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양조장 제품 출시를 앞두고

누군가 저에게 소장님은 왜 제품을 출시하지 않나요?, 당신 이름 걸고 제품 한 번 만들어 보자 등등, 이런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아왔습니다. 모두 거절했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왜 굳이 술을 출시하려고 하느냐’고 물어 봤습니다. 여기에서 ‘굳이’라는 의미를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꼭 양조장을 하지 않아도, 술을 출시하지 않아도 한국가양주연구소는 소히 ‘잘 나가는’ 곳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술을 출시해 ‘득’은 하나 없고 앞으로 ‘손해’가 더 큽니다. 그래 니가 얼마나 술을 잘 만드는 지 두고보자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편견을 가지고 술을 접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것은 신경쓰지 않습니다.

서울양조장은 2017년 설립했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저는 2016년 2월 소규모주류제조 탁약주청주가 추가되는데 가장 앞장섰던 사람 중 한명입니다. 그래서 제가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 소규모주류제조로 서울양조장을 창업했습니다. 지금은 도심의 여러 양조장들이 너무 잘 해주고 있어 그때의 부담감이 많이 줄었습니다. 그리고 교육용 양조장으로 서울양조장을 활용하였는데, 아시다시피 술을 출시하지 않으면 면허가 취소되기 때문에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2년이 지나고, 다시 1년의 시간이 지나고, 지난해 말 면허를 유지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양조장을 창업하고 술을 출시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이곳에서 교육을 받은 많은 분들이 양조장을 창업하고 또 잘 나가는 곳도 생기고 많은 제품을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고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제가 술을 출시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고민이 3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게 만들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많은 곳들이 창업하고 지금은 자리잡고 크게 성장하는 양조장들이 생겨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럼 서울양조장을 어떻게 하지!!, 교육용으로 사용하더라도 제품을 출시해야 면허를 유지할 수 있으니 유지라도 해 놓아야겠다. 그래서 출시 계획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고민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도 전문인력양성기관인 한국가양주연구소에서, 그리고 류인수라는 사람이 술을 출시하는데 대충 제품만 만들어 출시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어차피 출시를 해도 득볼 것은 하나 없는데,,, 그렇다면, 만약 출시한다면 제대로 해야하지 않을까. 제대로 출시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 고민의 나날을 지나 ‘하려면 확실히 하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업계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라고 생각했고, 지금 그러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1. 30일에 출시를 할 예정입니다.

항상 부러웠습니다. 외국의 대학이나 주류 교육기관에 가면 그곳에서 술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교육기관에서 술을 제조해 판매하는 것은 곧 그 교육기관의 수준 아닐까요? 많은 학생들이 직접 보고 현실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교육이 될까요. 외국에가서 교육기관의 제조장 설비나 교육과정을 보면 지금 우리나라의 대학이나 교육기관의 시설이나 교육과정은 참으로 부끄러운게 현실입니다. 이제 한국가양주연구소는 연구소 내에 현존하는, 출시하고 있는 제품을 가진 양조장을 갖추게 됩니다.

상업양조의 길을 가보지 않고 주류산업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창업, 시설, 라인, 제품개발, 라벨, 포장, 주세 등등등... 이 모든 경험이 향후 전통주 관련 정책과 방향성을 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는김에 확실하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이런 경험은 저의 목표인 대한민국 최고의 한국양조대학 설립의 초석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