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제조면허로 보는 우리술과 앞으로의 전망

조회 수 5091 추천 수 0 2014.10.12 04:12:13
술 제조면허로 보는 우리술과 앞으로의 전망

 

우리는 다양한 지표로 시장을 바라볼 수 있다. 술의 판매량과 생산량 그리고 주세 등으로도 시장을 살펴볼 수 있다. 오늘은 많은 표식 중에서 제조면허로 우리술을 한 번 바라보고자 한다. 어떠한 주종에 제조면허수가 많아진다는 것은 단순한 논리로 시장의 흐름이 한 주종으로 몰린다는 것을 알 수 있기때문이다. 아래에 있는 표는 통계청의 발표자료를 표로 만든 것이다. 표가 1966년부터 시작하는 이유는 국세청이 신설되고 통계청에 자료가 1966년부터 남아있기때문이다. 1966년부터 현재까지의 통계청 주류면허수를 이용하여 전통주의 역사와 앞으로 우리술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에 대한 전망을 해보려 한다. 전망을 한다고해서 그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를 전망해 보는 것 만으로도 상당히 재미있을 것이란 기대때문이다. 술은 크게 막걸리, 약주, 청주, 과실주, 증류식소주로 총 5가지 술을 분석하였으며 나머지 주정이나 기타주류 등은 여기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또한, 주세법상 전통주만을 따로 분석한 것이 아닌 우리나라 술 전체를 표로 나타낸 것이다.

 

 <표, 1966년 ~ 2012년 주류제조면허 수, 확대 / 자료 : 한국가양주연구소>

 

 

막걸리

그래프를 보면 막걸리와 나머지 술이 확연하게 차이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역시 우리나라는 막걸리의 나라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막걸리제조면허의 수가 줄어들게 된다. 현재도 막걸리의 제조면허가 가장 많지만 과거에 피하면 1/3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1960년대 중반 2500개가 넘는 막걸리 제조면허수가 1970년대 전후로 급격하게 줄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1971년 주류제조장 통폐합으로 제조장 수가 줄어들었기때문에 자연적으로 제조면허수가 줄어들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신규제조면허를 불허하면서 새로운 막걸리 제조장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았다. 1990년대까지 완만한 하강세를 보이다가 다시 면허수가 눈에 보일정도로 줄어들게 된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거치면서 맥주와 소주 소비가 막걸리 생산량을 넘기 시작하면서 경영난 등으로 막걸리제조면허 수가 줄어들게 된다. 이 흐름은 2009년 막걸리 붐이 일기 시작할때까지 계속된다. 그러다가 2009년 막걸리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막걸리 면허수가 바닥을 찍고 증가하기 시작했다. 최근 2010년과 같은 막걸리 붐은 아니지만 다양한 막걸리들이 출시되고 있다. 특히, 다양한 가격대와 감미료 등이 첨가되지 않은 막걸리가 출시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막걸리시장은 계속해서 어려워질 것이다. 붐이 왔을 때 잡지 못했고 지금도 품질이 따라주질 못하고 있다.  소비자는 외면했고 그 신뢰를 회복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소비자들은 막걸리 맛을 봤다 .그리고, 지금은 막걸리가 아닌 맥주를 찾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막걸리 제조자들은 정확히 집고 넘어가야한다. 그래야 막걸리 붐이 다시 찾아올 때 확실히 소비자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

 

 <표, 1966년 ~ 2012년 주류제조면허 수, 확대 / 자료 : 한국가양주연구소>

약주

약주또한 막걸리와 마찬가지로 1971년 양조장 통폐합과 신규제조면허 불허로 제조면허수가 급격하게 감소한다. 그러다 1990년대부터 약조제조면허수가 증가하게 된다. 이유를 살펴보면 첫째는 1993년 농림부장관 추천주(농민주)가 도입되어 새로운 약주 제조장의 수가 증가하여 제조면허의 수도 증가하게 된 것이다. 또한, 약주의 공급구역제가 폐지되면서 판매팡이 넓어졌기때문이다. 1990년대까지 30개 정도의 면허수가 1995년으로 가면서 두배로 증가하게 되고 2000년이 되면 세배로 증가하게 된다. 특히, 2000년대 백세주 등 약주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게 되면서 현재는 1990년대에 비해 10배 가까운 273개의 약주 제조면허가 있다. 이렇게 제조면허가 많아진다는 것은 크게 두가지로 봐야 한다. 제조면허만큼 제조장의 수가 많아졌다는 것과 한 제조장에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독특한 점은 2009년 180개 정도의 제조면허수가 2012년까지 100개 정도가 증가한다. 사실, 이 기간은 막걸리 붐이 일어났던 시기이다. 따라서 약주보다 막걸리의 소비가 많지 않은 약주의 소비가 많지 않았던 시기인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막걸리 붐이 일면서 새로운 양조장 들이 생겨났고 막걸리 제조면허와 함께 약주 면허도 함께 받았기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보통 탁약주 면허를 동시에 받는 것일 일반적이다. 즉, 약주의 소비가 많아다기 보다 막걸리 면허를 받을 때 약주면허까지 함께 받은 것이다. 이제 술을 약으로 먹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 어떤 약재가 들었으니 몸에 좋다. 라는 식의 마케팅은 통하지 않는다. 술은 음식이고 음식은 맛있어야 한다. 맛있고 거기에 α 가 있는 것이다.

