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의 궁금증^^

조회 수 2724 추천 수 38 2006.12.28 07:20:44
어머니께서 농주(막걸리)를 만들던 모습이 떠 오르는데요
고두밥을 쪄서 식힌 후 누룩과 잘 섞어서 단지(독)에 넣고
적당량 물(좀 따뜻한 물이었던거 같습니다)을 부은 후
단지를 이불로 싸서 방안에 놓아 두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술을 담글 때 술약이라는(뭔지 잘 모르지만 조그마한 병에 알갱이로 된 것이 들어 있었습니다) 약을 꼭 넣은 것으로 기억 되는데
이곳에서는 술약 이야기는 전혀 나오질 않네요^^

술약이란 것이 효모제일까요?
누룩만 넣으면 술약은 넣지 않아도 되는지요?

그리고 밑술이랑 덧술 이야기도 이곳에서 처음으로 접합니다
너무 초보가 건방지게 게시판에 글을 올렸나요?

죄송합니다
그래도 궁금한걸 어쩐다요 ㅎㅎㅎ

김창준

2006.12.28 08:26:35
*.199.36.238

아하~ 대충은 감이 잡히네요^^ 밑술을 담그는 것이 술약을 대신한다는 말씀이군요^^ 그런데요 밑술을 담그지 않고 한번에 하는 술에는 술약이 필요한건가요? 제가 너무 무식하죠? ㅎ

酒人

2006.12.28 08:30:10
*.188.87.34

안녕하세요. 김창준님~^^

글 안에 답이 있습니다. 먼저, 술약이라는 것은 말씀하신데로 효모를 말합니다. 그 시절에 누룩은 단지 발효제로서 쌀의 전분을 당으로 바꿔주는 역활이었기 때문에 술약(효모)을 넣어 만들어진 당에서 알코올을 만들게 된 것이죠.

그러나 일본넘들이 들어오기 전에는 술약이라는 것이 없었어요. 대신 밑술(주모)이라는 것을 이용했는데요. 밑술(주모)은 누룩에 있는 소량의 효모를 배양해 놓은 것입니다.

즉, 누룩에 야생효모 1개가 있다면 이것을 1000개, 10000개로 증식시켜 놓은 것입니다. 이것을 주모 또는 이양주에서는 밑술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밑술을 이용해서 대량으로 효모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배양 건조시킨 효모 덩어리(술약)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그럼 술약을 사용해도 좋지 않느냐.. 라는 질문을 할 수 있는데요. 물론 사용해도 됩니다. 그러나 술약이라는 것이 특정한 효모를 배양건조시킨 것으로 술을 빚으면 거의 비슷한 맛을 만들게 됩니다. 알코올발효(당->알코올)를 하는 효모가 같기 때문이죠.

그러나 누룩에는 아주 많은 양의 야생효모가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효모에 의해 다양한 풍미를 가진 술이 만들어지게 되죠. 자유게시판에 프랑스의 와인에 관한 글을 올렸는데요. 우리술도 이전에는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진 술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술약을 사용하면서 양조장의 술들이 거의 비슷한 맛을 가진 술로 단순화 되어 버렸습니다. 물론 식품첨가물을 혼합하여 다양한 맛을 내는데, 이것은 술 본래의 맛이 아닌 만들어낸 맛이 되는 것입니다.

술독에서 주장하는 것은 양조장에서 모두 술약을 이용해서 술을 만드는데, 일반가정에서 좋은 술을 빚기 위해 만드는 술을 꼭 술약을 통해서 만들어야 하냐.. 옛 방법으로 좋은 술을 빚을 수 있는데, 술약으로 술을 만들거면 마트에서 사먹으면 더 편한데 .... 뭐.. 이런 것입니다.^^

술약대신 -> 야생효모를 증식시킨 주모(밑술)을 -> 증식시킨 밑술에 고두밥이나 곡물을 한 번 더 넣어 준다 하여 덧술이 되는 것입니다.

밑술(효모증식) -> 덧술(증식된 효모를 이용 알코올 생성)

酒人

2006.12.28 08:38:00
*.188.87.34

글을 쓰는 과정에서 댓글을 다셔서.. 제가 밑으로 와버렸네요.^^

잘 지적해 주셨습니다.

한 번에 하는 술은 술의 실패율이 많은데요. 그 이유는 누룩에 있는 소량의 효모로는 충분한 발효를 일으키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단양주(한 번만 빚는 술)를 빚을 때에는 소량의 주모(밑술)를 넣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혼합하는 것을 오래해 주어 공기를 주입하여 효모의 증식을 돕는 것도 좋습니다. 발효가 일어나면 공기가 밖으로 밀려나고 술독 안에는 이산화탄소만 가득차게 되는데 그러면 이때부터 효모는 증식을 멈추고 알코올 발효를 진행하게 됩니다.

제가 술을 처음 빚는 사람들에게 "초일주"를 빚어 보시라고 하는 것은 동동주(단양주)보다 술이 잘 되기 때문입니다. 한 번에 빚으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만 술의 실패율이 높아지고 많은 양의 술을 얻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소량의 주모를 만들어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술을 빚을 때 꺼내어 사용하면 술약을 대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좀 귀찮더라도 한 번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나중엔 술을 빚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창준

2006.12.28 11:10:44
*.194.229.19

감사합니다^^* 이제 슬슬 이해가 되어집니다요^^
열심히 공부하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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