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으로 - 1. 삼일주와 부의주

조회 수 6547 추천 수 135 2006.03.08 09:16:24
* 이 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물의 양에서 큰 실수가 있었습니다. *

<양주방>에 기록된 "사시주"에는 분명 [물 세병은 물 열두복자다] 라는 글이 나옵니다. 즉, 제가 쓴 글의 "물 1병은 12복자다"라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제가 글을 쓰는데 기본이 된것이 양주방에 기록된 물의 양인데, 술에대해 잘 알고 있는 지인에게 전화를 하는 과정에서 저의 질문 내용이 변한 것입니다.

"물 3병이 12복자니까. 총 양이 어떻게 될까요?" 라고 했어야 하는데, "양주방에 물 1병이 12복자니까. 총 양이 어떻게 될까요?"로 잘못 전달되었던 것입니다. 복자와 병에대한 혼동으로 생긴 것이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이 글은 삭제나 수정하지 않고 처음 쓴 그대로 남겨둘까 합니다. 글 쓴것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이러한 글에서도 우리 회원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것이라 보기때문입니다.

이 글 아래쪽에 있는 이상훈님께서 쓰신 반론을 함께 읽어 주세요.


삼일주와 부의주

삼일주나 부의주는 <산가요록,수운잡방,음식디미방,산림경제,음식방문,온주방,증보산림경제,고사신서,술만드는법,부인필지,술빚는법,양주방,농정회요>등 술이 기록된 문헌이라면 빠지지 않고 기록되어 있을 만큼 오랫동안 대중들로부터 사랑 받아온 술입니다.

많은 양의 술을 얻을 수 있는데다가 술 빚는 기간이 짧고, 술 맛 또한 좋아 오랫동안 가양주로서 맥을 이어온 것입니다. 그러나 그 옛날 많은 대중들로부터 사랑 받아온 이 술들이 현재는 속성주라는 이유로, 미숙주라는 이유로 빚어지지 않고 가치가 퇴색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합니다.

대부분의 삼일주는 물 1말에 누룩 2-4되를 섞어 하룻밤 물에 섞어 두었다가 쌀 1말을 찌거나 가루내어 섞어 빚습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문헌에 3일이면 밥알이 뜨고 술맛이 좋고 맑은 술이 된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삼일주가 고두밥이나 떡, 죽 등의 술빚기가 전해지는 반면에 대부분의 부의주는 고두밥으로 술을 빚고 있음으로 삼일주가 부일주보다 다양한 제조법으로 빚어 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의주는 삼일주 제조법과 거의 흡사하지만 멥쌀이 아닌 찹쌀을 사용한 것과 누룩이 1되 정도 들어간다는 차이점 외에는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삼일주가 대부분 멥쌀로 술을 빚는다면, <산가요록,1450>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부의주는 찹쌀을 이용하여 술을 빚고 있었습니다. 제조법과 곡물의 양이 비슷하여 어찌보면 같은 술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물론, 삼일주가 물의 양을 말(斗)로, 부의주가 병(甁)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1837년 <양주방>에서는 1병은 12복자라 하였으니 곧 1병은 6리터 정도로 할 수 있으니 양주방에 기록된 부피로 따진다면 물 3병은 물 1말과 비슷한 양이 되기 때문에 삼일주나 부의주나 사용하는 물의 양은 비슷하다고 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산가요록>의 병(甁)의 부피는 <양주방>과는 다르지만 <산가요록>에 기록된 부의주는 많은 부의주 제조법과는 다르기 때문에 <산가요록>의 부피계산으로 전체 부의주의 양을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또한, 삼일주 누룩의 양이 부의주보다 많은 것도 멥쌀과 찹쌀의 차이에서 온 것이라 보는게 맞을 것입니다.)

