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빚기 질문과 답변

[re]화주(火酒)에 대하여...

조회 수 7157 추천 수 20 2008.07.28 21:51:44
화주(火酒)라고 하는 것은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동의보감>에는 소주가 “원나라 때부터 나온 술인데 맛이 아주 독하다.”라는 기록이 남아 있고, 1450년대 <산가요록>에는 목맥소주 제조법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당연히 수 많은 문헌속에 소주 제조법이 한 두 개씩은 들어 있습니다.

또한, 소주를 몇 번 더 내렸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알코올 도수 70% 이상 되는 소주도 마셨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소주를 세 번에 걸쳐 내리게 되면 술의 양은 적어지겠지만 알코올 도수는 아주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추론하면, 여러 번 소주를 내리게 되면 독한 술이 나온 다는 것을 선조들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도 최소 700년 전에 아주 독한 소주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 있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박보경님께서 질문하신 내용은 위의 글과 같은 알코올 도수가 높은 화주가 아니죠.^^

1915년 <부인필지> 음식총론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밥 먹기는 봄 같이 하고, 국 먹기는 여름 같이 하고, 장 먹기는 가을 같이 하고, 술 먹기는 겨울 같이 하라. 밥은 따뜻하게 하고, 국은 뜨겁고, 장은 서늘하고, 술은 차갑게] 먹으라는 뜻입니다.

한국의 음식은 대부분 따뜻하게 하여 먹기 때문에 술은 차갑게 먹는 것이고요. 일본의 음식은 대부분 차갑기 때문에 술은 따뜻하게 마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온돌 문화도 영향이 있었겠죠. 몸이 열하기 때문에 술(술 또한 열한 기운)까지 따뜻하게 마시면 몸에 화기가 넘치겠죠. 그래서 한국에서는 예부터 술은 차갑게 마셨던 것입니다. 반대로 일본의 음식은 차갑기 때문에 열이 강한 술을 한 번 더 데워서 먹었던 것이죠.

그렇다고 우리나라에 따뜻하게 마시던 술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1540년대 <수운잡방>에 기록되어 있는 도인주(복숭아씨를 이용한 술)에는 “매일 아침 데워서 한 종지씩 마신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즉, 술을 따뜻하게 마신 것입니다. 그러나 이 글도 박보경님께서 원하시는 답변은 아니죠. ^^

본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알고 있기로 우리나라 고문헌 속에 불을 붙여 마신다는 술은 없습니다. 물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기록에는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없다고 말씀을 드린 것이고요. 혹시라도 그러한 기록을 찾게 되면 바로 글을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인삼주는 물론 대부분의 청주들은 불을 붙여 마실 수 있습니다. 얼핏 생각하기에 알코올 도수가 높아야만 불이 붙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작은 잔에 술을 붓고 계속해서 열을 가하게 되면 불이 붙게 되는 것입니다.

1. 잔에 술을 붓는다.
2. 잔 위나 아래에서 열을 가한다.
3. 잔의 술이 온도가 올라가면서 전체에 퍼져 있던 에탄올이 위로 올라온다.
4. 에탄올이 위에 모이게 되고 열에 의해 술에 불이 붙는다.

증류주처럼 바로 불이 붙지는 않지만 열을 가하면 에탄올이 위로 올라오기 때문에 불이 붙을 수 밖에 없습니다. 술에 불을 붙이는 것은 보는 재미도 있겠지만 에탄올을 날려 버려 술의 알코올 도수가 확연히 낮아지게 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입니다.

답변이 됐는지 모르겠네요. 부족한 것은 우리 회원님들께서 채워 주시죠.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922 초일주 술 거르기 질문드립니다. file [1] 잉맨 2011-05-15 8168
921 밑술의양은얼마나 [2] 지허 2011-07-12 7860
920 호박막걸리-호박잼 만들기 酒人 2008-09-18 7814
919 <b>누룩만들기 제 5장 &#8211; ‘누룩 집’ 만들기</b> [5] 酒人 2007-11-05 7694
918 소주 주정 만들기 [1] 포수 2013-06-11 7460
917 술의 숙성에 대하여 [1] 우리술이좋아 2011-05-24 7454
916 이화주를 빚어 보고 싶습니다. [2] 누룩마죽 2011-10-19 7358
915 삼양주 채주 시기 [3] 키키요 2021-04-02 7355
914 삼양주를 빚는다면 밑술, 1차덧술, 2차덧술로 나누어서 쌀과 물의 비율을 어떻게 분배해야 하나요? [2] 민속주 2012-06-23 7321
913 보리누룩은 발효가 더딘가요? [7] 신의 2008-08-18 7271
912 주정분표 (알코올 도수환산표) 파일 [1] AppleTree 2013-04-06 7248
911 당화인가 발효인가?? [2] 酒人 2006-02-20 7247
910 이양주 빚는 중에 거르는 시기 질문입니다, file [2] anakii 2013-11-14 7185
» [re]화주(火酒)에 대하여... 酒人 2008-07-28 7157
908 밑술시 물과 쌀 비율 질문입니다 ^^ [5] 적초 2009-06-17 7091
907 전통주 기초강의 4. 쌀을 불리는 이유 酒人 2006-04-18 6993
906 삼양주 만들기 도전...덧술2. [5] 창힐 2012-06-25 6927
905 <b>누룩만들기 제 2장 &#8211; 반죽하기</b> [4] 酒人 2007-10-22 6908
904 애주-물과쌀비율이.... [1] 선주도가 2011-05-04 6866
903 효소의 온도 의문점 [3] [1] 민속주 2012-07-08 6845
902 누룩 추천 부탁드립니다! [2] mekookbrewer 2021-04-09 6819
901 흑미주 빚는법... [1] 0심이 2011-04-14 6815
900 단양주는 거르고 나서 냉장보관하면 셔지나요? [1] 쩡이님 2021-05-06 6804
899 청주만들기 [2] 우리술이좋아 2010-01-21 6797
898 쌀과 물량 봐주세요.... [1] 성학맘 2011-08-09 6793
897 감주빗기 [2] 우리술이좋아 2011-11-28 6789
896 전통주 기초강의 9. 단양주와 이양주 [1] 酒人 2006-03-30 6788
895 옥수수술 담그기 도전 ( 배울수가없어서) [2] 창힐 2013-07-20 6759
894 한국 전통주 교과서 내용 질문입니다. [2] 신바람 2021-09-28 6757
893 [re] 고구마술 [4] 酒人 2009-01-16 6747
892 증류주를내리고싶은데어떻게해야하는지... [2] 지허 2011-07-03 6738
891 막걸리에 탄산이 없어요 [2] 오씨 2018-10-14 6733
890 이양주 술 거름시기 판단 [2] Emiju 2021-01-05 6732
889 밑술 주변에 곰팡이가 피었는데 실패인가요? [1] 청송옹기 2021-03-07 6662
888 연습용으로 밑술 제작중인데 잘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file [2] 한소리 2011-08-01 6660
887 누룩에 벌레가 생겼습니다. [4] 갈매기 2009-12-11 6655
886 신맛의 삼양주를 살리려면 [4] 푸른땡땡이 2021-04-24 6608
885 삼양주빗기-층분리가 잘 안되고 청주가 잘 안만들어지네요. file 할배 2022-01-05 6592
884 막걸리 제조중 밥알이 안 가라앉을 때 file [2] 2P 2012-04-18 6556
883 막걸리 빚을때 이스트의 양은 어떻게되나요?? [1] 찰리와막걸리공장 2019-12-20 653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