 

청주

청주 그래프를 보면 볼게 없다. 사실, 약주의 면허수가 청주의 면허수가 되어야 맞는 것이다. 조선시대 문헌속에 기록되어 있는 대부분의 술은 청주였다. 그러다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술은 탁주와 약주로 단순화 된다. 청주는 일본의 '정종' 같은 브랜드의 술이 점령을 하게 되어 우리나라의 청주는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또한, 청주 제조면허를 받기 위해서는 탁약주보다 더욱 많은 시설이 필요하고 기준이 까다로웠기때문에 우리나라의 청주는 아직도 일제강점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0대 이상 되는 분들은 아직도 청주라는 말 대신 정종이라는 이름을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젊은 사람들도 정종정종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청주 면허수는 총 6개 밖에 되지 않는다. 이 나라에 총 6개의 면허가 말이 되는가. 국세청과 농림부는 반성해야 한다. 앞으로 청주 면허를 좀 더 쉽게 낼 수 있도록 해야하고 우리나라의 청주제조면허수가 200개는 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발전 가능성이 큰 술은 청주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청하와 백화수복이 청주가 되는 세상은 안된다. 좀 더 다양한 청주가 나와야 하고 좀 더 청주 제조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주게 되면 머지않아 한국의 청주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날이 반드시 올것이다. 만약, 지금 양조장을 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청주의 제조에 대해서도 반드시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맛과 향이 다양한 청주, 증류주처럼 숙성된 청주가 나와야 우리나라의 술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

 

과실주

과실주는 1990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1990년까지 10여개 밖에 되지 않았던 과실주제조면허가 현재는 242개나 된다. 1993년 농림부장관 추천에 의한 농민주면허가 생기면서 지역의 특산 과일을 이용한 과실주제조장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2000년대 복분자주 붐이 일면서 고창 등 전라도 지역에 과실주 제조장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에는 포도, 머루, 감, 사과 등 다양한 과실을 이용한 과실주가 각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 과실주는 알코올 도수가 낮고 누구가 편하게 즐길 수 있기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과실의 품종개발로 당도가 높은 과실들이 생산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과실주도 우리나라의 전통주다. 와인을 말하면 모두 외국에서 건너온 술로 인식하고 전통주가 아니라는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포도주는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오래전부터(수운잡방 1540) 제조법이 정확히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진 술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과실주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설탕과 주정 등의 사용을 줄이고 과실의 당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지금보다 더 질 좋은 과실주를 시장에 내보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성공하지 못하면 우리나라 과실주는 언제나 이류가 될 것이다.

 

증류식소주

우리나라 증류식소주 제조면허는 바닥에 있다. 처음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제조면허수 자체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막걸리와 약주, 과실주가 대세를 이끌어 왔고 증류식소주는 희석식소주에 가려져 대중들에게 알려질 기회가 많지 않았다. 대중들은 기껏해야 안동소주 정도 알 정도니까 말 다 한것이다. 증류식소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증류주에 사용되는 발효주이다. 증류할 술이 맛이 없으면 당연히 증류주도 맛이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 증류식소주는 증류기와 증류의 효율을 중요시 여긴다. 당연한 것이다.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기계가 좋고 능숙한 인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원주가 좋지 않으면 증류주 또한 좋지 않다. 이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금의 증류식소주 업체들이 동반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증류식소주의 품질을 최대한 끌어 올려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앞으로 증류식소주가 한 번 뜰거라고 하지만 그런일은 없을 것이다. 성장은 계속될 것이지만 증류주 붐이 일기에는 우리나라 증류주의 품질이 따라주질 못한다. 이렇게 주질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는 붐도 일어나서는 안된다. 소비자들이 바로 외면해버리기 때문이다. 증류주 제조 업체에서는 최대한의 품질 경쟁을 통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전통주 제조자들은 술 판매의 어려움으로 크게 네가지를 꼽는다. 하나는 홍보 및 판촉활동 부족, 둘째는 유통규제, 셋째는 마케팅 등의 전문인력부족, 넷째는 소비자 등 시장의 흐름에 대한 정보 부족이 그것이다. 그러나 전통주 제조업체들이 하나 모르고 있는 것이 있다. 위 네가지가 모두 해결된다해도 이것이 없으면 위 네가지도 필요가 없다. 

 

그것은 바로 술의 품질이다. 전통주 제조 업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착각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술은 맛이 있다'고 자신하는 것이다. 그 맛은 제조한 사람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판단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지만 술은 음식이다. 음식이 맛있으면 어디든 가듯이 술도 맛있으면 어떻게든 사먹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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