문헌상으로 두 술의 역사를 되집어 보면서 <삼일주와 부일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를 찾아 봤습니다. 이렇게 문헌속의 두 술을 찾는 과정에서 발견된 사실은 저에게 많은 흥미를 주었습니다. 두 술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1450년대 <산가요록>에 기록돼 있는 부의주는 멥쌀을 사용하였고 <수운잡,1500초>에는 삼일주를 기록하고 있으나 부의주에 대한 언급조차 없습니다. 부의주가 찹쌀로서 빚어지는 술은 1600년대 초 문헌인 <고사촬요>에 처음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산가요록,1450>에 기록된 다른 술들의 제조법에는 찹쌀을 이용한 술빚기가 기록되어 있어조선초기에도 찹쌀이 있었음을 알려주고 있지만 부의주의 술빚기는 여전히 멥쌀이었습니다. 따라서 부의주라는 술은 원래 멥쌀로 빚어졌고 약 150여년 후에 처음으로 찹쌀로 빚는 부의주가 탄생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150여년이 지난 후에 나타난 부의주는 본래의 부의주 즉, <산가요록>의 부의주와는 달리 삼일주 제조법을 바탕에 두고 재료를 찹쌀로 하는 부의주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산가요록>에 기록된 부의주는 먼 훗날 약, 400년 후의 <양주방,1837>에 <산가요록>과 같은 제조법이 한 줄 소개되고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부의주는 삼일주를 토대로하여 빚어졌지만, 두 술의 차이 즉, 멥쌀과 찹쌀의 차이로 다른 술로 분류되어 많은 문헌에 기록되기 시작합니다. 비록 <산가요록,1450>에 두 술이 함께 기록되어 있지만 <산가요록>을 제외한 <산림경제,1715>.<고사신서,1771>.<고사십이집,1787>.<양주방,1837>.<신식요리제법,1936>등에는 둘 다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두 술 모두를 기록하고 있는 문헌 이외에는 대부분 삼일주나 부일주 중에 한가지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두 술을 다른 술로 보고 처음으로 두 술을 함께 기록한 문헌이 <산림경제,1715>에서야 두 술을 함께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약 300년 후에나 두 술을 다른 술로 보고 함께 기록한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즉, 1700년대 이전에는 두 술을 문헌에 기록할 때 "비슷한 술" 또는 제가 언급했듯이 삼일주의 "멥쌀을 찹쌀로만 바꿔 놓은 술"로 인식하여 두 술을 함께 기록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300여년이 지난 후에 두 술은 다른 술로 취급하였으며 <산림경제>에 함께 처음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 후에는 위에 보듯이 많은 문헌에 두 술을 함께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보아 저의 생각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산가요록>과<양주방>에 기록된 부의주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부의주 제조법이 같았으며 이 부의주는 삼일주 제조법을 기본으로 멥쌀을 찹쌀로 바꾸면서 1700년대 두 술을 다른 술로 함께 기록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빚는 술들이 그러하듯이 한 가지 제조법을 개인의 취향에따라 제조법이 달라지는 것 처럼 그 옛날 삼일주도 발전하고 발전하여 찹쌀을 이용한 술로 제 탄생하여 삼일주는 삼일주대로 부의주는 부의주대로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전통주의 자존심 "술독" www.suldoc.com

이상훈

2006.03.11 00:08:44
61.81.1

우선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1) <양주방> 어디에서 1병=12복자라 했지요?
2) 문헌에 따라 계량단위가 다르게 사용되지만 일반적으로 1병=1되, 1복자=450미리리터가 아닌가요? 그렇게 봐야 부의주 물량(3되 또는 3병)이 일관되지 않나요?
3) 물량 등 제반 계량단위가 문헌마다 통일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술에 따라 일정한 면이 많습니다. 즉 부의주는 병으로 많이 되어 있는데, 이것은 최초로 주품을 기록한 문헌이 병으로 시작했으면 병이 많은 듯 합니다. 특히 한자로 된 고문서에서 많이 나타나는 배껴쓰기 현상 탓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부의주의 물량이 병으로만 기록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한글로 된 2가지 문헌에서는 3되로 되어 있습니다.(음식디미방과 술만드는법) 과연 물량에서 삼일주와 부의주가 같다고 볼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전승으로 내려오는 동동주(물1말, 쌀 1말)가 삼일주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어떨까요?

