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룩 이야기 1

조회 수 2115 추천 수 1 2007.04.02 19:47:52
누룩이야기

우리 조상들의 술 빚기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재료로 쓰였던 누룩은 전통술의 침체로 요즘은 보기가 힘들다. 술을 만드는 방법에는 과실이나 동물의 젖을 발효시켜 만드는 과실주, 유주와 전분질원료를 누룩이나 맥아로 당화시켜 만드는 곡물양조주의 두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몬순형 아시아권에 속하는 우리는 과거부터 누룩을 사용하여 만든 술이 주종을 이루어 왔으므로 누룩의 가치는 사뭇 크다고 할 수 있다. 술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 중에 "야생원숭이의 술" 이야기가 있다. 시미즈 세이이찌(淸水精)란 일본사람이 젊어서 입산수도를 하였다. 오랜 기간 야생 생활을 하는 중에 원숭이들과 사귀게 되었는데 그들도 술을 담그어 먹는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술은 다름 아니라 산중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도토리와 머루를 이용하여 만든 도토리술과 머루주였다는 것이다. 특히 시미즈 세이이찌가 놀랍게 생각했던 점은 도토리는 원숭이들이 씹어서 담그고, 머루는 그냥 담근다는 것이다. 원숭이도 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분당화효소(Ptyalin)를 이용하는 것과 과실속의 포도당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술을 만드는 방법에서는 과실이나 동물의 젖산과 당분을 함유하고 있는 원료를 효모로 발효시켜 만든 과실주와 유주 등의 형태와 전분질 원료를 누룩 또는 맥아로 당화시켜 만드는 곡물양조주의 두 형태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대개 몬순형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누룩을 사용하여 만든 술이 주종을 이루고 있고 그 밖의 지역에서는 과실 혹은 맥아를 사용하였다.

1. 원시시대에서 삼국시대까지의 누룩

● 원시적 방법의 당화법(전분을 포도당으로 만드는 법)
위서(緯書) 물길국전(勿吉國傳)의 '곡물을 씹어서 술을 빚는데 능히 취할 수 있다' 고 한 것과 지봉유설(1613)의 처녀들이 만든다는 미인주(美人酒), 오끼나와의 일일주(一日酒)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침 속의 당화효소인 프티알린을 이용한 것으로서 인류 최초의 술은 과실주와 함께 이러한 형태의 미인주(美人酒)였을 것이다. 이 술을 만드는데 있어서 대개 건강하고 젊은 여인이 그 소임을 맡았던 것은 생산의 주체였던 여인과 제사의 신비성을 연관시킨 것인 듯하며 건강한 젊은이일수록 당화효소가 많이 분비된다는 실용성도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 고대중국의 누룩
「書經」에 의하면 술을 만들 때 국얼(麴蘖)을 쓴다 하였는데 국(麴)은 곰팡이균사에 덮여 썩은 것으로 누룩을 지칭한 것이고 얼(蘖구루터기에 돋은 싹)은 보리를 침지하여 싹을 나게 한 맥아를 가리키는 것이었으니 우리는 여기서 옛날의 술 빚기에는 누룩법과 맥아법이 함께 쓰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누룩이 효모를 함께 갖고 있어 술빚기가 편리하여 지금까지 광범위하게 사용 발전되어 오고 있는 반면에 발효 문화권의 원료, 기후 등의 특성에 의하여 맥아법은 주조에서는 그다지 큰 발전을 보지 못하였다. 누룩은 크게 나누어 막누룩(餠麴) 흩임누룩(散麴)으로 나뉘는데 병국은 화북지방 술 빚기에 주종을 이루고 남부중국에서는 쌀로서 산국을 만들었으리라고 추정된다.

