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밑술과 고두밥 혼화방법

조회 수 2649 추천 수 32 2008.11.04 23:52:18
>술을 빚다보면 단양주에서는 누룩과 물 그리고 고두밥을 버무려 혼화시켜야 하며, 이양주에서는 밑술과 고두밥을 혼화시키기 위해 버무리게 됩니다. 또 밑술에서도 누룩과 범벅을 잘 버무려 혼화시켜야만 당화가 잘 이루어져 발효가 용이하게 될 것입니다.
>
>이때 누룩과 고두밥 또는 밑술과 고두밥을 버무리는 방법이 늘 의문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
>저는 누룩과 고두밥을 손에 쥐었다 폈다하면서 잘 섞이도록 주무르고 있는데 어디 강의를 들었더니 밥알이 깨지지 않도록 손바닥을 펴서 위에서 밑으로 수직방향으로 계속 눌러주면서 고루 치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상당히 힘들게 작업을 하는 것 같은데 그 쪽 이야기는 그래야 당화가 잘이루어져 술맛이 좋다고 합니다.
>
>내가 하는 방법이 이 보다 좀 쉽게 밥알과 누룩이 서로 잘 섞이도록 두손으로 주무르는 방법으로 하루만 지나도 상당히 당화가 이루어 져 있던데 무엇이 올바른 방법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또 이것과 다른 방법이 있는지 그래 술맛이 좋은 혼화방법이 따로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주인님의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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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말하면, 내사랑님 방법이 더 좋습니다.  

밥알을 으깨지 말아야 발효가 더 잘 이뤄진다.?  아직도 이런 논리를 펴는 사람들이 있나요. ^^  그럼 죽 보다 밥이 발효가 더 잘 된다는 것인데요. 이 문제는 아마 초등학생도 맞출 수 있을 것입니다. 일부러 으깰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으깨지 말아야 할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두 가지 중에 선택하라고 하면 충분히 혼합해서 으깨지는 경우가 더 발효에 좋을 것입니다. 내사랑님이 한 방법처럼요.


밥알을 으깨지 말라고 하는 이유 중에는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 밥알을 으깨면 맑은 술을 얻기 힘들다.? 밥알이 으깨지면서 술이 탁해져 최종적으로 술이 돼도 맑은 술이 되기 힘들다는 논리입니다. 그럼 백설기로 빚는 술들은 맑은 술을 얻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하다는 것인가요.

둘째, 밥알을 수직으로 눌러야 밥알이 으깨지지 않는다.? 술 빚는데 뭐가 이렇게 복잡한지 모르겠네요. 수직으로 눌러야 밥알이 덜 깨지고 그래야 발효가 더 잘 된다는 논리인데요. 그럼 긴 주걱을 이용해 밥알 깨지는 것을 최소화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요.


내사랑님 말씀처럼 밥알을 으깼을 경우 발효가 더 잘 진행됩니다. 술을 빚는 모든 과정은 미생물의 활동에 맞춰야 하는 것입니다. 미생물이 밥을 잘 먹게 하는 것이 곧 술이 잘 되는 길입니다.

술의 맑기는 밥알의 으깸 정도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똑 같은 청주를 만들어도  “당”도가 높은 것이 탁하고, “당”도가 낮은 것이 더 맑습니다. 즉, 당화가 잘 되어서 당도가 높은 것이 더 탁하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쌀알의 으깸 정도가 술의 맑기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쌀알을 으깨어 당화가 많이 진행되어 탁한 것입니다. 이것도 시간이 지나게 되면 맑아집니다.

술의 맑음이 우선이냐 발효가 우선이냐. 당연히 발효가 우선이죠. 발효를 잘 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혼합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밥알이 으깨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특히, 많이 으깨어 질수록 발효가 더 잘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큰 조직이 으깨져서 미생물이 먹기 쉬우니까요. 따라서, 수직으로 눌러라. 으깨지 말아라. 이런 말은 술을 빚은 사람들이 할 이야기가 아닙니다.

바다에 데려가서 붕어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격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모든 술을 빚는 과정은 발효가 잘 되는 방법을 택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어떤 술이건 어떤 재료건 어떤 환경이건 상관 없이 어떻게 하면 지금 현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술 빚기를 할 수 있을 것인지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고기의 특성만 안다면 그게 바다이건 강이건 상관 없이 어떤 고기라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발효의 기본 원리만 안다면 어떤 환경에서도 술을 빚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방법만을 가르치는 곳은 그 방법밖에 모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혼합방법...

언제나 회원님들께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냥 드라마 한 편 보면서 혼합하다 보면 드라마가 끝날 것입니다. 그럼 발효조에 담으세요. ^^


마친면서...

술 빚기 과정이 많아질수록 혼합하는 시간이 짤아져도 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하죠. 술 빚는 과정이 많아지면서 미생물의 증식이 최대화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면 충분히 혼합해 주지 않아도 미생물의 수가 많기 때문에 밥알을 넣어 줘도 충분히 발효시킬 만한 힘이 있기 때문이죠. 이런 경우는 발효조에 고두밥 넣고 그냥 앞에 빚은 술을 부어만 줘도 발효가 잘 일어납니다.

즉, 밥알을 으깨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 보다는 미생물의 수를 늘리는 방법만 안다면 혼합 없이도 좋은 술을 빚을 수 있겠죠. 다만 이렇게 술을 빚으면 아쉬운게 있어요. 드라마를 볼 필요가 없다는 아쉬움이...^^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부분 부분 보다는 그 원리를 알면 전체가 보이게 됩니다.

내사랑

2008.11.06 16:54:25
*.109.233.23

좋은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복드림

2008.11.18 11:12:50
*.73.63.102

주인님의 글을 읽고 있으면 똑부러지게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멀리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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