다음은 삼일주와 부의주는 비슷한 계열의 술이지만 같은 술의 진화과정으로 볼 수 있는가 입니다. 일반적으로 학문적으로는 같은 문헌에 두 가지 술이 다 같이 나오면 다른 술로 봅니다. 즉 <산가요록>에 삼일주와 부의주가 나오고, 비교적 오래된 문서인 <음식디미방>에도 두 술이 모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문헌적으로는 다른 술입니다. (총 13개 문헌에서 두 술을 같이 수록합니다) 그렇지만 상호 관련성은 아주 큰 술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절삼일주를 포함해서 말입니다. 주품을 설명한 뒤 부연한 삼일이면 익고 부의 현상이 있다는 것조차 같습니다.

다른 하나는 <산가요록> 부의주 이후 오랜 세월이 지나서 찹쌀로 빚는 부의주가 생겼을 거으로 추정했는데, 1670년 <음식디미방>의 부의주는 찹쌀이며(음식디미방에는 삼일주도 기록되어 있음), 문헌학적으로도 <목은집>(고려)에 이미 부의주라는 술 이름이 나옵니다.(멥쌀인지 찹쌀인지는 모르지만) 따라서 삼일주와 부의주는 다른 경로의 이어져 왔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이상훈

2006.03.11 00:16:39
61.81.1

극히 일부 문헌에서만 1병=2되이잖아요?

분명히 서로 물량이 다른 술입니다.
그리고 13개나 되는 문헌에서 삼일주와 부의주를 같이 기록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다른 술로 봐야 할 듯 합니다. 상호 관련성을 논외로 하고요.

<산림경제,1715>에서야 두 술을 함께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약 300년 후에나 두 술을 다른 술로 보고 함께 기록한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두 술을 다 함께 기록하고 있는 문헌은 <산가요록> 이후 <음식디미방>입니다. 음식디미방의 기록 과정을 보면 그 전승 자체가 기록연대보다 아주 앞서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궁벽한 시골에 살던 저자가 친정집에서 배운 요리를 중심으로 기록한 책이므로 그 주품들의 성립연대는 앞선 것일 수 있숩나다.

문헌에 대한 몇 가지만 지적한 셈인데, 나머지 관련성은 잘 모르겠습니다.

酒人

2006.03.11 03:45:34
58.77.1

안녕하세요. 이상훈님~

제가 이렇게 검증되지 않은 글을 올리는 이유는 인터넷 자동정화기능을 믿기때문입니다. 어느 한 사람이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과정을 거쳐 한가지 결론에 다다르는 인터넷의 순 기능말입니다. 이상훈님께서 제기하신 저에대한 반론은 이러한 인터넷의 자동정화기능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먼저, 이상훈님의 반론으로 윗 글을 제검토 하는 과정에서 저의 글에 큰 실수가 있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시정 보완 하겠습니다. 그러나, 윗 글은 실수가 인정되어 창피하지만 삭제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글을 열심히 쓴 것 때문이 아니라 "이러한 글을 읽으면서도 여러분이 많이 배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의 문제제기나 이상훈님의 반론으로 여러분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글을 읽는 회원님들께서는 삼일주와 부일주에 대한 것을 좀 더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저의 실수가 많은 회원님들께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제 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물의 양에서 큰 실수가 있었습니다. *

<양주방>에 기록된 "사시주"에는 분명 [물 세병은 물 열두복자다] 라는 글이 나옵니다. 즉, 제가 쓴 글의 "물 1병은 12복자다"라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제가 글을 쓰는데 기본이 된것이 양주방에 기록된 물의 양인데, 술에대해 잘 알고 있는 지인에게 전화를 하는 과정에서 저의 질문 내용이 변한 것입니다.

"물 3병이 12복자니까. 총 양이 어떻게 될까요?" 라고 했어야 하는데, "양주방에 물 1병이 12복자니까. 총 양이 어떻게 될까요?"로 잘못 전달되었던 것입니다. 복자와 병에대한 혼동으로 생긴 것이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제가 쓴 글 자체가 잘못 된 것이기 때문에 이상훈님께서 제기하신 반론들에 특별히 답변할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상훈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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