● 제민요술의 누룩(북위 AD 430년경)
제민요술 속의 누룩은 병국(騈麴)과 산국(散麴)으로 나눌 수 있고 병국은 분국(焚麴)과 신국(神麴)으로, 산국은 황의와 황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병국(騈麴)은 밀을 제분, 가수하여 뭉쳐서 만든 막누룩을 말한다. 여기에서 분국은 볶은 밀을 제분하여 쓰는 것으로 신국보다 발효력이 1/2~1/4정도이고 신국(神麴)은 볶은 밀, 찐밀, 날밀을 가루내어 각각 같은 양씩 혼합하여 쓰는 것이다. 신국의 특성은 반드시 날밀이 들어간다는 것으로 곰팡이 번식(Rhyzopus : 라이조프스)은 용이하나 누룩 만들기의 기간과 조작 규정이 까다롭다. 이는 생전분 분해력이 강한 라이조프스 곰팡이의 증식에는 좋으나 곰팡이의 성장에 필요한 기간은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일 것이다. 도꼬마리, 보리짚, 뽕나무잎을 누룩에 덮어서 식물체에 붙어있는 곰팡이포자, 효모가 누룩에 부착되어 번식되도록 하고, 뽕나무잎, 쑥, 쑤유 등을 달인 즙으로 반죽한다. 병국의 미생물은 일본인 山와의 미생물학적 조사에 의하면 막누룩(병국)에는 거미줄곰팡이(Rhyzopus : 라이조프스)와 효모가 많고 털곰팡이(Mucor)가 다음으로 많다고 한다.

산국(散麴)은 곡물 낱알이나 곡분으로 만든 것으로서 흩어져 있는 누룩을 말한다. 여기에는 표에서 볼 수 있듯이 황의(黃衣)와 황증(黃蒸)이 있는데 황의(여국)는 곡물의 낱알을 그대로 이용한 낱알 흩임 누룩으로 밀알을 침지한 후 꺼내서 두치 두께로 펴놓고 물억새나 도꼬마리 같은 식물의 잎으로 덮은 다음 7일이 지나서 노랗게 포자가 덮이면 꺼내서 햇볕에 말려 쓴다. 황증은 밀을 제분하여 가수한 것을 꺼낸 다음 고루 펴서 식히고 양손으로 어루만져 부수어 7일정도면 얻어진다. 이와 같이 황증은 곡물을 일단가루 내어 만든 것이니 가루 흩임 누룩이라 할 수 있겠다. 진대(晋代)의 남방초목상(南方草木狀)에는 가루 흩임 누룩의 일종인 초국(草麴)이 나오는데 쌀가루에 여러 약초 찧은 것을 섞어 칡즙으로 반죽하여 달걀만한 크기로 만든 다음 이것을 쑥 속에 묻어 발효시킨 것으로 약 1개월 만에 만들어진다. 산국의 미생물은 Rhyzopus(거미줄곰팡이), Mucor(털곰팡이), Aspergillus(황국)가 차례로 많고 중국남방계의 초국에는 Aspergillus가 많다고 한다.

제민요술에 나타난 누룩의 사용법은 막 누룩을 쓰되 햇볕에 말려서 깍아 내거나 잘게 부순 후 물에 침지한 수국(水麴)으로 하여 쓰여졌다. 이때 우러난 맥즙을 국수라 하는데 이것이 주모에 해당된다. 이때 누룩의 크기나 계절에 따라 침지시간이 달라지며 물대신 젖산발효액, 약초의 즙액, 죽 등에 침지하는 방법도 있다. 침지하는 물은 맹물 7, 끓인 물2, 젖산발효액 0.3, 약초의 즙액 0.3, 죽 0.3의 혼합액이다. 제민요술속에 나오는 흩임 누룩으로 빚은 단 하나의 술로는 과저주(瓜菹酒)가 있는데 이것은 낱알 흩임 누룩의 황의, 막 누룩 찹쌀로써 빚으며 오늘날 일본의 청주와 유사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오늘날 중국, 한국의 누룩은 거의 막 누룩이며, 일본을 제외하고는 흩임 누룩은 거의 장과 같은 조미료나 식초, 김치 등과 같은 발효식품에 사용되어지고 있다.

동의보감

2007.04.02 20:01:08
*.176.109.13

제가 전통주 만들면서 모아 놓은 자료중 일부를 올려 놓겠습니다....^^

id: 酒人

2007.04.03 00:54:28
*.188.102.37

동의보감님 좋은 자료 올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앞으로 자주 뵙겠습니다. ~

동의보감

2007.04.03 10:28:43
*.176.109.13

아닙니다....좋은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입국은 몇번 만들어 봤지만....누룩은 여태 사다만 했지 만들 생각은 못했습니다....번거롭다고만 생각을 했는데....좀 특별한 누룩은 제가 만들어야겠더군요....^^

조영진(부엉이와인댁)

2007.04.13 14:10:25
*.11.83.8

추천...꿍!! 꿍!! 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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