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주당들의 헌법 주국헌법(酒國憲法)

조회 수 712 추천 수 0 2017.11.24 16:03:48

일제 강점기에 출간된 월간지《별건곤別乾坤》의 1929년 2월호에 실린 주국헌법 이라는 글입니다.

예전 술문화에 대한 재치 있는 글이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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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국<酒國>헌법)

 

 

여(余)가 일반 국민의 음복을 증진하고 국가(麴價)의 융창을 도모하며 세계 평화를 영원히 유지하기 위하여 이에 주국헌법을 반포하노라.


주강생(酒降生) 1929년 2월 1일

대주국천자(大酒國賤者) 어명(御酩)

국무각대신(麴務各大臣) 서명(署名)


1. 이 헌법에 위반하는 자는 1년간 금주국(禁酒國)에 유배한다.

1. 이 헌법은 발포일로부터 시행한다.


   제1조 주국(酒國)은 일반 국민(麴民)으로 영원히 유지한다.

   제2조 주국의 영토는 전 세계로 하되 미국(米國)과 같은 금주국은 특별신민지(..食民.)로 한다.

   제3조 주국은 천자(天者), 태장(大將)은 없다. [취중무천, 주무대장이라는 유래어에 의하여]

   제4조 심신(心身)에 고장이 있는 자, 미성년남녀, 기독교 신자는 입적(入籍)을 불허한다.

   제5조 주국의 국도(國都)는 철옹성(鐵甕城)으로 정한다.

   제6조 석 잔 이상을 먹을 자격이 있는 자로 주국에 세금(술값, 주대)을 납인한 자는 누구나 주권자(酒權者)가 된다.

   제7조 주국에 입적한 자는 그 정도 여하에 따라서 주천자, 주대통령, 주대장, 주첨지, 모주병정, 알코올박사, 주태백(酒太白) 등 영위(榮位), 아호(雅號)를 부여한다.

   제8조 주국의 작위는 공, 후, 백, 자, 남의 5등으로 하여, 술잔을 비도록 먹는 사람은 공작, 큰 잔으로 두둑히 먹는 사람은 후작, 백배를 능히 먹는 사람은 백작, 자기 손으로 부어 먹는 사람은 자작(自酌), 함부로 부어 먹는 사람은 남작(濫酌)이라 칭한다.

   제9조 국민은 증병(蒸甁)의 의무가 있다.

   제10조 국민은 남의 술을 먹고 반드시 보상할 의무가 있다.

   제11조 술의 잔 수는 주불호배(酒不護盃)의 원칙에 의하여 반드시 기수(奇數)로 하되 일불약(一不若), 삼소(三小), 오의(五宜), 칠가(七可), 구족(九足)으로 하고 이 이상은 국민의 체질, 금력, 기호에 따라 자유방임한다.

   제12조 음주의 적의(適宜)한 시기는 다음과 같이 정한다.

       1. 천리타향에서 친구를 만났을 때

       2. 비낀 바람에 가랑비 내리는 저녁때

       3. 여관 한등에 무료한 때

       4. 눈이 하얗게 내린 달밤

       5. 꽃이 피거나 잎이 떨어질 때

       6. 우울하거나 슬플 때

       7. 통쾌하여 흥분되었을 때

         [다만 반주(飯酒)와 해성(解醒)은 수시 실행한다.]

   제13조 사람이 술을 먹되 술이 사람을 먹지 않게 해야 한다.

   제14조 수염이 많은 사람은 잔을 비울 때마다 반드시 수건으로 구두의 대청소를 해야 한다.

   제15조 애인이 있는 사람은 술을 마신 후에 반드시 양치를 잘하고 '키스'를 해야 한다.

   제16조 술을 붓지 않는 사람은 불경죄(不傾罪)에 처한다.

   제17조 술을 혼자 밀매음(密買飮)한 자는 무기(無期)로 공동주회(共同酒會)에 참가를 불허한다. 다만 개전(改悛)의 정이 있을 때에는 작량감경(酌量減輕)할 수 있다.

   제18조 술을 먹은 뒤에 언쟁, 결투를 하여 주국의 공안을 방해하거나 구역(嘔逆)을 하여 공중위생을 방해하게 하는 자는 즉시 술자리에서 퇴장을 명한다.

   제19조 주회(酒會)에 지참(遲參)한 자는 후래자삼배(後來者三盃)의 관습법에 따라 처벌한다. 다만 특수지방에서 시행하는 소위 곡산(谷山) 사돈복이법은 너무 가혹하므로 이 법 발포일로부터 폐지한다.(곡산에서는 후래자에게 좌객(座客)마다 3잔씩을 주는 일이 있다.)

   제20조 술을 마신 뒤에 노래나 춤 기타 작란을 잘하는 자는 대배(大盃)를 상으로 준다.   

   제21조 아래에 해당하는 자는 주국의 십불출로 인정한다.

       1. 술 잘 안 먹고 안주만 먹는 자

       2. 남의 술에 저 생색내는 자

       3. 술잔을 잡고 잔소리만 하는 자

       4. 술 먹다가 딴 좌석에 가는 자

       5. 술 먹고 따를 줄 모르는 자

       6. 상갓집 술 먹고 노래하는 자

       7. 잔칫집 술 먹고 우는 자

       8. 남의 술만 먹고 제 술은 안 내는 자

       9. 남의 술자리에 제 친구 데리고 가는 자

       10. 연회 주석에서 축사를 오래 하는 자

   제22조 국민당원(麴民黨員)의 걸음걸이 방법(步法)은 지(之)자 혹은 현(玄)자식으로 하여도 무방하지만 공중교통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제23조 주국국민의 모자는 좌경(左傾)하여도 특별히 단속하지 아니한다.

   제24조 주국당원의 안면은 적화(赤化)하여도 단속하지 아니한다.

   제25조 국민당원은 적어도 주머니 속에 일금50전야(錢也)를 준비하는 것이 옳다.[소변남방(小便濫放)의 과료처벌을 당하기 쉬우니까]

   제26조 주국국민은 교양의 필요상 장진주(將進酒), 음주팔선가(飮酒八仙歌), 주덕송(酒德頌) 등을 1일 1회씩 낭독해야 한다.

   제27조 주자는 벌성지광약야(伐性之狂藥也)라는 옛 해석을 고쳐서 주자는 벌성지광(伐性之狂)하니 약야(藥也)라 해석하되, 이를 부준(不準)하는 자는 사문난적(斯門亂賊)으로 인정한다.

   제28조 주국의 정당은 국민당(麴民黨)과 국수당(麴水黨) 이외에 타당의 설치는 불허한다.

   제29조 이 법은 국민당원의 다수결의가 아니면 변경할 수 없다.

                                   - 차상찬의 <주국헌법(酒國憲法)>


원문 : http://www.culturecontent.com/content/contentView.do?search_div=CP_THE&search_div_id=CP_THE005&cp_code=cp0805&index_id=cp08050259&content_id=cp080502590001&search_left_menu=1


해석 : http://cafe.naver.com/octariders/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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