을 찾았습니다. 얼마 가지 않아 집을 발견했는데 입구에는 오메기술 기능보유자의 집이라고 크게 쓰여 있었습니다. 그 안으로 들어가니 밭에서 막 고추를 따와 마루에서 다듬고 계신 할머니와 첫 대면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이 정말 우리 할머니 같았고 저 작은 손으로 어떻게 지금까지 차좁쌀을 이용해 술을 빚어왔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제주를 여행하다 보니 "오메기술"파는 곳이 많은데 이런 곳에서 파는 술과 할머니께서 빚으시는 "오메기술"의 차이점이 무엇인지요?


정확히 말하자면 그런 곳에서 파는 술은 "오메기술"이 아니다. 그냥 "막걸리"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오메기술"이란 차좁쌀로 오메기떡을 만들어 이것을 으깨어 만든 술만을 "오메기술"이라고 한다.

제주도는 왜 쌀이 아닌 차좁쌀로 술을 빚는 지요?

옛날 제주도에서는 쌀이 귀해서 술을 만들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가난하고 술 빚는 공장도 없어서 직접 재배한 차좁쌀로 술을 만들 수 밖에 없었다.

"오메기술"을 빚을 때 따로 들어가는 첨가물이 있는지요?

차좁쌀, 물, 누룩이외에 어떠한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는다. 직접 재배한 좁쌀과 손으로 직접 만든 누룩, 그리고 한라산에서 내려온 지하수를 이용하여 술을 만들기때문에 술맛이 좋다.

술을 빚을 때 가장 힘든 점은 ?

"힘든 것은 없다" 다만 늦은 봄과 여름에는 술이 잘 되지 않는다. 온도관리가 힘들기 때문인데 이것은 공장이 아닌 집에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럼 온도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요?

옛날에는 닭이 우는 소리를 들어 짐작으로 온도관리를 했다. 닭이 울면 12시, 새벽 9~10시되면 닭이 울어 온도관리 하는 시간을 알 수 있었다. 지금은 경험이 많다 보니 다 알 수 있다.

제일 중요한 누룩은 어떻게 만드는지요?

보리를 이용해서 만든다. 15일 정도면 누룩이 완성되는데 매일같이 위치를 바꿔주며 뒤집어 놓아야 곰팡이가 고루 핀다. 노란곰팡이와 붉은 곰팡이가 핀 누룩으로 하면 술이 잘 된다. 검정곰팡이는 좋지 않은 것이다.

언제 만드는 누룩이 제일 좋은지요?

가을에 만든는 누룩이 제일 좋다. 그 이유는 벌레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이맘때가 누룩 만들기에 가장 좋은 것 같다.

요즘 서울에서는 집에서 직접 술을 만들어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한말씀 부탁합니다.

좋은 일이다. 사먹는 것은 일단 믿음성이 없다. 집에서 직접 술을 빚어 마시면 정성을 들여 만들 것 아닌가~! 이렇게 해서 만든 술은 "보약"이 된다.

서울에서는 "오메기술"을 찾기 힘든데 이유는 무엇입니까?

술병이 흔들리고, 온도가 올라가면 술이 쉬거나 터진다. 오래 보관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이렇게 질문과 답볍이 끝나고 할머니께서 주신 오메기술을 맛볼 수 있었다. 맛이 새콤 달콤 한것이 한 사발을 금새 비었다. 지금도 그때 마신 오메기술을 생각하면 입속에 침이 고이곤 한다.

다음에 서울에 초대하면 집에서 직접 술을 빚는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이야기좀 해 주세요라고 부탁했고, 할머니께서는 흔쾌히 승락하셨습니다. 우리 회원들이 많아지고 시간이 되면 꼭 할머니를 초청해서 다 함께 장인의 이야기를 들어 봤으면 합니다.

대한민국 전통주의 자존심 술독닷컴 www.suldo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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